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고개를 겪은 시대 학비를 대주시던 큰 형님이 항상 보약처럼 드시던 개복숭아가 우리집의 상비약이었다.
복숭아 효소는 만병통치였다. 복숭아는 양陽의 과일이라고 누군가 알려주어 먹으면 곧 양기가 불끈불끈하다고 한다.
급히 먹고 체했을 때 , 숨겨두었던 개복숭아 효소를 한잔 따라주시던 형님, 내겐 존경심과 함께 엄청난 무서움의 대상이었다. 다섯살 때 형님은 상걸리에서 형수님과 결혼을 했다. 지금도 생생한 것이 동네 사람들이 형님 등에 신부를 엎히려고 야단법석치던 때가 생각난다.
무당이 굿을 할 때 만든 굿판 손자루는 복숭아 나무라고 누누이 들었다. 민간요법으로 시골에선 병이 나면 어머니가 등에다가 쌀 한 종발을 천에 싸서 문지르시며 주술을 하셨다. "미련한 인간이 무엇을 압니까? 어린게 병이 났으니 왜 그런지 알려주시면 처방을 하겠습니다."
인간이 신보다 못한 존재인것을 이미 간파하신 어머님, 한참 환자 등에 천에 싼 종발을 문지르고 잠시 열어본다. 밖에서 쇠꼽을 가져와서 그러냐고 했을 때,쌀이 많이 비면 그래서 아프다고 믿고 흰죽을 쑤어서 버리곤 했다. 다음날 그래서인지 씻은 듯이 났다. 요즘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한의원, 병원이 즐비해 아픈 낌새만 있으면 달려가 처방을 받고 병을 떨친다.
개 복숭아는 밤에 먹으라고 했다. 야생으로 달린 것이므로 꽃이 지고 씨방에 벌레가 들어가 자리를 잡으니 살이 붙으면 얼마나 많은 벌레가 자라고 있을까? 밤에 먹으면 벌레가 보이지 않아 더욱 처방에 그만이라고 한다. 단백질도 취하고 ㅎ
한여름이 지나면 무릇 벌레를 거짓말 보태 한 바구니는 먹었다고 자칭 믿는다.ㅎ 요즘 토종이 사라진다. 토종은 우리와 함께 같은 토양에서 햇볕, 바람 같이 쏘이며 자라 몸에 유익한 약식동원藥食同源이리라. 미국에서 자란 토마토와 우리 텃밭에서 자란 토마토를 비교해 보면 토종이 곧 보약이다.
6시 미국과 원정축구를 본다고 새벽 세시부터 들락였더니 피곤하지만 크게 승리해 영혼이 하늘을 난다. 허지만 개복숭아를 으적으적 깨물어 먹으면서 영양을 보충해야 겠다.< 9/7 德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