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2월 세번째 토요일로 우리 열두회사랑등산회 정례산행일이다.절기 상으로는 입춘에 이어 두 번째 절기인 우수를 맞이하긴 했지만,겨울 옷을 벗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기도 하는 애매한 때이기도 하다.오늘 이른 아침 서울 지역 기온이 영하 7도를 예보하기도 했으니 그럴 거라고 미뤄 짐작할 뿐이다.
우수雨水라는 말은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의미가 있으며,"우수雨水 경칩驚蟄에 대동강도 풀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이제 봄기운이 돌고 새로운 싹이 틀 준비를 하는 생명의 기운을 느끼기도 하는 희망의 시절이기도 하다.
지난 시절 농촌에서는 농사짓기 일환으로 이때 쯤 병해충 예방을 위해 논밭두렁을 불질러 태워 사방이 희끄무레한 연기로 뒤덮힌 모습을 보았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우리 모임에서는 지난 산행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아직 겨울철 등산로가 군데군데 빙판이 숨어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운동삼아 걸을 수 있고,700년 가까이 왕조를 이어갔던 백제역사유적지를 찾기로 했다.나 개인적으로는 백제역사유적지와 올림픽공원이 따로 떨어진 곳으로 알고 사전답사까지 한 바 있으나,그건 내 인식의 폭과 안목이 짧았음을 알게 한 결과이기도 했다.현지에 와 신문기사, 올림픽공원 안내 팜프렛을 보고 700년 왕조 한성백제의 유적은 거의 올림픽공원 경내 몽촌토성夢村土城과 석촌동고분군,이웃한 강동구 관내 한강변 풍납토성風納土城에 널려 있음을 확인한 계기가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모이는 곳으로 송파구 방이동 소재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에서 10시에 모이기로 하고 나갔더니 벌써 회원들 대부분이 나와 바로 옆 찻집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며 추위를 피하고 있었다.모두 열다섯 사람이었다.(김희중,노의영,박상기,박순호,변행명,유기갑,이경로,이윤태,이정윤,이종주,정동수,정병대와 그 부인,황규철,양재록 등)
우리는 곧바로 길을 건너 올림픽공원 정문에 들어섰다.(올림픽공원 정문은 몽촌토성역 1번 출입구임)
올림픽공원 정문에 들어서니 우리 모두에게 낯익은 평화의 문이 맞아준다.위 사진부터 정문에 있는 평화의 문을 지나고 있는 동기들 모습,참여회원 전체 기념 사진(촬영 미숙으로 장애물이 가리고 있음-죄송),당시 대통령 노태우 이름으로 "인류人類에 평화平和를 민족民族에 영광榮光을"이란 표지석이 설치돼 있는 모습이다.
이곳 올림픽공원은 우리 세대 모두 다 알다시피 86아시아경기,88올림픽경기가 열리기 전 송파구 방이동 88번지에 두 국제경기를 앞두고 1984년 4월 착공~1986년 4월 완공해 미리 건립되었던 곳으로
연 면적 43만8천여평이며,서울시에서 1823억원의 사업비를 드렸다 한다.한편 이곳에는 체육,문화예술,역사,교육,휴식 등 종합공원으로 자리매김해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서울시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해 보면 감회가 새롭기만 하다.
당시 두 경기를 앞두고 각종행사에 동원되느라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에 도착한 후 운동장 안팎에서만 머물다가 오후 행사를 다 마치면 근방 풍물새마을시장(지금의 신천역-잠실새내역으로 개명-부근 시장이 형성돼 있음)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얼큰하게 취해 귀가하곤 했으니 어느새에 올림픽공원을 구경할 수 있었으랴!!
거의 30여년의 세월이 흘러가버렸다.역시 세월 무상無常이라 해야겠다.
평화의 문,평화의 광장을 지나면서 뒤를 돌아보니 잠실롯데월드타워가 그 위용을 뽐내는 듯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가까운 곳에 있는 듯 우뚝 서 있다.2009년 5월 착공~2016년 12월 22일 완공,2017년 4월 3일개장 예정,지하 6층 지상 123층 555m 높이란다.건축비는 3조8천억원이고,놀랍다.
올림픽공원 내 길안내 표지판이다.백제유적지 관람지인 몽촌역사관,백제집자리전시관,한성백제박물관 등 오늘 가봐야할 곳도 표시되어 있다
평평한 길을 뒤로하고 올림픽공원 내 몽촌토성을 향해 약간 오르막길을 걷고 있다.오전이라 아직 날씨는 쌀쌀하고 동기들 옷매무새를 보면 추위 대비 상당한 준비를 하고 나온 모습으로 보인다.두툼한 잠바며 머리에 쓴 벙거지 모자까지...
몽촌토성의 알림 표지판이다.
