주춧돌) 지금은 면사무소로 변한 절터에는
주춧돌과 돌기둥 몇 개만 남아 있을뿐,
서계집을 출판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전경) 그렇다면 정말로 사찰에서 민간 서적을 찍었을까?
불사가 한창인 상주의 어느 사찰,
목판보이면) 마루 한 켠에는 목판이 가득 쌓여 있었다.
목판의 수는 자그마치 190여장,
틸다운) 이 목판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찰에 보관된 것으로 보아 혹시 팔만대장경같은
불경 경판이 아닐까?
목판 타이트) 놀랍게도 그것은 식산집이라는 조선시대의
개인 문집 목판이었다.
그렇다면 사찰에서의 출판은 당시로서는 일반적인
현상이었을까?
지통으로 줌인) 몇 몇 이름난 사찰처럼 통도사 한켠에도
커다란 구유가 두 개 보관되어 있다.
승려들의 밥그릇으로 사용되었다는 속설을 가지고
있기도 한 이 구유, 용도가 무엇일까?
설명) " 옛날에 절에서는 경판을....기구입니다"
이동) 통도사 경내에는 네모난 판석이 하나 남아 있다
설명) "...으깨어 섬유질로 만들때 사용.."
판석) 인공 판석이 필요할 정도로 당시 통도사의 종이 생산과
수요는 활발했다.
범종) 통도사에서 발굴된 작은 범종,
줌인) 범종 표면의 명문이 어색하다
자세히 보면 거꾸로 새겨져 있다.
연희) 왜 연희라는 인물은 이 명문을 뒤집어 새겼을까?
설명) "조선시대 유명한 연희...같습니다"
찾으면) 통도사 수장고 안,
이곳에서 연희가 새긴 판각 실물을 찾을 수 있었다.
설명) "말미에 보면 공덕 각자 연희..."
판본) 자체적으로 종이를 생산할 수 있는 물적 인적 자원과
판각을 전문으로 하던 전문가, 그리고 남아 있는
수많은 판각들...
당시 통도사의 활발한 출판을 설명하는 증거들이다.
해인사 들어가고)
책 들면) 그렇다면 조선시대, 이렇게 사찰이 출판의 중심지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 "모든 인쇄 문화의 중심지가...야인들..문필가 절집과
교류...보관하고 있는거라"
족보들) 많은 가문의 족보 역시 사찰에서 인쇄되었다.
만력) 여기에는 권력의 외압이 작용한 경우도 있었다.
배불숭유 정책의 조선시대에는 수탈 차원에서
사찰 출판이 강요당하기도 했다.
장경각) 고려시대, 이미 팔만대장경이라는 대역사를 이룬 사찰,
조선시대에도 사찰이 출판 문화의 산실이 된 또하나의
이유는 여기에 닿아있다.
인터뷰) "결국 거기에서...광범위하게 보유...하였습니다."
서계집) 서계집은 과연 사라진 사찰, 성주 쌍계사에서
출판되었을까?
조선시대, 활발했던 사찰 출판을 미루어 볼 때
서계집의 성주 쌍계사 출판 기록은 그 신빙성이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ST2-------------------------------->
민간서가 분위기
MC 나오며 네, 우리나라처럼 고서가 흔한 나라도
없다고 합니다.
웬만한 집안에서는 몇 권씩 갖고
있는 고서,
특히 일반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고서는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않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 책의 대부분을 사찰에서 인쇄했다는 것이
놀랍지 않습니까? 물론 조선시대에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서원같은 교육기관에서도 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만. 특히 민간서적의 출판에는 사찰이 크게
기여했던 것입니다.
이동) 자, 그렇다면 책이란 무엇이냐?
책이 책이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요건이 있을
것입니다.
이쪽을 보시죠.
1장짜리 반야심경 1장짜리 반야심경입니다.
요즘은 이런 것을 책이라 할 수 없겠지만 초창기의
책은 이렇게 문서처럼 한 장짜리도 가능했던
것입니다.
죽책 이것을 보시죠.
대나무에 글자를 쓴 죽책입니다.
