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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원작 소설은 1886년 1월 6일 롱맨드 그린 앤드 컴퍼니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원제를 정확히 번역하면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이 되겠지만 한국에는 줄인 제목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로 알려져 있다. 2013년에 창비에서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라는 제목으로 번역해서 출판했다.
'이중인격'이라는 소재를 쓴 작품 중 가장 유명하다. 주인공인 헨리 지킬(Henry Jekyll) 박사는 인간의 몸에 선과 악, 두 가지의 본능이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여러 실험 끝에 화학약물을 하나 만들어 마시고 자신의 인격을 두 가지로 나누는데 성공하는데, 하나는 바로 원래의 지킬 박사 자신이며 또 하나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악의 분신인 에드워드 하이드(Edward Hyde)다. 둘은 정반대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하이드로 변한 지킬은 밤에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다닌다. 실험의 성공에 고무되어 지킬 박사는 더욱 많은 약물을 만들어 마시고 자주 하이드로 변신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내면의 하이드를 통제할 수 없게 되고, 마침내는 지킬 박사의 인격과 마음을 잃어버리고 그냥 사악한 하이드가 되어버린다.
작가가 꿈에서 약을 먹고 괴물로 변신하는 꿈을 꾼 것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었으며, 아내의 혹독한 수정(?)에 힘을 얻어 완성한 걸작. 이중인격을 단순히 정신병이 아니라 실제로 두 가지의 인격이 공존하는 모습으로 묘사하였고, 이후 '이중인격'이라는 주제를 다룬 작품들은 매체를 막론하고 거의 다 이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
작품이 나올 당시엔 장르 문학의 태동기였다. 본작은 초기 장르 문학을 고르게 섭렵하고 있다. 기본적인 전개는 추리소설을 지향하고 있으며 세부적인 면에서는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당시 주목받기 시작한 신기술에 대한 공포와 신비가 잘 나타나고 있다. 《프랑켄슈타인》, 《걸리버 여행기》, 《유토피아》 등과 함께 최초의 SF 문학으로 꼽힌다.
재미있는 점은 지킬이 만든 약물이다. 후반부에 지킬은 약물을 재조합하는데 계속 실패한다. 그 이유는 처음 약물을 만들었을 때 사용했던 약재 중 하나가 실은 지킬 자신이 예상치 못한 불순물이 섞인 불량품이었고 이후로는 그 문제의 불순물이 없는 제대로 된 정품 약재를 사용했기 때문. 본래 지킬의 목적은 인간에게 선과 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신적 권리를 주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킬의 이러한 원대한 실험의 '성공'은 단지 우연한 "착오"에 의한 것이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지킬은 절망하고 만다.
이 소설은 구성에도 약간 특이한 면이 있는데, 처음에는 어떤 진상도 알려주지않고 지킬의 친구 어터슨이 하이드를 추적하는 부분으로 시작하며, 추리소설같은 구도로 진행된다. 그 다음에는 래니언 박사의 수기와 지킬 박사의 고백서가 연달아 나오면서 진상이 서서히 밝혀지는 구조로 되어있다.
지킬과 하이드가 동일인물이라는 진상은 이 작품에서 반전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스포일러. 물론 지금은 너무 유명해져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오늘날 이 소설을 읽으려는 독자 중에서 지킬과 하이드가 동일인임을 모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듯.
가브리엘 존 어터슨(G.J.어터슨)
지킬 박사와 래니언 박사의 친구. 직업은 변호사. 소설묘사에 따르면 마르고 키가 크며 음울한 외모에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그럼에도 정감이 가는 인격자. 자기 통제력이 강하며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 와인을 좋아하며 특히 마음에 드는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와인을 마시면 보기 드물게 기쁨을 약간 드러내지만, 혼자 있을 때는 와인에 대한 욕구를 억제하고 진을 마신다. 연극을 좋아하지만 20년 동안 극장에 간 적이 없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너그럽고, 곤경에 처한 사람을 너그럽게 도와주고 있다. 후반에 공포에 떨던 지킬 박사의 하인들이 "하느님 감사합니다! 어터슨 변호사님이시다!"는 장면 등에서 보자면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성적인 사람이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지인들 이외에는 친구가 없다.
변호사로서 지킬 박사가 자신이 사망하거나 3개월 이상 실종될 경우, 25만 파운드에 달하는 자신의 유산을 대부분 '에드워드 하이드'에게 넘긴다는 유언장을 보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비상식적인 유언장과 하이드라는 수수께끼의 인물에게 의문을 품고 있다가, 엔필드가 산책 중에 전한 하이드가 벌인 악행에 대한 목격담을 듣자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하이드와 만나서 그에게서 악인이라는 인상을 받았으며 하이드가 유언장의 존재를 안다면 지킬을 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지킬에게 충고를 하지만 지킬은 듣지 않았다.
