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시기는 금육(禁肉)과 단식(斷食)을 통해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며 이웃을 위한 자선, 즉 사 랑의 열매가 그 어느 때보다 잘 영글도록 특별히 노력하는 시기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의 의무인 금육은 재의 수요일과 사순 기간 모든 금요일에, 단식은 재의 수요일과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 지켜야 한다. 단식은 만 18세부터 60세까지, 금육은 만 14세부터 모든 신자들이 참여해야 한다.
단 노약자나 임산부, 환자 또는 특별히 허락받은 사람 등은 제 외된다. 따라서 사순 시기가 시작되면 현실적으로 무엇을 먹을까?
가장 고민하게 된다.
빵:
성체성사를 거행하는 교회는 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긴 반죽을 8자 모양으 로 꼬아 구워낸 ‘프레첼’(Pretzel)은 고대 그리스도교의 사순 시기 음식이었다.
사순 시 기가 기도의 때라는 것을 상기하고 기도하는 팔 모양으로 빵을 만들었다고 한다.
HotCross Buns는 영국 성 알바노 수도원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책임을 맡은 로클리프 신부가 성금요일에 십자가를 번에 표시해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맥주:
중세의 수도자들은 사순 시기에 고기 외에 물고기나 달걀까지도 먹지 않고, 대신 빵과 마른 채소로 식사를 하는 금욕 생활을 했다. 이 시기 엄격한 식사생활을 잘 견딜 수 있도록 제공된 것이 맥주다.
보리를 원료로 만들어진 맥주는 열량이 있을 뿐만 아니 라 비타민,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액체 빵’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물고기:
물고기는 금육 규정에서는 제외되는데 이는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축복하신 다음 나누어 주도록 한 성경말씀(루카 9, 16) 처럼 그리스도의 성체 성사가 상징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다.
튀김:
‘덴푸라’라는 일본식 이름 때문에 일본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는 포르투갈에서 유래된 요리다.
포르투갈 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엔 ‘사계’ (Ember Days)라는 전례 시기를 지켜왔는데 ‘사계’에 맞이하는
첫 번째 수,금,토요일에는 단식과 금육을 했다.
그리고 이 날에는 육류 대신 생선을 기름에 튀겨 먹었다.
치즈:
치즈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추측되지만, 치즈 제조 기술을 발전시킨 곳은 바로 중 세 수도원이었다.
특히 당시 금육을 지키던 수사들에게 치즈는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됐다.
일상의 모든 행위가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라고 여겼던 수사들은 치즈를 만드는데 있어서도 공을 들였다.
이러한 이유로 수도원에서 만들어진 치즈는 품질이 매우 좋았고, 수도원 밖에서도 최고의 치즈로 인정받았다.
<가톨릭 신문 2018년 2월 25일-3월 25일자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