권자본 권자본이라 하여 두루마리 형태의 책입니다.
종이가 발명된 후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책의
형태입니다.
병풍책 펼쳐지며 이렇게 아예 병풍처럼 만들어진 특이한
책도 있습니다.
이동 그러나 현대의 책은 내용과 아울러 일정한 분량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유네스코에서는 49페이지
이상이 되어야만 책으로 인정하겠단 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MC 그래서 우리는 책을 엮는다는 표현을 씁니다. 책의 형식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정한 분량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를 보시죠.
문고리철책 책에 문고리가 달려 있습니다.
(실물) 그리고는 쇠못이 박혀 있습니다
궁중에서 만든 귀한 책은 이렇게 국화못을 박고 거기에
문고리를 걸었습니다. 이렇게 단단하게 엮었던 것입니다.
서계집 들며) 우리의 고서들은 대부분 이렇게 실로 엮인채 수 백년간
원형을 유지해왔습니다.
그 비결이 궁금하지 않습니까?
자, 고서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VCR2 ---------------------->
서계집뜨면) 조선시대의 책인 서계집 역시 보통의 고서와
마찬가지로 붉은 실로 엮어져 있다.
그래픽) 네군데 혹은 여섯군데로 묶었던 중국책과는
달리 조선의 고서는 다섯 군데를 묶었다.
인터뷰) "오침을 쓰는...홀수 선호...했습니다"
전경) 그렇다면 실을 이용한 오침안정법은 어떻게 엮는
것일까?
연장들) 합천 해인사 앞에서 대를 이어 고서를 엮고 있는 곳을
찾았다.
종이 놓으면) 책을 엮기 위해서는 먼저 실의 길이를 정해야 한다.
설명) "요렇게 재니다...세번 재서 요렇게..."
바느질) 대각선 길이의 세 배, 책 높이의 두 배 반 정도면
실의 길이는 충분하다.
그래픽) 그리고 한 가운데를 시작으로 멈추지 않고 한 바느질로
엮어 낸다.
여기에도 변하지 않는 원리가 있다.
설명) "옆으로...한구멍에 바늘이 세 번씩 들어갑니다"
그래픽) 이렇게 엮이면 책은 각 부분 이름을 얻는다.
서수) 서수는 책의 머리라 하여 윗부분,
서배) 서배는 책의 등,
서근) 서근은 책의 뿌리라 하여 아랫부분
서구) 그리고 낱장이 열리는 책의 입!
연구실 안) 그렇다면 실로 엮은 고서는 얼마나 튼튼할까?
작업) 제작진은 고서의 제본 상태를 점검해보기로 했다.
실험에는 문화재적 가치가 없는 평범한 고서가
사용되었다.
고정) 책을 고정 시키고 서서히 힘을 가했다.
요즘의 책과 비교 실험을 했다.
그래픽) 힘을 가하자 완전히 떨어지는 요즘의 책과 달리
고서는 오랫동안 형태를 유지했다.
팬) 힘을 가하자 고서를 엮은 실이 끊어졌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목격할 수 있었다..
고서 당기면) 제본을 한 실이 완전히 끊어졌는데도 고서는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규장각) 우리는 그 비밀을 풀어보기로 했다.
얼굴) 역시 문화재적 가치가 없는 고서 한 권을 선택하여
분해해보기로 한 것이다.
칼날) 날카로운 칼날까지 동원했지만 작업은 순조롭지 못했다.
핀셋) 책 속에는 분명히 무언가가 있었다.
얼굴) 몇 번의 시도 끝에 고서에서 부품 하나를 분해해
낼 수 있었다.
종이못) 그것은 종이를 말아 만든 종이못이었다.
서계집) 훼손 된 서계집을 살폈다
손가락) 실을 엮은 흔적의 위아래쪽에 역시 종이못이 발견되었다.
재현) 그렇다면 이 종이못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옛 방식대로 제본을 해보기로 했다.
설명) "창호지를 꼬아가지고.."
끼우면) 창호지를 말아 실처럼 만든 후 그것을 책에 낸 송곳
구멍에 끼운다.