하이드가 커루 경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커루 경이 어터슨에게 보낼 편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경찰과 동행하여 하이드의 집을 찾아준다. 그리고 지킬에게 하이드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경고를 했으며, 지킬은 하이드의 이름으로 하이드가 잠적하겠다는 내용을 쓴 편지를 보여줘서 자신이 하이드를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어터슨의 의심을 풀려고 했다. 하지만 게스트가 필적을 감정하여 하이드가 쓴 편지의 필적이 지킬 박사의 필적과 똑같다는 것을 밝혀내자 어터슨은 더욱 의심을 가지게 된다.
얼마동안 하이드가 사라지고 지킬이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시작하자 안심하였으나, 갑자기 지킬이 다시 은둔을 시작하고 래니언 박사조차 갑자기 사망한다. 그리고 래니언으로부터 지킬이 죽기 전에는 열어보지 말라는 수기를 담은 봉투를 받는다. 엔필드와 산책하던 중에 창문을 통해 마지막으로 지킬을 목격하고 이야기를 나누려 했지만, 그가 갑자기 공포에 질려서 문을 닫아버리자 그 표정에 자신도 공포를 느끼게 된다.
마지막 밤, 공포에 질린 풀의 방문을 받고 지킬 박사의 저택으로 찾아간다. 그리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청산가리를 마시고 자살한 하이드의 시체와 지킬이 남긴 실험의 흔적, 그리고 유언장과 그의 고백을 입수한다. 결국 래니언의 수기와 지킬의 고백을 읽고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다. 덤으로 지킬이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장을 통해 그의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
헨리 지킬(Henry Jekyll)
의학박사, 민법박사, 법학박사, 왕립협회 회원 등의 지위를 가지고있는 사회명사. 나이는 쉰살 정도로, 건장하고 균형 잡힌 체격, 수염은 기르지 않았다. 덴먼 박사라는 외과의사가 살았던 집을 인수하여 거주하고 있다. 이 집에는 외과 강의실과 개인 서재가 있었기 때문에 지킬의 실험에도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18xx년 태생으로, 많은 재산과 훌륭한 신체를 물려받았으며 천성적으로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학식있고 훌륭한 동료들로부터 존경받는 일을 기뻐했고, 명예롭고 빛나는 미래가 보장된 사람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쾌락을 탐하는 성향으로, 한때 젊은 시기에는 방종한 일을 벌이던 면도 있었지만 자긍심이 강해 대중들 앞에서 철저하게 근엄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오만한 욕망을 가지고 있었던 지킬은 자신이 스스로 세운 고귀한 가치관에 따라 욕망을 억눌렀다. 그리하여 지킬의 내면은 표면적인 선과 내면적인 악이 엄격하게 분리되게 된다.
지킬은 자신의 이중성에 대해 고민하다가, 결국 인간은 근본적으로 두 개의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과학적 발견을 통해 각각의 본성을 분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가정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육체를 뒤흔든 다음, 영혼의 근저에 따라 육체가 제2의 형태와 모습으로 대체되는 약물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 약물을 복용한 결과, '에드워드 하이드'라는 또 하나의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지킬은 약물로 다른 모습으로 변신할수 있다는 것을 알자 헨리 지킬로서 품위를 손상시키지 않고도 마음대로 쾌락에 탐닉할 수 있다는 것을 기뻐하여, 하이드의 이름으로 집과 가구, 가정부를 구하고 하인들에게도 하이드를 소개하여 집에서 자유로운 권한을 가지게 했다. 마지막으로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자신의 유산을 하이드에게 넘긴다는 유언장도 작성하여 어터슨에게 맡겨서 이중생활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마친다. 리처드 엔필드와 마주쳤다가 '헨리 지킬'의 이름으로 된 수표를 넘겨줘야 했던 때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 추적되는 일이 없도록 하이드의 명의로 계좌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하이드의 모습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여러가지 비열하고 파렴치한 행위를 즐기게 된다. 지킬의 모습으로 돌아온 후에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고쳐놓는 일도 있었지만,어쨌건 하이드는 자신이 아니라는 생각에 계속하여 변신과 욕망의 탐닉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자고 일어났을 때 약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하이드로 변신하는 현상을 겪게 된다. 초기에는 약을 마셔도 효과가 없거나, 2배, 3배까지 양을 늘려야 변신하기도 했지만, 지킬이 계속 하이드로 변신하면서 본성의 균형이 무너지고 내면이 악으로 기울면서 그 반대로 약을 마시지 않아도 저절로 변신하게 되었던 것이다.
