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모처럼 혼자서 영화를 보러 가게 됐어.
사티어 교육을 하시는 두 교수님께서 캐나다 출장으로 인해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기 싫어서 식구들 저녁 준비를
마치고 허겁지겁 영화관엘 도착했었어.
네가 부산으로 출장가는 바람에 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보낸 문자를 영화가 끝나고 나서 보게 되어 연락 바로 못했어
미안해.
오랫만에 둘이서 영화를 보기 위해서 나름대로 커피를 얼려서 두고 학교 다닐때 우리가 자주 했던거 에이스 적셔먹기를
하려고 준비를 해갔는데 네가 없어서 그대로 다시 들고 왔어.
그리고 표를 사서 들어가는데 내 자리는 F석 6번이었는데 자리를 찾아 가려고 하니 모두 시선이 나한테 집중이더라.
난 처음에 왜 날 볼까 하고 5초 정도를 생각을 했는데 자리에 앉고 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구
내 좌석 오른쪽에는 친한 선후배 남자 두사람 그 옆에는 남녀 커플 그리고 왼쪽으로는 외국인 부부 한국말이 아주 능숙하더라.
그 옆에도 남녀 커플 한쌍들
혼자온 나를 위해서라도 애정표현은 좀 삼가해주지 외국인 부부는 남자 손으로 여자 볼을 감싸고 영화 끝날때 까지 그러고 있더라. 내가 보는데도 그러는데 집에 가면 오죽할까 싶더라.
하여튼 네가 안오는 바람에 내가 영화보다 더 영화다운 걸 보게 됐어.
영화 제목은 "원티드" 안젤리나 졸리 여사도 나오고 나머지 남자 배우들 이름은 모르겠다.
영화를 본지가 하도 오래돼서 아니 영화를 봐도 배우 이름을 유심히 보지 않은 내 잘못도 커지 싶네.
오래전에 전해져 내려오는 방직공장의 킬러들에 대한 얘긴데 오지 못한 너를 위해서 줄거리를 대충 몇자 적을게
방직공장의 두목이 진실을 왜곡 시키고 자기만 살아남기 위해서 킬러인 아버지를 죽이기 위해서 그의 아들을
데리고 와서 킬러로 키운후 아버지를 죽이는 거였어.
지금은 만삭이지만 졸리여사의 날씬한 몸매와 매력적인 입술 내가 봐도 좋아보이던데 브레드피터는 오죽하겠냐
날씬한 두다리로 핸들을 돌리며 운전을 하고 자동차 앞 유리를 깨고 거꾸로 드러 누워서 쏴 대는 총솜씨가 장난이 아니더라.
영화는 대충 그렇게 죽을 사람 죽고 남은 주인공 어리버리는 미국에서 제일 가는 킬러로 남게되는 내용이었어.
세월이 많이 지나 내가 혼자서 널 기다리며 영화를 보고 왔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거야
다들 쌍쌍이 영화를 보는데 그건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겠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한걸. 오랫만에 전화기 꺼두고 혼자서 조용히 그렇게 한곳을 주시한 적이 여지껏 살면서 처음인듯 해
너도 혼자만의 시간을 한번씩 만들어 보길 바래.
가끔은 네 생각에 눈물이 날때도 있었어. 내가 많이 힘들때 찾아갈 곳이 없어 널 찾았을때 다른 친구들은 이 시간에 왜? 무슨일로? 였지만 넌 아무 말없이 대문 열어주면서 날 안아 줬잖아.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 참 많이 힘들었는데.
곧 세째를 낳는다고 하던데 태교 잘 하고 건강한 아이 낳길 바래.
네가 있어 나는 한번씩 소화불량인 나의 삶을 너에게서 얻은 소화제로만 살아가고 있나봐.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할때면 넌 여전히 괜찮다고만 하지.
그 고마움을 위해 준비한 영화티켓이 환불로 다시 내게 오네.
건강하고 항상 많이 웃길 바래.
세째가 태어나는 날 다시 만날수 있기를 바란다.
무더운 날씨가 밤잠을 설치게 하네. 만삭인 네가 걱정이 많이 된다.
맛난거 많이 챙겨 먹고 많이 웃어
내 영혼이 사라져 없어질때 까지 너를 유일한 내 친구로 삼고 싶은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