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실근 기자 |
yosu01@naver.com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여수시 소라면 땅의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여수시 소라면 사곡리 산 85-2번지 일대(궁항마을) 해안가와 인접한 섬 ‘모개도’ 등 총 14필지 2만5494평을 본인 명의로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매입 후 지금까지 별다른 개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설계회사, 개발계획 수립 위해 방문
그런데 최근 삼성그룹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건축설계 회사 관계자들이 개발 계획을 짜기 위해 현지를 방문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건축설계 회사 관계자들은 최근 여수시청을 방문해 측량 및 건축과 관련된 내용을 상담하고 돌아갔다.
당시 설계회사 관계자를 만났던 여수시 공무원은 "이들은 '모개도(섬)를 제외한 육지부 해안 땅에 대한 개발 계획을 세우기 위해 찾아왔다'고 밝혔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건물을 지을지 결정하지 않은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또 "이 땅은 자연녹지이기 때문에 법에서 허용하는 용적율과 건폐율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해 줬다"고 밝혔다.
또 "건축법 상 막다른 도로의 길이가 35m 이상이면 폭 6m의 도로를 개설해야 하는데, 이에 해당한다는 점도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공무원도 "이들이 측량을 위한 문의를 하고 갔다"고 밝혔다.
특히 방문한 설계회사는 건축 설계 분야 국내 1위 업체인 삼우종합건축사무소로, 이 회장이 뭔가 대단한 구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진입도로 개설 관련 마을 협조 구해
이 회장 측에서는 궁항마을 주민들에게 '진입도로 개설을 위해 마을회관과 주택 2채를 팔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궁항마을은 마을 입구에 있는 마을회관까지만 2차선 도로가 개설돼 있다. <위 그림 참조>
이 회장의 땅으로 가기 위해서는 마을을 관통하는 길이 120m, 폭 2~3m의 골목을 지나, 해안가 광장에 도착한 다음, 다시 폭 4m의 해안도로를 따라 850m를 가야 한다.
이 때문에 이 회장 측에서는 마을회관에서 해안광장까지 120m 구간의 확장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마을 내 약 40여 가구의 주민들은 이와 관련해 4차례 회의를 열었으며 최근 "팔지 않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김태현 사곡마을 이장에 따르면 "마을 내 골목을 확장하는 사업은 과거 여수시에서도 추진했었다"며 "주민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을회관과 가옥이 뜯기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이 회장 땅으로 향하는 진입로를 확보하는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마을을 통과하지 않고, 마을 초입에서 해안을 따라 개설돼 있는 폭 5m의 해안도로를 통해 진입할 수 도 있다.
이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이 회장 땅까지의 거리는 약 100m다.
하지만 이 경우도 녹록치 않다. 해안도로는 해안시설물로 보기 때문에 여수시가 도로로 인정해 주지 않는 한, 진입도로로 인정받기 힘들다.
이밖에 여수시가 도로를 개설해 주는 방안도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쉽지 않다.
시 관계자는 "이 회장의 별장이 됐건, 삼성의 수련시설이 됐건간에 이 회장이 여수에 오는 것은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며 "다만 투자를 하는 것도 아닌데, 대기업 회장의 별장 건립 등을 위해 시가 도로를 내준다면 여론이 가만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의 땅이 위치한 궁항마을은 여수~순천 간 863번 지방도와 인접해 있다.
여수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여자만이 한눈에 조망되며 오른쪽으로는 순천만 갈대밭이, 정면으로는 고흥 팔영산이, 왼쪽으로는 경제자유구역 화양관광단지가 위치해 있는 화양면이 조망된다.
땅 주변으로는 흰 모래의 백사장이 3곳이나 접해 있다. 각각 200m, 80m, 40m다.
또 해안과 접해 있어, 요트 접안시설을 만들기도 용이하다.
출처: 여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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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여수시 소라면 사곡리 산 85-2번지 일대(궁항마을) 항공사진.
이 회장은 해안가 땅과 인접한 섬 ‘모개도’ 등 총 14필지 2만5494평을 본인 명의로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
위 사진 중 모래사장 뒤편으로 보이는 섬이 모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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