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퀀시(Frequency).
*2000년, 미국.
*감독: 그레고리 호블릿.
*주연: 데니스 퀘이드, 짐 카비젤.
앞으로 숨겨진 걸작 대중영화라는 글을 올릴 생각입니다. 이번이 그 1탄이구요. 물론 영화의 선정은 순전히 저의 개인적인 취향과 시각이 1순위로 들어가 있습니다. 여러분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너무 뭐라하지 마시고 제가 소개하는 영화 안 보신 분 있으시면 비디오 가게에서 한번 빌려보세요. 재미있을 겁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저는 순전히 대중영화만으로만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대중영화가 상업적인 목적을 갖고 있기에 예술영화나 작가주의 영화에 비해 그 평가가 다소 낮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중영화 중에도 재미와 완성도가 뛰어난 영화들이 많습니다. 물론 저는 완성도보다는 재미 위주로 영화를 소개 할까 합니다.
첫번 째 시작을 하는 영화는 바로 "프리퀀시(Frequency)"입니다. 이 영화는 그 재미와 완성도에 비해 우리나라에선 상당한 푸대접을 받은 불운한 영화입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그 당시 우리나라 흥행 영화중 하나였던 "동감"을 베꼈다는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표절이냐 아니냐는 무의미합니다. "프리퀀시"와 "동감"의 표절논쟁은 서부영화들에서 나오는 아주 비슷한 총격전 장면들이 표절이냐, 아니냐하는 것과 같습니다. 왜냐? 서붑영화에서 나오는 비슷한 장며느이 총격전을 갖고 사람들은 표절이라 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프리퀀시"와 "동감"은 무전통신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교신한다는 소재만 비슷할 뿐 내용은 다릅니다. 또한 두 영화가 기획되고 만들어진 시점으로 봐선 두 영화 어느 누구도 표절을 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각설하고, "프리퀀시"는 독특한 내용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에 살고있는 경찰 존 설리반(짐 카비젤)은 어린 시절, 소방관이었던 아버지(데니스 퀘이드)가 화재진압 도중 사망한 아픈 기억을 갖고있습니다. 어김없이 이번에도 아버지의 기일이 돌아오게 되고 집안 정리를 하던 존은 아버지가 무척이나 즐겨했던 HAM(무전통신)기계를 발견하게 됩니다. 순간적으로 전기가 통한 HAM. 특히 그날따라 밤하늘에 오로라 현상이 일어납니다.
존은 HAM으로 소방관이라는 사람과 통신을 주고받게 되는데 그 소방관은 바로 죽은 존의 아버지였습니다. 무려 30년간의 시간을 거슬러 통신을 하게 되었던 거죠. 처음엔 서로 믿지 않던 존과 아버지는 차츰 이 기현상을 받아들이게 되고 존은 잘하면 과거를 바꿔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마침내 아버지가 사고로 죽던 그날이 다가오고 존은 아버지에게 화재진압도중 탈출할 수 있는 탈출로를 가르쳐 줍니다. 건물 안에 갖혀있던 사람을 구하러 들어간 아버지는 퇴로를 찾지 못해 죽게 된 것이었는데 존이 가르쳐 준 탈출로로 탈출하게 되면서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은 여기서부터 입니다. 존과 아버지의 과거가 바뀌게 되면서 존재하지도 않았던 일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죠. 그 중에 연쇄살인범이 존의 어머니를 죽이는 일도 발생합니다. 마땅히 죽어야 했던 연쇄 살인범이 아마도 화재현장에서 존의 아버지에게 구조를 받았기 때문일 겁니다. 자, 이제 존과 아버지의 최대 문제는 어머니가 연쇄 살인범에게 살해당하지 않도록 해야하는 것입니다. 존은 경찰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범인을 밝혀내고 아버지는 그 범인을 계속 추적하게 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아버지가 범인의 지갑을 입수해 집안 건물 어디에 숨겨 놓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존이 그 숨겨놓은 장소에서 먼지쌓인 지갑을 발견하죠. 그 지갑에 묻은 지문을 채취해 범인의 신상을 밝혀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범인을 추적하던 존의 아버지가 오히려 살인범으로 몰리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현재에선 이미 노인이 된 그 살인범이 존을 죽이러 옵니다.
줄거리를 대충 요약해 봤는데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으실 겁니다. 그것은 직접 이 영화를 보시기 바라는 뜻에서 그냥 대략적인 줄거리만 뽑아놓은 겁니다. 참 발상이 신선하죠? 현재의 아들과 과거의 아버지가 교신을 한다는 거...그런데 제가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그런 소재의 신선함도 있지만 무엇보다 탄탄한 구성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존은 아버지가 화재진압 도중 죽는 과거를 바꿉니다. 그때가 아버지의 기일이었는데요. 친구랑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존의 머릿속에 생소한 기억들이 스쳐지나갑니다. 그것은 과거가 바뀌면서 존의 새로운 추억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젊은 시절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있던 사진은 좀 더 나이가 들은 아버지의 모습으로 바뀌게 되죠. 하지만 아버지는 현재에 존재하질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아버지가 폐암으로 죽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존은 아버지에게 무전을 하면서 담배를 끊으라고 합니다. 존의 아버지는 상당한 애연가로 무전을 할 때마다 커피랑 담배를 꼭 준비해두거든요. 아들의 말을 들은 아버지는 담배를 끊고 마지막 장면에 보면, 현재에 아들 존과 함께 노년의 아버지가 야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또, 아버지가 존과 무전을 하면서 담배를 탁자에 떨어뜨리게 되는데 그 탁자에 담배자국이 생깁니다. 같은 순간, 존이 무전하고 있는 탁자에도 담배자국이 생기게 됩니다. 그 탁자가 그 탁자거든요.
이외에도 기발한 상상력, 재미있는 내용들이 이 영화 속에 많이 있습니다.
"프리퀀시"는 상당히 재미있는 영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개봉당시 대중영화에 상당히 악평을 늘어놓는 평론가들 조차도 좋은 평을 해준 영화이기도 하고 재미있고 내용도 탄탄한 영화입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선 개봉 일주일만에 간판을 내려버린 불운한 작품이지만 비디오로 보셔도 그 재미가 충분하실거라 생각합니다. 대중영화가 재미있다는 것이 상당한 미덕이긴 하지만 거기에 내용까지 새롭고 구성도 탄탄하다면 그만큼 좋은 작품도 없겠죠?
더구나 "프리퀀시"는 특수효과에 의존하면서 내용은 엉망인 영화가 아니라 특수효과는 작지만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영화입니다. 부자간의 훈훈한 정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 아슬아슬한 스릴, 과거가 바뀌면서 일어나는 내용등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는 작품입니다.
"프리퀀시"...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