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월 은 / 피 천 득(수 필)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
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
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신록을 바라다 보면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
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 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가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카페 게시글
아름다운~시
오월은 ㅡ 피천득 ㅡ
유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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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
23.05.28 09:3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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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녹색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잘 표현한 아름다운시 잘 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