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오, 마르띠노신부님
-오늘 새벽3시경, 잠에서 깨어 났는데 더 이상 잠이 오지않아 과거의 회상에 잠겨, 마천동성당 시절을 생각해 본다. 마천동성당은 나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있다.
나에게 꾸르실료를 다녀 오게 해, 나에게 신앙을 심어 주었고, 발바닥신자를 면하게 해 주었다.
고등부교사에서 사목회장까지 나의 삶을 성당근처에서만 빙빙돌게
만든 추억의 성당이다.
문정동성당과 함께 나의 젊음을 불살라 나의 정열을 모두 바친
곳이다.
-처음엔 모미카엘 ,아일랜드신부님이 계셨는데 그 분은 나에게 신앙을 심어준 성인신부님이다. 성당이 꼴롬바노회에서 서울대교구로 넘어 오면서 부임하신 최초의 한국신부님이 박항오, 마르띠노 신부님이다.
박신부님이 부임하자마자 만나자고 하시더니 당신도 주임신부는
마천동이 처음이라며, 사목경험이 적으니 도와 달라고 하신다.
난 모신부님때 사목회장을 하였고, 지금은 이의형씨가 회장인데
어디서 들었는지, 그럴만한 사유가 있어 회장을 배제하고 나에게
부탁을 하여 사목회장을 그만둔지 얼마 안되어 부회장으로서 다시
사목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마천동성당은 압구정동의 현대나 한양아파트가 없고, 압구정동일대가 논밭이었을 때도 있엇던 오래된 성당이다. 마천동의 토박이 노인들이 텃세가 심한 지역으로 사목이 쉽지 않다는 것을 어디서 들으셨는지도 모른다. 난 우리 교우들이 신부님과 통교하고 신부님을 좋아하도록
온힘을 기울여 보좌했다. 박신부님때 문정동성당을 설립할 600평의
부지를 매입하고 그 부지위에 가건물도 지었다. 가난한 동네에서 이런 일을 하려면 쉽지만은 않다.
문정동성당 설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토.일요일 양일간 넓은 운동장을 가진 근처의 초등학교를 통째로 빌려 바자회를 하는데 토요일 밤중에 빗소리가 들린다. 난 깜작 놀라 주섬주섬 옷을 주워입고
운동장으로 뛰쳐 나갔다. 다음날도 바자회를 계속할거니까 봉사자들이 대부분의 물건을 그대로 두고 집으로 돌아갔다.
난 비닐을 있는대로 가져다가 바자회 물건들이 비맞지 않도록 덮고
나서 밤새, 바자회 텐트에서 지냈다. 새벽녘이 되니 신부님과 수녀님이 걱정이 되었는지 운동장에 나왔는데, 모든 물건들이 비닐로 덮혀 있어, 비를 맞지 않은 것을 보고 놀라는 눈치였다.
30여년전의 일이다. 내가 바자회 집행위원장을 맡아 내가 모든 것을 기획하고 봉사자를 선정하고, 티켓을 판매하여 그당시 3억이라는 거액을 마련했다.
-엊그제 30여년전의 일이 생각나 사방에 수소문하여 핸드폰번호를 알아내, 박항오 신부님께 문자를 드렸다
“신부님, 안녕하세요?
노인이 되면 과거의 추억이 아른거린다고, 가만이 누워 잇으니
마천동에서 신부님과의 추억이 생각나고, 신부님이 그리워 지내요.
잠원동에 계시다가 은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항상 즐겁고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30년이상 아무 연락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문자드리니, 신부님이 기억하실가 걱정되었었는데 금방 전화가 걸려 왔다. 정말 반가웠다.
서로 안부를 묻고 근황을 이야기 하는 것이 전부였다.
은퇴 하신것이 아니라 안식년이고 그것도 8월에는 끝난다고 하신다. 나를 물어 보시기에 의정부교구 관산동성당이라고 했다.
통화가 끝난후 전화 주셔서 감사하다고 문자 드렸다.
그래도 가깝게 지내면서 사목을 함께 했던 신부님의 안부를 알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그러나 박항오신부님께는 무척 섭섭한 것이 있다 .당시에는 지금과는 달리 초등학교만 의무교육이어서 이 동네에는 집이 가난하여 중학교를 못간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모신부님때 다산학교를 성당내에 만들어
중고등부 과정을 공부했는데, 졸업식때는 많은 어른들이 눈물을 글성이며 좋아 하였다. 내가 마천동성당에 있을 때는 아무 일 없다가 문정동으로 이사가고 문정동성당을 다니니까 곧바로 다산학교를 없애 버렸다.
교리실을 정리정돈 하지않고 함부로 사용한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한다. 가난하고 외롭게 자란 학생들이 정상적인 가정의 학생들만
하겠는가?
많은 봉사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 했다.
“햇빛은 고마운 것, 해를 쳐다보며 사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불행한 날이 많을 것을 명심하고 얼마를 살든지 하루하루를 즐겨라.
사람의 앞날은 헛될 뿐이다.“ (전도서11,7-8)
“형제 여러분, 하느님의 자비가 이토록 크시니 나는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그것이 여러분이 드릴 진정한 예배입니다. (로마서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