매듭) 그런 다음 남은 길이로 매듭을 만들고...,
망치질) 그것을 잘 두들기면 마침내 종이 못이 완성된다.
현장음) "하루에 이 백권, 삼백권..."
자르면) 또한 종이못은 가제본 역할을 한다.
종이못이 박힌 후에야 재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픽) 실이 끊겨도 원형을 유지하는 고서의 비밀..,
줌인) 그것은 바로 종이못이었던 것이다.
책) 얼핏 실로만 엮은듯 보이는 고서,
그러나, 세월과 습기를 머금을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종이 못의 지혜가 그 안에는 숨어 있다.
ST3----------------------->
책 크게 뜨고
MC 그 옆에서 보다가 네, 일일이 손으로 엮은 우리의 옛 책,
마치 숨결을 불어넣듯 하지
않습니까? 책을 쓰는 것도
쓰는 것이지만 그것을 엮는 것도 하나의
예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 들어보이며 자, 책입니다.
이 표지부터 구경해볼까요?
전면) 책의 표지는 당연히 제목이 있습니다.
서계집, 얼마 전 정신문화연구원에 기증된
서계 박세당 선생의 문집입니다.
죄측상단 책의 좌측 상단. 물론 제목입니다.
여기에는 줄인 제목이 들어섭니다.
가령 원래 제목이 '서계선생 문집'의 경우 그냥 서계집
으로 제목을 붙이는 것이 보통입니다.
제목에 바탕이
생긴다 지체있는 집안의 책인 경우, 제목에 따로 배지를 붙인다
고 하는군요
우측상단 오른쪽 위에는 간략한 목차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측 하단 오른쪽 아래쪽의 숫자, 책 수가 많을 경우 전질을 표시
한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공9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건 이 책이 전체 아홉권이라는 뜻입니다.
책 밑 보며
책의 아랫면을 책의 뿌리, 즉 서근이라고 하는데
이곳에도 책의 제목을 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서근제라고 한다는데요.
제대로 구색을 갖춘 경우 책의 제목만 열 군데가 넘는다고
합니다.
네, 고서의 표지, 벌써부터 대단하다고 느낍니까?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서계집) 우리의 고서 표지에는 숨어 있는 이야기가 훨씬 많습니다.
자. 일단 표지를 한 장 넘겨 볼까요?
VCR3-------------->
책넘기면 표지를 넘기면 면지가 나온다.
면지는 책 표지와 본문 사이에 있는 것으로
다양한 내용이 적힌다.
대학언해) 이 면지에는 왕으로부터 하사받은 책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싯귀) 또한 책 임자가 좋아하는 글귀나 시귀가
적혀 있기도 하다.
전서) 이 충무공 전서의 면지는 책의 제목과 아울러
이 책이 규장각 본임을 밝히고 있다.
도서관) 특별한 사연을 가진 면지도 있다.
경북대 도서관에 소장 중인 고서 한권...
설명) "이 책은 근사록입니다.. 갑인자 계열.."
손가락) 이 책 역시 임금으로부터 하사받은 것인데 책 임자의
이름이 떨어져 나가고 없다.
설명) "아마도 후손이...삭제한 것 같습니다"
얼굴) 책의 표지에는 더 깊은 비밀이 숨어 있다.
긁으면) 책의 표지에 백지를 대고 연필로 문질렀다.
연필)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문양이 나타난 것이다.
줌인) 고서 표지에 숨어 있는 문양,
이것을 능화문이라고 한다.
내부줌인) 책의 표지에 새겨지는 능화문의 종류는 다양하다.
덩굴판) 연꽃이 연이어 새겨진 능화판...
모란박쥐) 수복을 상징하는 박쥐가 새겨진 판이 있는가 하면
석류판) 다산을 상징하는 석류 문판과
용) 두 마리 용이 새겨진 능화문판도 있다.
표지) 그렇다면 왜 고서의 표지에는 능화문이 있는 것일까?
인터뷰) "미적인 측면에서....요철감각 좋아지는 거죠?"