몽촌토성은 둘레가 약 2.7km이고,높이 6~7m,3세기 초 축조,1982년 7월 22일 사적 제297호로 지정되었고,80년대 중반 2차례 발굴조사 결과 지금까지 확인된 바 없는 특수한 토성구조임이 밝혀졌다고 한다.
몽촌토성 위를 걸으며 주변을 살폈다.이런 모습만 보면 현재의 개념으로 "이게 뭔 성이라고 할까?"싶지만 지금의 등산코스로만 알고 있는 남한산성 줄기 남한산 자락이 뻗어나온 자연지형을 이용했던 옛 3세기 전후에 축조됐다는 사실史實을 염두에 두고 걷다보면 백제선인들의 지혜를 읽어내지 못할리도 없지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단순한 흙을 모두워 쌓아가다보니 허물어질 우려가 있어 바로 옆 성내천의 찰진 진흙을 접착제(?)로 사용해 단단한 토성축조에 심혈을 기울린 거 같다는 전문 고고학자들의 주장을 허투루 넘길 일은 아닌 성 싶다.
풍납토성을 따라 편안한 발걸음을 했다.막힘도 없고 오름도 없고 내리막도 없는 펑퍼짐한 길,이게 바로 아시아경기,올림픽경기를 치르기 위해 사전 조성한 올림픽공원이구나!란 생각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1시간 남짓 걷다보니 "어디 적당한 디서 좀 쉬어가드라고...^^잉^^" 이런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주변을 둘러보며 걷다보니 마침 몽촌토성 아래 언덕배기 같은 양지바른 곳이 눈에 들어온다.군데군데 의자도 놓인 곳이 더러 있지만 이런 날씨에 웬 의자며 탁자랴.
곱게 자란 안방 아랫묵 같은 잔듸밭에 포근히 안겼다.각자 배낭을 벗어 가져온 간식을 펼쳐놓고 먹으며 죽암 박상기 동기가 준비해온 막걸리를 꺼내 마개를 틀어 따를 채비를 하는데,여기 올림픽공원 제복입은 지킴이 씨가 무전기를 손에 들고,신분 표찰인 듯 싶은 '쯩'을 목에 걸치고 저쪽에서 다가오는 게 보인다.동기 중 누군가가 "어 어^^ 잔듸밭에 들어와 앉았다고 나가려고 할려나?" 걱정스런 말투다.귀도 밝아 그 소리를 들은 듯 그 지킴이 씨 "아니요,즐겁게 놀러오셨는데,저~그게 아니고 공원에서는 음주를 못하게 되어 있는데 젊은이들이 보면 우리 입장이 난처해지니 보이지 않게 하시거나 푸른색 막걸리병이 안보이게 하고 드시기 바랍니다.죄송합니다...."하는 게 아닌가!
아아^^그렇구나,그렇기도 하겠네 하며,펼쳐놓은 간식거리로 안주삼아 막걸리병은 검정비닐 봉지에 넣어 가리고 따라마시는 촌극도 있었지라요.(11시30분)
다시 몽촌토성에 올라(?) 여유롭게 3~4명 씩 걷는 모습이다.아래 사진 왼쪽부터 유기갑,황규철,이종주,박상기 동기 등이다.
"나홀로나무"를 배경으로 폼 잡고 있는 우리 모임의 좌장 이종주 동기의 모습이다.이 나무가 무슨 나무인가 가까이 가 봤더니 은행나무였다.수령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나 고목이 다 된 모습에 쓸쓸함이 느껴졌다.
걷고 또 걷는 길 몽촌토성길,오랜만에 산행에 참여한 유기갑 동기 모습을 올린다.자주 나와주면 좋지만 이따금이라도 이렇게 나와 함께 동기애同期愛를 나눌 수 있으면 하고 다른 동기들에게도 윙크를 보낸다.
지난 해 해외여행 다녀온 후 바쁜 일상 때문이었는지 못나오다가 오늘 모처럼 얼굴 모습을 보인 노의영 동기가 "거기 잠간 서 보소"해 찍힌 내 모습이다.총무랍시고 회원 뒤치닥거리 하다보니 마냥 허덕거려 사진도 제대로 못찍곤 한데,노 동기 덕분에 얼굴을 내밀어 봤다.노의영 동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가급적 자주 나와 함께 정담情談 나눌 기회가 많았으면 하고 역시 윙크를 보낸다.
백제집자리전시관 해설 홍보판과 옛 백제집자리가 발견된 터를 중심으로 실내야구장 돔 형태로 지어서 우리 후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시설이다.기원 전 18년부터 475년까지 이곳 한성백제도읍지에서 무려 493년 동안 백제왕조가 이어왔던 곳.고구려 장수왕의 침공으로 475년 공주,부여 등으로 천도하기까지 백제 왕조 전체 678년 중 72.7%를 이곳에서 존립했던 곳.지금으로부터 1550여년 전의 백제역사의 흔적을 살피며 온갖 상념이 뇌리를 훑고 지나간다.역사歷史에 가정假定은 없다지만 고구려 장수왕 때 연개소문에 의한 침공이 없었거나 후에 나당연합군에 의한 백제의 멸망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역사는 어떻게 전개되어 왔을까 하는 부질 없는 생각을 해본 순간이었다.
