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은 사춘기 자녀를 두고 생긴 말이 아닐까 싶다. 롤러코스터처럼 감정의 곡예를 표출하는 사춘기 자녀 때문에 부모 속은 타들어 가기 일쑤다. 하지만 아이들의 이런 행동은 행복해지기 위한 최선의 자구책임을 알기에 부모는 마음 한구석이 짠하다. 유난히 덥던 지난 여름, 이 영화 한 편이 리포터와 사춘기 아들에게 ‘소통’을 선물했다. 여전히 자녀와 대화가 어렵다면 <인사이드 아웃> 다시 보기를 추천한다. ‘뇌에서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이내 갈등이 사라질 테니.
취재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eil.com 도움말 김나연 전임 상담원(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상담센터) 참고 자료 <심리학 탐구> 자료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나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 ‘핵심 감정’
주인공 라일리의 감정은 다섯 가지. 기쁨은 노랑, 슬픔은 파랑, 버럭은 빨강, 까칠은 초록, 소심은 보라색이다. 그리고 다양한 감정 가운데 라일리의 성격에 큰 영향을 미친 핵심 감정은 가장 환하게 빛나는 구슬을 만든다. 영화에서는 시간이 지난 기억은 색깔을 잃어버린다.
좀더 알아봐요 핵심 감정은 감정이 분리되지 않은 채 당시의 기쁨이나 슬픔, 분노 등을 떠오르게 하는 특별한 기억을 말한다. 이것은 아동과 중요한 대상(주로 주 양육자)이 정서적 상호작용으로 얻어지는데, 보통 0~6세에 형성된다. 핵심 감정은 행복한 기억일 수 있고, 트라우마처럼 고통스러운 기억일 수도 있다. 분명한 점은 이런 핵심 감정이 사람들의 행동이나 사고, 정서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
나만의 비밀 친구 ‘상상 친구’
‘빙봉’은 어린 시절 라일리가 상상으로 만든 친구. 온몸이 분홍색인 빙봉은 코끼리와 솜사탕, 돌고래 등 어린 라일리가 좋아하는 것들이 몽땅 합쳐졌다. 영화에서도 빙봉은 라일리가 혼자 놀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등장한다. 라일리는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 빙봉을 불러 외로움을 극복하는 힘을 얻는다.
좀더 알아봐요 실재하지 않으면서 마음속에 있는 가상의 친구를 ‘상상친구(Imaginary friend)’ 라고 한다. 보통 3세경 만들어지는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상상 친구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을 수 있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만 3~10세 아이 절반이 경험하고, 만 12세 무렵이 되면 현실 속의 친구들과 관계를 맺으며 점점 사라진다.
내 마음속 작은 집 ‘내적 표상’
라일리의 주요 성격을 구성하는 섬은 하키 섬과 우정 섬, 가족 섬, 엉뚱 섬, 정직 섬 등이다. 주인공 라일리의 삶 속에 중요하게 여기는 기억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 라일리가 새로운 학교생활에 힘겨워하고 예전 친구와 관계에서 실망하며 부모를 속이고 가출을 계획할 때 기억의 섬들이 하나씩 파괴된다
좀더 알아봐요 내적 표상은 특정한 대상을 내가 어떻게 이해하는지, 보통 상호작용을 통해 얻은 지식 구조를 말한다. 표상은 과거나 현재의 경험을 반영하고, 관련된 경험이나 새로운 관계에 대한 기대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보통 생애 초기에 부모와 관계에서 표상이 발달하고, 유아기와 청소년기가 지나며 강화된다.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