지킬은 자신의 모습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두 달 정도 하이드로 변신하지 않았으나, 결국 다시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변신한다. 그리고 오랜시간동안 억압되어있던 하이드는 더욱 광폭해져서 결국 18xx년 10월 18일 11시 경,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댄버스 커루 경을 살해하고 살인범이 되어 수천 파운드의 현상금이 걸리게 된다.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다음 지킬은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올렸다. 하지만 교수형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라도 하이드로 변신하는 것이 억제된 것을 기뻐하며 자신의 실험실 문을 잠그고 열쇠까지 부러뜨려 버린다. 그리고 과거를 보상하기위해 몇달동안 자선사업과 종교생활에 몰두하고, 은둔생활에서 벗어나 소원해졌던 래니언과도 화해하면서 사교적인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지킬의 영혼은 이미 균형이 파괴되어있었다. 참회의 시간을 지내던 몇달후인 1월, 리젠트 공원의 벤치에서 졸고있던 지킬은 한순간 자신의 활발한 선행이 남들의 태만과 게으른 잔인함보다 낫다는 오만한 생각을 하였고 그 순간 다시 하이드로 변신해버리고 만다. 지킬이라면 좌절하여 포기했을 상황이었지만, 사악한 하이드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약을 손에 넣어 지킬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하이드의 모습으로 지킬의 집에 갔다가는 하인들 때문에 교수대로 갈 것이 뻔했으므로, 하이드는 지킬의 이름으로 편지를 쓰는 수법으로 래니언을 통해 약을 손에 넣는다. 하지만 다음 날, 지킬은 다시 변신을 하게 되었고 이번에는 약의 용량을 두 배로 늘려야 돌아올 수 있었다. 6시간 후에도 다시 변신을 하게 되었고, 그 후로는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기위해 계속 긴장한 상태로 있어야 하고 일정시간마다 약을 마셔야 했다. 잠이라도 잘 것 같으면 변신해버리기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는 고통에도 시달리게 되었다.
지킬은 계속 고통을 겪으면서 결국 절망하게 되었다. 그리고 약을 남용하였기 때문에 마침내 약의 재료인 염류가 바닥나게 되었다. 그리고 풀을 통해 다시 재료를 구해오지만 이번에는 효과가 없었고, 처음 약을 만들었을 때는 재료에 들어있던 수수께끼의 불순물이 약효를 드러나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킬은 결국 마지막 남은 약의 기운을 빌려 유언장과 자신의 고백을 작성한 다음 죽음을 맞이한다.
에드워드 하이드(Edward Hyde)
약을 마시고 드러낸 헨리 지킬의 또 하나의 모습.
키가 작고 마른 젊은이. 창백하고 왜소한 체격으로, 외모는 딱히 어딘가 '기형'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정상이 아니라는 인상을 준다. 말할 때는 쉬고 다소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누구나 본 순간 혐오스러움과 끔찍함, 그리고 공포를 느끼는 외모이다. 도덕적으로 완전히 무감각하며 비정하다. 지극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성격으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즐긴다. 자신의 생명에 위기를 느낄 때만은 극도로 신경질적이 되며, 분노조차 억누르고 교활한 계략을 짜낸다.
기억은 지킬과 완전히 공유하고 있지만, 지킬일때는 하이드에게 탐욕과 쾌락의 대체제로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하이드는 지킬로서의 삶에는 냉담하고 무관심하다. 그의 몸이 왜소하고 젊은 이유는 하이드는 지킬의 '사악한 면'이 구현된 것인데, 지킬은 대부분의 일생동안 선만을 추구했기 때문에 그의 내면에서 사악한 면은 확고하지 못하고 발달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혐오와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이유는 모든 사람들은 선과 악이 혼재하는 존재이나 하이드는 '순수한 악'으로만 이루어진 존재이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지킬의 내면에서 사악한 마음이 강해질수록, 키가 자라면서 활력은 더욱 강해졌다. 급기야 지킬은 약을 마시지 않아도 갑자기 하이드로 변신하는 현상을 겪게 된다. 하이드로 변신하는 것이 너무 간단하게 돼서 억누를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지킬은 하이드에게 엄청난 공포를 느끼게 되지만 하이드도 지킬을 증오하게 된다. 교수형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계속 일시적인 자살을 행하여 종속적인 위치로 돌아가는 것, 그렇게 지킬에 의존하는 관계를 싫어하고, 지킬이 자신을 혐오하는 것을 괘씸하게 여겼다.
편지를 태우거나, 아버지의 초상화를 부수거나, 지킬이 칭찬한 신약서에 지킬 자신의 필체로 불경한 말을 갈겨놓거나, 하는 짓으로 지킬을 괴롭혔다. 단지 목숨에 애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파멸하지 않았고, 지킬이 하이드와의 연결을 끊고 자살할 까봐 두려워하게 되었다.
결국 지킬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약이 완전히 떨어지고, 어터슨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자 청산가리를 마시고 자살한다.
