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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한마음산악회 정기산행 |
산행일자 ; 9월15일(화요일) 9시 구시청 출발 산 행 지 ; 고루포기산(안반데기) 소 재 지 ; 강릉시 왕산면/평창군 도암면 산행코스 ; A코스) 대관령~능경봉~고루포기산~안반덕(안반데기) B코스) 안반데기 운유(雲游)길(옥녀봉) 산행시간 ; A코스) 3시간30분 B코스) 2시간~2시간30분 산행경비 ; 15,000원(중식 제공) 버스노선 ; 08시 15분 ; 입암 현대아파트 08시 18분 ; 입암 6주공아파트(콩나물공장) 08시 20분 ; 4,5주공아파트(하나웨딩홀쪽) 08시 25분 ; 송정 한신아파트 08시 28분 ; 가월가물치앞 08시 30분 ; 통신공사건너 정류소 08시 35분 ; 3,6,5 갈비탕건너 정류소 08시 37분 ; 아나병원건너 정류소 08시 42분 ; 구터미널 09시 00분 ; 구시청(임영관,칠사당) 출발 준 비 물 ; 간식,식수(충분히),상비약,여벌옷,우의,자켓.......기타 연 락 처 ; 회 장 ; 010-8878-7652 산대장 ; 010-9142-1778 총 무 ; 010-8977-4647 기 사 ; 010-7175-0848 *한마음산악회는 비영리 단체로 산행안내만 할뿐 산행중 발생하는 모든 사고는 본인의 책임으로 민,형사상 및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즐겁고 안전한 산행을 위하여 적극적인 협조 바랍니다
상 기 와 같 이 공 지 함
한 마 음 산 악 회 회 장 임 영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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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루포기산 (1,238m)
백두대간 상에 솟아 있는 고루포기산(1238.3m)과 능경봉(1123.2m)은 강릉시 왕산면과 평창군 도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마주보고 있는 발왕산, 주변의 제왕산의 명성에 가려 찿는 이들이 많지 않았던 산이지만 울창한 숲과 야생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환상적인 산행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기막힌 조망이 펼쳐진다. 동쪽 발아래는 왕산리 계곡이 펼쳐지고 멀리 강릉시와 동해 바다의 푸른 물결이 한눈에 들어오며, 북쪽으로는 초록빛 카페트를 깔아 놓은 듯한 대관령 초원지대가 펼쳐져 있다.
또한 횡계리 동쪽에 봉긋하게 솟아 있는 능경봉은 횡계리 주민들이 여는 대관령 눈꽃축제의 등반대회 대상지로 종종 애용되는 산봉이다. 대개 능경봉에서 고루포기산까지 이어서 눈꽃축제를 하며, 평소 산행도 그렇게 두 산봉을 연결해서한다. 과거 횡계 사람들은 겨울이면 집끼리 서로 새끼줄을 연결해 두었다. 눈이 처마까지 쌓이는 날이 종종 있어서, 그런 때면 양쪽에서 새끼줄을 잡고 빙빙 돌려서 눈 굴을 뚫어 길을 삼았다는 것이다. 이렇듯 눈 많은 동네인 횡계의 능경봉은 눈 맛보기 산행으로는 최고의 대상지라 할만하다.
횡계는 유달리 많은 강설량으로 한국 최고의 스키장 용평스키장을 탄생시켰고, 요즈음은 눈꽃 축제도 열어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과거엔 지겨운 대상이었던 눈이 이제는 전국에서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돈줄이 된 것이다.
♣안반덕(안반데기)
안반데기는 고루포기산(1,238m)과 옥녀봉(1,146m)을 잇는 해발 1천100m 능선 쯤에 있다. 산이 배추밭이고, 배추밭이 곧 산이다. ‘안반’은 떡메로 반죽을 내리칠 때 쓰는 오목하고 넓은 통나무 받침판을, 데기’는 평평한 땅을 말한다.
안반데기는 1965년부터 산을 깎아 개간하고 화전민들이 정착하며 형성됐다. 화전민은 수십m 아래로 굴러 떨어질 수도 있는 가파른 비탈에서 곡괭이와 삽만으로 밭을 일구어 냈다. 1995년에는 대를 이어 밭을 갈아 낸 20가구 남짓의 안반데기 주민들이 정식으로 매입하면서 실질적인 소유주가 됐다. 척박한 땅은 약 200만㎡에 이르는 풍요로운 밭으로 변모했다. 한낱 드넓은 배추밭으로만 여겨졌던 안반데기의 풍경이 노동의 신성함으로 다가온다.
강릉바우길 17구간에 속한 ‘안반데기 운유(雲遊)길’은 강릉에 조성된 길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만들어졌다. 총 연장이 350㎞에 달하는 강릉바우길은 백두대간을 따라 경포와 정동진까지 산과 바다를 지난다. 화전(火田)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안반데기 운유길은 안반데기 구간 6㎞, 고루포기산 구간 14㎞를 합쳐 20㎞에 달한다.
안반데기 운유길은 운유촌에서 멍에전망대를 거쳐 피득령, 일출전망대, 성황당을 찍고 되돌아오는 6㎞ 거리로 쉬엄쉬엄 느린 걸음으로 3시간 걸린다. 식당과 숙박, 주차장 시설을 갖춘 운유촌에서부터 시작해 이정표가 알려주는 곳으로 따라 걷기만 하면 된다. 운유촌을 나오자마자 오른쪽 편으로 가파른 고갯길이 나타난다.
10여분 산자락을 오르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곧장 가면 고루포기산 구간이고 오른편이 운유길이다. 안반데기를 개척한 화전민과 마을 주민의 도전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조성한‘멍에전망대’에 오르자 시야가 터진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드넓은 배추밭은 마치 근대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몬드리안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 가히 안반데기 최고의 전망대다.
멍에전망대를 등지고 피득령으로 향한다. 피득령 정상에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운유 쉼터와 화전민 사료관이 있다. 마음을 가다듬고 옥녀봉 쪽으로 이어진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가면 풍력발전기와 마주친다. 햇살이 내리비치는 길이어서 땀 줄기가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풍력발전기 날갯소리만 이따금 바람 끝에 실려온다. 고요하고 평온하다.
다리에 힘이 풀릴 때쯤 일출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일출전망대 역시 사방 거칠 것 없는 풍경이 압권이다. 겹겹이 펼쳐진 산자락,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 진초록의 배추밭과 황톳빛 개간지 등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안반데기에는 수시로 구름이 걸리는데 구름이 능선에 걸리면 그야말로 ‘구름 위의 산책’이다.
일출전망대에서 옥녀봉 헬기장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거대한 분화구처럼 움푹 팬 안반데기의 이국적인 풍경 덕에 길을 걷는 내내 눈이 즐겁다. 안반데기를 유유자적 걷다 보면 성황당이 때맞춰 마중을 나온다.
성황당의 숲과 벤치는 여행자들에게 넉넉한 쉼터를 내준다. 벤치에 앉아 걸어왔던 길과 안반데기 마을을 바라봤다. 남북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고랭지 채소밭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화전민의 굳은살 박인 손이 포개진다. 자연이 연출하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척박한 땅을 일궈낸 화전민의 땀과 노력을 생각하면 저절로 경건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