연화능화) 능화문의 첫번째 기능은 역시 책을 아름답게 장식하는데
있다.
치자) 제작진은 표지에 능화문을 새겨보기로 했다.
칠) 우선 표지가 될 종이에 치자물을 입혔다.
치자는 방충의 효과를 위한 것이다.
덮으면) 그런 다음 표지를 두텁게 하기 위해 종이를
덧붙인다.
풀칠) 이런 과정을 되풀이 하여 알맞은 두께의
표지용 종이를 만든다.
판에밀랍) 그런 다음 능화판과 그 위에 표지가 될 종이를 놓고
밀랍을 칠한다.
이것은 표지의 방수 효과를 위한 것이다.
종이위에칠) 마무리는 능화판 위의 표지를 밀돌로 문질렀다.
줌인) 치자물이 곱게 든 표지에 능화무늬가 드러났다.
이 무늬는 또다른 기능을 갖고 있다.
그래픽) 능화판의 요철은 종이와 종이가 잘붙도록 해준다
물뿌리면) 본격적으로 책의 표지에 숨은 비밀을 풀어보기로 했다.
해체) 표지에 물을 뿌리자 표지에 덧댄 배접지들이 분리되기
시작했다.
찟어올리면) 표지에 덧댄 종이들에도 하나같이 글자들이 쓰여
있다.
종이가 귀하던 시절, 종이를 아끼기 위해 버리는 파지를
배접지로 사용한 결과다.
그러다보니 책의 표지에 붙은 배접지들은 책과 동시대거나
책 보다 앞선 시대의 기록들을 갖고 있다.
틸다운) 이 책의 표지에서도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기록이 나왔다.
설명) "이 종이는 조선시대 공문서...입니다"
검시도) 실제로 평범한 책의 표지에서 귀한 자료가 많이
나왔다. 숙종때의 시체 검시서를 비롯,
역옹패설) 역옹패설의 고려 시대 본이 나오기도 했고
소학팬) 중종때의 '번역 소학' 인쇄본이 처음 발견된 것도
표지의 배접지에서 였다.
절구) 역시 배접지에서 나온 이 자료를 통해 그 동안 잘못
알려진 언해절구의 정확한 이름도 알게 되었다.
인터뷰) " 배접지는 동시대의...문서라든가.. 가치가 있습니다"
표지들) 아름다운 능화문과 숱한 자료를 숨긴 고서의 표지,
그것은 종이로 된 보물상자였다.
ST4----------------------->
VCR 마지막 컷
여러책들 사이에서
MC등장 하며 네, 철없는 아이들의 딱지 만드는 재료가 되기도 했던
고서의 표지,이 표지 속에는 능화문이라는 아름다운
무늬와 그 이전 시대의 자료까지 숨어 있었습니다.
무심히 봐 넘겼던 고서의 표지가 새삼스러워지는데요...
서가로 이동하며 혹시 여러분 댁에도 고서가 있다면백지를 대고 연필로
한번 긁어 보시죠. 어떤 문양의 능화문 무늬가 나올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MC 책 펴 보이고
책의 한페이지
확대되고 네, 대부분의 고서 한페이지는 10행 20자가 기본이라
고 하는군요. 그렇다면 한 페이지에 약 200자가
들어간다는 계산인데, 혹시 200자 원고지의 모델이
고서가 아닐까요? 확인해 봐야겠군요.
물론, 8행 17자도 있고 13행까지된 빡빡한 쪽도 있습
니다.
MC 책 보다가 네, 아무리 들여다 봐도 내용은 잘모르겠습니다
가끔 가다가 아는 글자가 보일뿐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 책의 내용은 알기 어렵겠군요
그러나 비록 글자는 낯설어도 이 책 안에는 더
재밌는 사실들이 숨어 있습니다.
고서 속으로 여행, 계속해볼까요?
VCR4------------------------>
그래픽) 고서는 한 장의 인쇄물이 반으로 접혀 두 쪽이
되는데 접혀지는 부분을 판심이라 한다.
