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TIP, 채권추심법위반이란? 불법채권추심 피의자 처벌 기준은
돈을 빌려주고 약속한 날짜가 지났는데도 돌려받지 못한다면 채권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돈을 받아내기 위해 어떤 방법이든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법은 채권자의 정당한 권리행사 자체는 보호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채무자의 사생활과 평온한 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일정한 선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법률이 바로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흔히 말하는 채권추심법입니다.
실무적으로 이 문제를 볼 때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받을 돈이 실제로 존재하는가'와 '그 돈을 받아내는 방법이 적법했는가'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채권을 추심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폭행이나 협박, 반복적인 연락, 제3자에 대한 채무사실 공개 등 법에서 금지하는 방법을 사용했다면 형사처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법채권추심 사건에서는 채권의 존재 여부만큼이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변제를 요구했는지가 중요합니다.
1. 채권추심법위반, 어디서부터 불법이 되는 걸까
채권추심법은 단순히 금융회사나 전문 추심업체에만 적용되는 법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법에서 정하는 '채권추심자'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금전대여 채권자나 채권을 양도받은 사람, 대가를 받고 다른 사람의 채권을 추심하는 사람 및 이들을 위해 추심업무를 수행하는 사람 등도 법에서 정한 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 간 금전거래라고 해서 채권추심법과 무관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폭행이나 협박 등을 이용한 추심입니다. 채무자 또는 관계인을 폭행·협박하거나 체포·감금하고, 위계나 위력을 사용하여 채권을 추심하는 행위는 법에서 명확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또는 야간에 찾아가거나 전화·문자 등으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여 사생활이나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치는 행위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야간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입니다.
또 채무자에게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서라도 갚으라고 강요하거나, 법적으로 갚을 의무가 없는 가족 등 제3자에게 대신 변제하라고 요구하면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단순히 '몇 번 연락했는가'만 가지고 적법과 불법을 기계적으로 나누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연락한 시간, 횟수, 간격, 표현의 수위, 상대방이 느낄 수 있는 압박의 정도, 직장이나 가족에게까지 연락했는지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결국 채권추심법 사건에서는 문자 한 통이나 전화 한 번만 떼어 보는 것이 아니라, 추심 과정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가족이나 직장에 알리는 것도 상당히 위험하다
불법채권추심 사건에서 특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채무자의 가족이나 직장동료 등 제3자를 추심수단으로 이용하는 행위입니다.
채권추심법은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채무와 관련해 관계인을 방문하거나 연락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계인에게 연락할 수 있는 경우에도 채무자의 채무 내용이나 신용에 관한 사실을 알게 해서는 안 되는 제한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채무자가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가족이나 직장에 연락해서 채무사실을 알리고, 이를 통해 채무자를 압박하는 방법은 법적으로 상당한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직장이나 거주지처럼 여러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채무금액이나 연체 사실 등을 공연히 알리는 행위 역시 법에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실제로 진행되지도 않은 법적 절차를 마치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법원이나 검찰 등 국가기관의 행위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이나 표시를 사용하거나, 자신의 법률적 권한이나 지위를 사실과 다르게 표시하는 행위 역시 금지 대상입니다.
채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채무자의 명예나 사생활을 침해할 권리까지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이 구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채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과 채무자의 주변 사람들을 압박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추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돈을 받을 권리가 있으니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판단은 위험합니다. 오히려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보낸 문자나 통화 내용 하나가 이후 형사사건에서 중요한 증거로 사용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3. 불법채권추심 피의자는 어느 정도 처벌받을까
채권추심법위반의 처벌은 모든 행위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금지행위를 위반했는지에 따라 법정형 자체가 달라집니다.
가장 무겁게 규정된 유형 중 하나가 폭행·협박·체포·감금 또는 위계·위력을 사용한 채권추심입니다.
채권추심법 제15조에 따르면 이러한 방법으로 추심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 또는 야간 방문·연락을 통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고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침해하는 행위 등 법이 정한 일부 위반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법이 금지하는 방식으로 관계인에게 연락하거나 법원·검찰 등 국가기관의 행위로 오인하게 할 수 있는 표시를 사용하는 일정한 위반행위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합니다. 법률에 적힌 법정형의 상한과 실제 사건에서 선고되는 형량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실제 처벌을 판단할 때는 추심 방법과 기간, 반복성, 위협의 정도, 피해 정도, 범행 경위, 동종 전력, 범행 후의 태도 등 개별 사정이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또한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채권추심법 외의 다른 형사법상 범죄가 문제 되는지도 별도로 살펴야 할 수 있습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그래서 초기 대응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자신의 행동을 단순히 '돈을 받으려고 연락했을 뿐이다'라고 설명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확인하려는 핵심은 돈을 받을 권리가 있었느냐에 그치지 않고 어떤 말을 했는지, 몇 차례 연락했는지, 어느 시간대에 연락했는지, 가족이나 직장에 어떤 내용을 전달했는지,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의 압박을 가했는지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채권추심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대응 중 하나가 본인의 행동을 지나치게 가볍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채권의 존재가 명확하더라도 추심방법의 위법성은 별도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채권추심법은 채무자를 무조건 보호하고 채권자의 권리를 제한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당한 채권은 적법하게 행사하되, 사람을 위협하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돈을 받아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정한 법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따라서 채권추심법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감정적인 해명보다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문자와 메신저 내용, 통화내역, 녹취, 방문 횟수와 시간, 상대방에게 실제로 사용한 표현, 가족이나 직장 등 제3자에게 연락했는지 여부 등을 시간 순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료를 토대로 해당 행위가 법에서 금지하는 채권추심행위의 구성요건에 실제로 해당하는지, 고의가 인정되는지, 행위의 반복성과 위협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다른 범죄가 함께 성립할 여지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불법채권추심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돈을 받을 권리가 있었다'는 주장만이 아닙니다. 정당한 권리가 있었더라도 그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까지 정당했는지가 형사책임을 가르는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채권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절차를 밟는 것이 좋고, 이미 채권추심법위반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보기보다는 실제 연락과 추심 과정 전체를 객관적으로 점검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광고책임변호사 : 김범식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