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함을 정리하다가 예원이가 초등학교 1학년때 담임선생님께 메일을 보낸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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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주시는 선생님께 드립니다. 갓태어난 예원이가 제 품에 안겨 울던 때가 엇그제인 것 같은데 벌써 초등학생이 되어 저를 학부모로 만들어 주다니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처음 태어났을때, 처음 뒤집었을때, 처음 기었을때, 처음 걸었을때... ... 이렇게 수많은 처음들이 모여 지금의 예원이가 있게 되었고 선생님은 예원이의 처음 선생님이십니다.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될때까지 여러번의 결정적 시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시기에 선생님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라는 결정적인 시기에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서 예원이가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을 벗삼아 지내게 해주는 것이 부모의 절대의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저는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산으로 강으로 자주 나갑니다. 그래서 8살밖에 되지 않은 예원이지만 지난 주에 50번째 캠핑을 했습니다. 예원이의 50번째 캠핑을 축하하는 듯 4월 중순에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만발한 캠핑장의 벚꽃위에 쌓인 눈송이를 보면서 꽃이 시들거나 얼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작은 벚꽃송이는 꿋꿋하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우리 예원이도 그 벚꽃처럼 그리고 그날 내린 눈송이를 맞아 힘들어한 수많은 새싹들, 꽃눈들처럼 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에 부딪치더라도 자신만의 아름다움과 푸르름을 간직한채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예원이에게 때로는 훈훈한 봄바람처럼, 때로는 차가운 서리처럼 내려주시는 선생님으로 계셔주시기를 소원합니다.
예원이가 학교에 입학하고 일주일 정도 지난 후에 넌지시 물어보았습니다. 예원이는 선생님이 날 별로 안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그말이 딸바보 아빠에게는 얼마나 무겁게 다가왔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이 편지를 쓰는 옆에서 선생님께 편지를 쓰는 예원이는 지금은 선생님이 자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말을 편지에 쓰라고 했더니 쑥쓰러워서 못쓰겠다고 하는 예원이입니다.
집에서 두아이를 데리고 노는데도 보통 힘이 드는 것이 아닌데 26명의 자녀들을 하루종일 데리고 계시는 선생님의 노고는 이루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그냥 무심히 흘러갈 수도 있는 중요한 순간을 최고의 순간으로 변화시키실 수 있으신분은 바로 선생님이시기에 오늘도 우리 예원이를 비롯한 26명의 1학년3반 아이들에게 무한한 사랑의 마음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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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선생님을 보았을때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지금은 선생님이 좋아졌어요. 왜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좋아요.
선생님이 소고춤을 가르쳐주실때 웃으시면서 춤을 추는 모습이 좋아요.
국어, 수학, 통합,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는 게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