설명) " 이 책의 경우....연구결과에 의하면 대체로
임진왜란 이전의 특징입니다"
손가락) 그리고 판심에는 접는 부분을 표시하던 문양이
있는데 이를 물고기 꼬리 같다 하여 어미라 한다.
그래픽) 그리고 이 어미는 시대별로 각기 다른 특징을
보여줘 책의 간행 연대를 짐작케 해준다.
넘기면) 그런데 서계집의 경우, 한 권의 책에 여러 문양의
어미가 나타난다.
이것은 왜일까?
인터뷰) "초기 간행되고..보판이 되고...경우가
되겠습니다."
팬) 증보판이 나올 때마다 어미가 다른 목판이
사용된 결과인데,
많은 경우, 한 책에서 열 개 이상의 어미가 보이기도
한다.
결국 어미는 책의 역사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픽) 그리고 판심에는 어미 외에 다양한 기록이 있다
서계집) 판심제라 하여 책의 제목이 있는 경우,
만력) 책을 간행한 시기,
218) 그리고 한 페이지의 글자 수를 적기도 했다.
얼굴) 어미의 문양은 후대로 올수록 단순성을 벗어난다
학) 사람의 얼굴과 동물, 새의 문양등이 나타나며
얼굴) 사람의 얼굴은 훨씬 친근해진다.
문양들) 때로는 판각을 새긴 각수의 이름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천) 같은 이름이라도 취향껏 새겼다.
인터뷰) "확인도 되겟지만...약간의 해학...신라 기와...
풍류 가미...있습니다"
궁유한사) 또한 책의 한켠에 선비 정신을 표현한 글귀나
그림을 새기기도 했다.
틸다운) 이처럼 우리의 고서에는 지식과 정보 외에도
멋과 여유가 은근히 배여 있는 것이다.
ST5--------------------->
붓과 목판과
활자틀과 활자들
탁자에 진열되어있다.
이창석 선생
MC 네, 이제 책을 어떻게 찍었는지 알아볼 차례입니다.
책을 만드는 핵심, 그것은 바로 인쇄이기 때문입니다.
인쇄라고 하면 할 말 많은 우리입니다.
직지심체 최초의 금속활자를 가진 민족, 그것으로 찍은 최초의 책
직지심체요절, 최근 이 직지심체요절은 세계문화유산이
되었죠?
이동 그 옛날, 발달된 인쇄술을 가졌다는 것은 문화의
핵심칩을 가졌다는 것과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고서를 찍었는가?
목판본으로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창석에게) 도구들이 많은데요, 하나씩 소개를 해주시죠.
이창석) (도구들 소개
MC 알아듣고, 궁금한 것 즉석 질문도 가능)
네, 그럼 직접 찍어보시죠.
이창석 실연)
MC다 보고는) 네, 방법은 간단하군요. 목판에 먹칠을 하고 종이를 덮어서
문지르면 되는 군요.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MC 실연)
비교) 네, 제가 찍은 것과 확실히 비교가 되는군요.
왜 저는 이렇게 엉망이 된 겁니까?
이창석) (인출기술이야말로 인쇄 기술의 백미이다.
이것이 인쇄 기술의 핵심이다.
웬만한 숙련공이 아니면 제대로 인출할
수 없다)
MC 네, 그렇군요.
덮어놓고 찍기만 한다고 책이 될 수는 없는 것이군요.
자, 우리 고서의 절정인 인쇄와 활자,
그 속에 담긴 비밀과 아름다움을 만나기위해 아주
귀한 책 한권을 먼저 구경하겠습니다
VCR5------------>
금고) 대구 시내의 어느 고서점,
보따리) 방송 카메라 앞에 처음 공개 되는 책이 있다.
오륜도) 오륜도 네 권,
이 책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설명) ' 오륜도...원제목은..오륜행실도...이어서"
초견) 책장을 펼치자 초견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초벌 교정이란 뜻이다.
넘기면) 그리고 쪽의 네 가장자리 여백이 검게 칠해져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설명) "교정 기록에 보면..주서로서...자세히 고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책) 이 오륜도는 교정본이었던 것이다.