리처드 엔필드
어터슨의 먼 친척. 런던에서 이름난 한량이라서 엄격한 어터슨과 잘 안 어울릴 듯 하지만, 오랫동안 어터슨과 알고 지내서 그와 우정을 쌓고 있다. 일요일에는 어터슨과 함께 만나 거리를 산책하는 일과를 가지고 있다. 둘 다 서로에게 그다지 이야기도 하지 않는데, 신기하게 이 일과만은 계속하고 있다.
무덤덤한 성격으로 남에게 간섭하는 것을 스스로 금물이라고 여기고 있지만 의외로 정의감이 있어서인지 새벽녘에 우연히 지나던 길에서 하이드가 여자아이를 짓밟고 지나간 것을 목격하자 주변 사람들과 같이 항의[6]하여 하이드가 지킬 박사의 집 뒷문으로 들어가서 '헨리 지킬'의 명의로 된 수표로 보상금 100파운드를 지불하게 만들었다. 산책하던 도중에 이 사건을 어터슨에게 이야기하면서 헨리 지킬이 하이드에게 협박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어터슨이 하이드에 대해서 의심하게 만든다.
나중에 다시 한 번 어터슨과 산책을 하다가, 창가에 서 있는 지킬 박사를 함께 목격한다.
< 약물 >
지킬 박사가 만들어낸 약물. '인'과 '에테르'가 섞인 적정량의 붉은 액체에, 하얀 염류를 섞어서 제조한다. 제대로 제조가 되면 붉은 액체는 살짝 끓어오르면서 보라색으로, 다음에는 맑은 녹색으로 변하며 육체를 뒤흔들어 내면의 모습이 드러나는 대로 변화시키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약물 자체에는 선이나 악을 지향하는 면은 없으며, 그걸 구분할 능력은 없고 그저 영혼의 형태를 드러낼 뿐이다. 지킬은 자신이 만일 좀 더 고귀한 정신을 가지고 실험에 임했다면, 야심에 이끌려서 악의 덩어리인 하이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천사와 같이 선으로 이루어진 존재로 변신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은 지킬 박사가 처음에 실험에 사용한 염류에는 약간의 '불순물'이 섞여 있었으며, 그 정체불명의 불순물 때문에 약효를 드러냈던 것이다. 불순물이 없는 순수한 염류를 사용하면 보라색 단계에서 멈추고, 이걸 마셔도 아무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다. 본래는 변신 과정에서 대단한 고통을 느끼는데, 지킬의 몸을 하이드가 잠식해 나갈 수록 변신의 고통은 줄어들게 된다.
이 작품은 "지킬 앤 하이드(Jekyll and Hyde)"라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도 인기를 끌게 된다. 제법 인기 있는 뮤지컬로, "Once upon a dream"이란 곡은 이 뮤지컬을 몰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This Is The Moment(지금 이 순간)"도 유명한 명곡으로 남자 뮤지컬 배우들이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들 중 하나로 꼽힌다. 심지어 맥주 광고에도 나왔다. 줄거리가 조금은 다른데, 헨리 지킬은 처음에는 정신분열자 아버지를 위해 인격을 분리하는 약을 만들고자 시도한다. 임상실험 단계에 들어가지만, 지역 유지, 종교인 등으로 이루어진 이사회가 이 실험을 반대하여 결국 무산된다.
지킬은 변호사 어터슨과 함께 기분 전환으로 클럽에 가게 되는데, 이때 클럽에서 일하는 루시가 학대받는 모습을 보고 명함을 준다. 임상실험을 자기 스스로에게 하기로 결정한 지킬은 하이드로 변해가면서 위선자인 이사회 사람들을 죽이고, 지킬일 때는 연구실 안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며 약혼녀인 엠마와 점차 멀어진다.
하지만 곧 루시가 실험실을 찾아와 하이드가 자신을 상처입혔음을 밝히고, 지킬은 루시를 치료해 주어 그녀는 지킬을 사랑하게 되지만 결국 이것 때문에 분노한 하이드는 루시를 살해하고 만다. 한편 지킬은 약혼녀 엠마를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결혼식장에서 목숨을 끊는다.
원작을 보면 좀 많이 산으로 간 스토리인 것은 사실이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완전 초대박은 아니고 준수한 흥행성적을 내는데 그쳤지만 한국에서는 조승우와 류정한의 열연에 힘입어 인기 폭발. 2~3년에 한 번씩 공연하는데 그 때마다 꼭 매진되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 중 하나. 한국의 남자 뮤지컬 배우들이 대부분 꼭 하고 싶다고 말하는 작품이다. 심지어 제작사 대표가 자기 입으로 "난 지킬 믿고 작품 올린다"라고 할 정도. 역대 지킬들인 류정한, 조승우, 김우형, 홍광호, 김준현 모두 지킬을 기점으로 뮤지컬계의 스타로 자리잡았다.
나무위키 "고전명작 소개"에서 옮김 ( 2017. 3.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