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 목요일
하루 전날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눴다.(아래에 있으니 참고) 토론하기 위해 준비하고, 토론하는 날이다. 이제껏 토론할 준비는 교실에서 하고, 토론은 집에서 했다. 이제 교실에서도 토론한다. 그 첫날이다.
[논제 정하기]
<만복이네 떡집>으로 논제 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물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여러분, 책 읽고 토론할 만한 것 말해주세요.”
3학년 학생들이지라 엉뚱한 말도 많다. 3학년이지만 토론이 네 번째 시간(수요일마다 3, 4교시를 토론으로 한다)이라고 토론할 만한 걸 말한다.
가. 만복이는 초연이에게 좋아한다고 말해야 한다.
나. 만복이 잘못으로 선생님은 만복이 엄마를 불러야 한다.
다. ‘마음을 알 수 있는 떡’을 먹을 것인가?
학생들에게 손을 들게 했다. 셋에서 마음에 드는 것 모두에 손을 들게 했다. 그 결과는 이렇다.
(12명) 1. 만복이는 초연이에게 좋아한다고 말해야 한다.
(8명) 2. 만복이 잘못으로 선생님은 만복이 엄마를 불러야 한다.
(14명) 3. ‘마음을 알 수 있는 떡’을 먹을 것인가?
[논제분석] - 개념 정의
1.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떡’을 먹으면 무엇을 알 수 있었나요?
가. 좋아하는 마음
나. 방귀 뀌고 싶은 것
다. 선생님 옷 걱정
라. 친구의 수학 공부 고민
마. 강아지 마음
2. 이 떡을 먹는 사람은 누구로 할까요?
가. 만복이
나. 나
-> 나로 한다.
3. 누구의 마음을 알 수 있나요?
가. 동물은 뺀다.
나. 부모, 식구, 친척
다. 선생님, 친구
[논제분석] - 생각할 수 있는 찬성과 반대의 근거
[토론하기]
1. 주장과 근거 쓰기
“배움공책(아직 토론 공책을 쓰지 않고 있다.)에 찬성과 반대에 알맞은 근거를 두 개 또는 세 개를 써 보세요.”
근거만 쓰게 했다. 근거에 알맞은 예를 들어 말하지만, 그것까지 쓰기에는 아직 서툴고 어렵다. 무엇보다 아직까지는 더 뜸들여야 한다.
2. 토론하기
“다 쓴 사람은 토론하도록 하세요. 친구와 만나서 찬성과 반대를 나누세요. 가위바위보로 정해서 하세요. 찬성이 먼저 주장하고 반대가 주장하면 돼요.”
“새로운 친구를 만나세요. 친구를 만나기 어려우면 영근 샘에게 오세요. 짝을 도와주겠습니다. 주장했으면 서로 질문도 해 보세요. 토론 마치면 서로 잘했다고 손뼉도 치고 칭찬도 해 주세요.”
그렇게 여러번 만나서 토론한다.
“이것으로 마쳐요. 오늘 토론한 것을 집에서도 식구와 토론해보세요. 주말에 하면 좋겠죠. 찬성과 반대를 다 해 보세요. 토론한 영상을 밴드에 올려주면 더 좋아요.”
[참고] <만복이네 떡집> 책 읽고서 활동 - 떡 먹고 고민을 풀다.
4월 13일 수요일
<만복이네 떡집>을 읽었다. 책 읽고 하고픈 말을 쓰고 나눴다. 고민을 붙임쪽지에 써보게 했다. 이름은 안 써도 된다고. 학생들이 쓴 고민을 몇 개 읽어본다. 장난도 한두 개 보이지만 자기가 요즘 겪는 어려움이다.
“그 고민을 풀 수 있는 떡을 하나 만들어보세요.”
100점떡, 일기대신떡, 그림무지개떡, 달콤한말꿀떡, 아름다운떡, 다치지않는떡, 줄넘기떡, 용기떡, 밥이쑥떡, 기타떡볶이떡, 학교안가는떡, 친구잘지내는떡, 살빠지는떡, 마음밝아지는떡, 웃음꽃떡, 사귀는떡.
친구 사귀는 게 고민인 아이는 ‘용기가 나는 용기 떡’을 먹었다(그렸다). 기타가 잘 안 된다는 아이는 ‘기타 떡볶이 떡’을 먹었다. 중2병인 오빠에게 필요하다며 ‘달콤한 말이 술술 나오는 꿀떡’을 만들었다.
00는 일기 쓰기를 힘들어 한다. 그럴 수 있다. 날마다 쓰는 게 쉽지 않다. ‘일기를 대신 써주는 일기 대신 떡’을 먹었다. 00에게 “일기 쓰기가 어렵나요?” “네.” “일기를 일찍, 저녁 먹기 전이나 먹고 써 보세요. 응원할게요.” “네.” 내일 써오면 떡 덕분이라며 웃어줘야지.
ㅁㅁ는 야무진 아이인데 밥을 늘 남긴다. 교실에서 급식을 하고, 골고루 받지만 받고 싶은 양을 받지만 늘 남긴다. ‘야무진 ㅁㅁ도 저건 안 되나 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고민을 읽으니 밥을 다 먹고 싶은데 잘 안 된다고 썼다. ‘밥이 쑥쑥 들어가는 쑥떡’을 먹었다. 급식을 받을 때, “오늘은 떡 먹었으니 도전인가요?” 했다. 고개를 끄덕인다. 느리긴 하다. 오늘은 비빔밥이라 한솥밥으로 비벼 나눠줬다. 비빔밥은 국과 먹는다. 무생채가 어려운가보다. “그거 밥에 비벼서 먹거나 같이 먹으면 돼요.” 아이는 밥 한 숟가락에 무생채 한 가닥을 먹는다. 다 먹었다. 올해 들어 처음이다. “떡 먹으니 역시~” 크게 소리 내며 손뼉 맞대었다.
어제오늘 아침에 지각한 **가 있다. 지난주에도 한두 번 늦었다. 어머니와 상담하니 늦게 자는 게 문제다. 물으니 놀다가 늦게 잔다고 한다. 노는 게 좋아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오늘 고민에 이걸 썼다. 학교에 지각하는 걸. 떡은 ‘학교에 안 가도 되는 떡’을 먹었다. “**야, 학교에 안 오고 싶나요?” “그건 아니에요.” “아, 그럼 일찍 오고 싶군요.” “네.” 마침 급식에 마이쭈가 나왔다. 더 먹고 싶어 하는 눈치다. 남은 게 하나 있어, “이거 줄 테니 오늘은 일찍 잘래요?” 하니 그러겠다고 고개 끄덕인다. 내일을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제때 온다면 떡 먹어 그렇다며 응원하려 한다. 아, 쉽지는 않겠다. 기타 동아리 하는 날이라 8시 30분까지 와야 하니. 그때까지 온다면 정말 떡 먹은 힘이 대단한 건데.
아이들도 자기 고민(문제, 어려움)을 알고 있다.
그 해결방법도 다 알고 있다.
잘 안 될 뿐. 서툴 뿐.
도와야하는데 자꾸 안 된다고 나무라니 문제다.
첫댓글 감탄하며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