설명) "길다고 끊은 표시 굵다고...길다고...다 자르고"
그림) 글자 뿐만 아니라 삽화에 대한 교정도 엄격했다
구대) 입이 크다고 구대로 지적하자, 입이 작은 교정본이
나왔다.
얼굴) 얼굴을 지적하자 성형이 이루어졌으며
물건) 손에 든 물건까지 교정이 이루어졌다.
목) 조그만 흠집도 용납하지 않은 엄격한 교정의
흔적들이 곳곳에 보인다.
인터뷰) "그래서..오늘 날 못지 않은...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륜도) 이렇게 복잡하고 엄격한 절차를 거쳐
마침내 한 권의 고서는 탄생했던 것이다.
중) 그런데 고서 속의 글자가 이상하다.
야) 군데군데 어긋나고 비뚤어진 글자들이 보인다.
십) 어째서 이런 글자가 남아 있는 것일까?
활자) 교정의 잘못이 아니라 활자의 결함 때문이었다.
금속 활자의 경우, 오래 된 것은 원형이 왜곡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후 ) 이 글자를 자세히 보면 인쇄상태가 고르지 못하다.
인쇄 기술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풀샷) 정밀 확대 촬영을 시도했다.
확대) 20배로 확대 촬영하자 인쇄 상태가 확연히 드러났다.
군데군데 먹이 묻지 않은 여백이 보인다.
민) 그런데 여백의 방향이 일정하다.
그것은 나뭇결의 흔적이었다.
활자) 목판본의 경우, 인쇄 후에도 나뭇결의 흔적이 그대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시자) 금속활자인 이 글자 역시 인쇄상태가 고르지 못하다
확대) 50배 확대를 하자 비교적 둥근 형태의 여백이 보인다.
세 번째 표시) 이것은 표면장력을 가진 금속 활자의 특징
탓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인터뷰) "금속활자는...흡수력이 좋지 않습니다"
두 권) 금속활자 본과 목판본을 더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없을까?
손가락) 먼저 테두리 선에 주목한다.
넘기면) 목활자의 경우, 목재의 테두리 선이 떨어져 나간
경우가 있다. 그것은 금속활자와 같이 식자에 의한
조립이기 때문이다.
비교) 그러나 목판본은 테두리 모서리 부분이 붙어있다.
계선) 계선의 상태기 비교적 좋은 쪽이 금속활자본이다
설명) "네, 이 계선하고..절대로 닿는 일이 없습니다"
목판본) 반면 목판본은 판각과정에서 계선과 글자를 붙여서 파는
경우가 많았다
설명) "여기 갈지자...하겠습니다"
지자) 같은 글자라도 차이가 있으면 목활자일 가능성이 크다
줌인) 반면 금속활자는 주조로 만들기 때문에 같은 글자는
똑같은 모양을 보여준다.
천자) 이런 흠집들은 주로 목활자에서 보이는데, 이는 각수의
실수로 보인다.
그래픽) 자주 사용하는 금속활자는 마모되기도 한다.
인자) 그런 활자로 찍을 경우 유난히 가는 글자가 나오기도
한다.
목활자) 목활자의 경우, 글자 자체가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활자그래픽) 금속활자, 목활자, 목판본등 인쇄문화를
이끌어 온 다양한 활자들,
그렇다면 우리의 활자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인터뷰) "우리나라 활자가..다양한 서체...아주 변화무쌍하게
직접 영향을 미친 겁니다"
그래픽) 고서의 바탕이 되었던 우리의 활자,
서예와 서각 예술의 조화로 우리의 활자는
특별한 아름다움까지 갖추고 있었다.
ST6------------------>
MC 등장 아름다운 활자와 정교한 인쇄술,
네, 이 정도라면 고서는 그야말로 모든 예술이
가미된 예술의 종합판이라고 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정성으로 만든 책, 그것을 보관하는 일도
보통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책을 어떻게 보관하고 지켰는가?
이동 이쪽을 보시죠.
다양한
책보관 용구들 이건은 갑입니다.
왕실에서 책을 보관하던 용구입니다.
크기와 재질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 다음은 함입니다.
