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화 꽃의 사랑
글 / 알핀바이올렛
유년시절
옆집아이 였던
영석이는
지금 문방구를 운영한다.
어렸을때
그에집 마당에는 늘
봉숭화꽃대가 싱싱하게 올라와
옆줄기로 꽃이 망울 망울 피어
동네 꼬마 아이들 순정을 담는 곳이다.
봉숭화꽃 물드릴려면
그애 집에를 갔다.
곱게 찌어서
그에게도 드려주워던 추억
난 잊었는데
그애네 문방구에는 가루로 된
봉숭화 꽃 물드리는 것을
요즘은 판단다.
날 보자마자 손까락 내밀라 한다.
옛날 꽃잎 꽃순을 따서 돌에 올려 백반과 같이
아작 아작 찌어 손가락 마디 마디 올려 놓고 꽃순 따서
겉을싸고 실로 동여매 하루 밤 열손꼬락 불편해 했던
그 옛날에 봉숭화 물들리던 추억이
이제는
물만 부어 개어 살짝 올려
놓으면 금방 새색시 시집가는 날
빨간 연지 곤지 처럼
아름다운 손톱이 된다.
첫 눈올때 까지 남아 있으면
너랑 나랑 살자
하던 어렸을때 이야기가
난 잊었는데
그는 지금에 와서 이야기 한다.
셋아이에 아빠이고
두아이에 엄마가 된 나에게
이제 영석이는 여유있게
눈웃음치며 말을 한다.
첫눈 올때까지 남아 있으면
이제 너는 내 앤이다.
하하
이래 저래
농담으로 생긴앤
정말 손꼬락 물 드리며
살짝 잡은 손 마디가
살짝 떨려 오며
내 눈 시야를 어지럽히며
그에 그 한마디
즐겁기만 하다.
빨간 손톱에 봉숭화 물
첫 눈이 오기전에 없어지면 어쩌지
손톱아 자라지 말아다오
그는 어렸을때
내가 물드려준 손톱 때문에
사내 아이들에게
놀림께나 받았다고 하는데
지금 회상하며
너가 아니면 누가 또 그런거 해줘겠었
옆집에 동분이 동민이 있었도
머스마만 같은 계집 아이들 이라고
어려을때 날 흠모하고 좋아 했다며
감히 말을 못붙쳐다는
바보 같은 영석이
한마디 더 하면서
야 동연아 (알핀)
니가 나한테 시집 왔으면
니 무지 행복했을걸.....
하하
가만 가만 생각하니
홀로 사시는 엄마 세누나와
머슴 아저씨 이렇게 살았지
귀하게 자란 영석이
어렸을때 영석이는
뽀오얀 살결
외양간에 매어논 송아지처럼 커다란 눈동자
착하기만 하고 엄마만 알던 마마보이
이제 그와 나는
아름 다운 추억을 만들수 있을까?
봉숭화 꽃 물이 첫 눈이 올때까지 있다면..
그와 멋찐 드라이브 데이트 신청을 해봐야지
맛있는 식당 가서 우와하게 저녁을 먹고
풍경 좋은 카페에 안자 헤즐넛 향에 취해
정담도 나눠 봐야지
앞에는 호수가 있고
물 안개가 피어 오르면 더 좋겠지
해가 뉘어 뉘어 넘어 갈때 쯔음에
그 카페를 나오는거야
손 톱에 남아 있는 봉숭화 물을 보며
중년에 내모습 과 그애모습은
아름다울거야
아직도 순수한
멋이 있는 봉숭화 꽃 사랑이 될거야
그렇게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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