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9)
2009-09-14 23:49:11
[261차] 소백산 정기산행기
2009. 9. 12. / 조아산 김인섭
*일시 : 2009년 9월 12일 (맑았다가 갑자기 긴 소나기)
*산행 : 재일, 학희, 한음, 민영, 은수, 광용, 인섭 7인
*경로 : 초암사입구-국망봉-초암사입구
*산행시간 : 4시간50분
새벽에 잠이 깨어 밖을 내다보니 빗발이 꽤나 사납다.
그래 밤새 많이 오너라 하고 잠을 재차 청했지만,
비 만은 오늘 뜻대로 결국 되지 않았다.
여주휴게소에서 예정보다 30분 정도 늦은 8시에 1차 집결하여 인원 점검 후에
초암사 방향 죽계계곡으로 향한다.
하산 뒷풀이 장소 주차장 : 작년 뒷풀이 장소인데 올해는 여러 여건 상 변경~~~
초암사 입구에 차를 주차할 요량으로 계곡 낀 좁은 포장도로를 달리는데,
왠지 걸어야 할 길을 차로 달리는 것 같아 맘이 편치를 않다.
그 좋은 죽계계곡을 차로 통과 해 버린 셈인데, 나중의 비를 생각하면 잘 한 짓?
10시 남짓 되었으니, 새벽에 일어난 지라 배가 출출하여
주차 후 바로 좌판을 깔고 민영이 한테 미리 소문난 순대를 꺼내게 해 복분자 곁들여 중참 요기를 한다.
막 일어나니, 우두둑 빗방울이 떨어지고 부랴부랴 다들 병아리 우비 옷 등으로
단장을 시작하고,
소백산 등정을 시작한다.
시작하면서 떨어진 빗방울이 곧 멎으면서 길조를 보이는 듯 해 오랜만에 찾은
소백산의 국망봉 오름길을 설레는 마음으로 힘차게 오른다.
소백산 등산로 중에서는 덜 붐비는 길인 것 같다 생각하니, 등산로 따라 이어지는
계곡물이 그렇게 맑아 보일 수가 없다.
청정 그 자체로 보인다.
초암사 기점 2.6㎞를 오르니, 외로이 장대하게 솟은 봉바위에 도달하고,
국망봉이 1.0㎞ 남았다는 표지판이 나온다.
조금 더 오르니 흡사 돼지머리 그대로의 형상인 돼지 바위에서 단체 한 컷하고
국망봉 에서의 맛나는 점심 한 판을 기대하며, 바지런히 오르니 이윽고 소백산 특유의
넓다랗게 탁 트인 안부 능선이 전개되는데, 아쉽게 구름으로 능선의 묘미를 느끼기
어려운 날씨다.
시간이 이미 한 시가 되어 국망봉 조금 못 미친 지점에 상을 차리고 점심을 개시,
막걸리, 복분자를 비우고 식사를 막 마친 시점, 민영이의 마지막 술, 양주를 따려는 순간
시꺼멓게 어두어진 능선위로 우두둑 굵은 빗방울이 때리기 시작한다.
산행대장으로서 일단 바로 하산 명령을 하달하고 급히 배낭을 꾸리고 재차 비의
방어 복장으로 다시 돌아갔다.
일부 몇 명은 천둥소리에 거의 놀란 듯 거의 번개 같은 동작으로 발라버려 보이지가 않았고
(그 친구, 세 명인데 거의 하산 끝 지점에 가서야 만날 수 있었음).
학희와 광용이는 병아리 비옷을 입느라 시간을 너무 보내 번갯불을 댓 개 정도는 보낸 다음에야 하산 준비가 완료되어,,,
일단 모두 아쉽게도 원점회귀 길로 하산한다.
국망봉도 200 여 미터 남긴 지점이고, 비로봉도 못 가보고 여간 아쉽지가 않다.
소백의 그 아름다운 여성미 능선 타러 왔는데,,, 다 대장의 모자란 덕의 소치라 생각코 담담하게 받아드린다.
3분의 2 가량 하산하니 또 햇살이 비추기는 하는데, 정상 부위를 올려다 보니 아직 구름이 가려있어 보인다.
학희는 다시 올라 가자고 마른 의지를 불태워 보는데 화답이 있을 리가..
소백에서 그나마 가장 좋은 길로 편안하게 빨리 주 능선으로 오를 수 있는 길을 오늘
발견했고, 그 길로 올랐기에 비를 생각하면 그래도 능선은 밟을 수 있지 않았나 자위하며
돌아오는 귀경 길을 아예 재촉해 버렸다.
사과 과수원에 주렁주렁 너무 아름답게 매달린 바알간 사과를 바라보며 오늘의 아쉬움을
달랜다.
제대로 된 산행을 못 해서인지, 근처에서의 가벼운 하산주 이벤트도 전혀 생각이 없고,
귀경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일 절 음료수 한 잔 없었다. 뭐 한 게 있따꼬? ㅎㅎㅎ
하산하고난 뒤에 둘이 입모습이 닮았네~~
대신 꾹 참고 서울로 돌아와, 그래도 하산주 라고 남한산성 산 아래로 와 먹거리를
즐겼다. 남 들 생각 아랑곳없이 그냥 대장 맘대로 장소도 정하고 메뉴도 멋대로 정해 돌렸다.
다 들 괜찮았는지 걱정이 되는구만.
아무튼 소백산을 따라 온 칭구 들 제대로 즐기지를 못해 대단히 죄송코,,
차량 제공해 주신, 재일이 민영이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