보통 사대부가에서 책을 넣어두던 것입니다.
벌레를 막기 위해 칠이 되어 있군요.
이것 협판이라 하여 가운데 책을
넣고 이렇게 묶어 두었던 것 같습니다.
이동할 때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었겠군요.
이동) 우리 조상들은 책을 만드는데도
정성을 다했지만 그것을 지키는데도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책을 지켜왔는가? 그 눈물겨운 노력과 지혜를
보시겠습니다.
VCR6----------------> 우리 책, 이렇게 지켰다.
집) 서계 박세당의 후손들이 살던 집,
개) 서계집을 비롯한 고서들은이 집에서 어떻게
보관되었을까?
현장음) "...그렇죠 예"
다락방) 집안에서 가장 은밀하며 또 습기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다락방,
이곳이 고서를 보관하던 장소였다
고서들은 이곳에서 수 백년 동안 갖은 위기를 넘겨왔다
인터뷰) "6.25때 일가 사람...그래서 잘 남아있었습니다"
팬하면) 고가들 틈에 새로 지은 건물이 보인다
문중에 전해 오는 고서와 고문서들을 보관하기
위해 최근 새로 건물을 지은 것이다.
들어가면) 두터운 철문과 방범장치까지 갖춘 문중의 서고,
고문서와 고서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인터뷰) "지금 이 안에 가면 예전....그 속에 넣어가지고...있었죠"
서고) 수 백년간 이들이 고서를 지키기 위해 선택한 전략,
그것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분산 보관'이었다.
틸다운) 안동의 도산서원,
노인) 구순의 서원 원장이 어려운 걸음을 했다.
인사) "주실할배요...사진만 찍어"
광명실) 도산서원의 서고인 광명실,
유림 세사람의 청원과 원장의 허락이 있은 후
최초의 광명실 내부 촬영은 가능했다.
뜯으면) 봉인을 뜯는 동안 구순의 원장은 내내 긴장을 풀지 못했다
들어서면) 이중 문이 열리고 마침내 도산서원의 서고가 공개되었다
현장음) '얼마나 됩니까? 선생 공부하시던 시절...희귀본들
"성리대전입니다"
성리대전) 퇴계 선생 당시의 책과 문집등이 원본 그대로
보관되고 있었다.
팬) 도산서원은 이 책들을 어떻게 지켜왔는가?
현장음) "가운데 보시면 서불득출이요"
문장) 책의 관리에 대해서는 아예 서원의 원규로 정해 두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오랜 세월동안 엄격하게 지켜져 왔다.
고서들) 우리 정신 문화의 부피를 그대로 말해주고 있는 고서들,
이 책을 엮기 위해 조상들은 정성을 다했고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다.
그리하여 숱한 세월과 전란 속에서도 고서는 살아 남아
오늘을 사는 우리의 뿌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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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밑의 구멍
MC 보고 있다가 네, 우리네 조상들이
이토록 간절히 책을 지킨 까닭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책 속에 담긴 인간정신과 그것을 만든 정성을
지키려 했던 것은 아닐까요?
이동 오늘, 우리는 가깝고도 먼 유물을 한 점 만나봤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고서, 옛책이었습니다.
우리의 옛 책 고서는 그 자체로 훌륭한 예술품이었습니다.
서예와 서각, 한지 공예와 편집 다지인...
거기에 정보와 지식까지, 그야말로
당시의 모든 예술적 역량이 집적된 종합 예술품이었습니다.
이제 이런 우리의 고서를 어찌 벽지 정도로만
취급하겠습니까?
바닥에 책 그리고 오늘 우리가 이렇게 옛책을
꼼꼼히 살펴본 까닭, 그것은 책과 가까워지기 위해서
였습니다.
깔리고
MC 걸으며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명제는 21세기 첨단 멀티미디어 시대
에도 여전히 유효한 명제이기 때문입니다.
(책 속으로 걸어서 사라지는 MC)
▲ 2000년전 고대로 들어가는 비밀의 입구
신창동 유적
▼ 120개의 대제방, 강화 평야는 바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