백제집자리전시관 안에 발굴 설치된 집자리 형태 그대로의 모형을 만들었다.당시 집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개념의 집터가 아니고 움막이거나 토굴 형태로 상정되며 그 위에 나무섶,볏짚 기타 눈,비,바람 등을 막거나 피할 수 있는 원시적 시설로 보면 된다고 한다.
백제의 융성 발전기를 설명해 놓은 내부 벽면시설을 사진을 찍어 올렸다.우린 이미 배웠던 삼국시대 역사지만 백제의 멸망도,고구려의 멸망도,신라 천년 사직의 멸망도 일종의 우주기운의 흥망성쇠려니 하며 세상사에 무력한 인간들의 작위作爲, 부작위不作爲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위 사진 석 장은 백제역사유적지 몽촌토성 북쪽 가까운 곳에 위치한 풍납토성風納土城에 관계된 시설들이다.
백제 시조 온조 왕이 처음 도읍지로 정한 곳이라 하며,역사에 나오는 하남위례성河南慰禮城이라고 학계에서는 인정하고 있다 한다.
다만 오늘 우리 동기 일행은 몽촌토성과 올림픽공원도 돌아다니는 게 시간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되어 가지는 못하고 다음 기회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위 자료는 사전답사 시 강동구청역 위쪽 풍납토성 첫 구간이 있는 곳이고,들머리에 우리 학창시절 애송했던 청록파 시인 혜산兮山 박두진朴斗鎭(1916.3~1998.9,경기 안성)의 시 "해"가 고인돌 바위에 음각돼 있어 읽어보고 사진을 찍어 올려 봤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얼마나 암송과 낭송을 했던가! 풍납토성에 갈 기회가 있거던 옛 정념을 되살려 보는 계기가 있었으면 싶다.
한성백제박물관 부설 백제학연구소 라는데,앞으로 이곳에서 더욱 한성에서 꽃피웠던 백제 유물,유적지 발굴에 힘 쓸 곳이라 한다.
오늘 우리 일정 상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한성백제박물관으로 향하고 있는 발걸름이다.결국 저 오른쪽 아래에 풍납토성역이 있고 일주를 한 셈이 되겠다.
한성백제박물관 앞에 닿아 전체 기념사진을 찍고 아래에는 다시 더 가까이 친한(?) 일곱 사람이 역시
단체로 사진을 찍었다.왼쪽부터 변행명,박상기,유기갑,이종주,이경로,이정윤,이윤태 등기들의 모습.
한성백제박물관에서는 2층에 항상 한성백제 유물,유적을 전시하고 있는 공간으로 쓰이고 있지만,
1층에는 특별전시 용으로 쓰이고 있다는데 2016.12.29~2017.2.26 기간 현재 고구려 고분벽화 특별전시를 하고있다.고분 벽화는 무덤 벽에 그림을 그렸다는 것인데,3국시대 고구려에서만이 고분 벽화가 남아 있다고 해설가가 설명해 주기도 했다.맨 아래 사진 앞 도리우찌 쓴이가 해설을 해주는 분이다.
그이 앞에서 동기들이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이고.
위쪽 사진 넉 장은 고구려 시대 고구려인의 일상생활 상을 그려놓은 벽에 걸린 사진이다.고구려가 서기 전 37년 건국 668년에 나당연합군에 멸망했으니 705년 간 이어진 왕조로 1300여년 전후의 우리 옛 조상들의 생활 모습으로 상상하면 되겠다.
몽촌토성,풍납토성,하남위례성 등 역사책에 나오는 전문용어,그게 서울의 한 복판 올림픽공원과 그 주변에 널려 있다니 가히 놀랍다.서울에 수십년을 살아오면서도 말로만 듣고,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린 무관심의 정신자세를 심히 자책해 본다.'역사야 미안하다.백제야 미안하다'고 사과해 본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러 온 음식점 간판,금강산감자탕방이본점이다.이 지역에 사는 노의영 동기의 안내를 받아 오게 되었다.
주문한 음식이 전열기판 위에서 끓기를 기다리고 있는 동기들 모습 이모저모다.손님이 꽉 차서 일행이 한 곳에 모두워 앉지 못하고 네 사람은 다른 식탁에 앉아야 했다.(오후 1시)
식사를 마치고 음식점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신호를 기다리는 동기들 모습이다.맑은 날씨에 못마시는 막걸리 한 잔 씩을 들었는지 모두들 불콰한 얼굴모습이다.부끄러워 저러지는 않을텐데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는지 양 볼을 손바닥으로 감싸는 모습이 좀 색다르기는 하다.
열두회사랑등산회원 여러분,오늘 우리 모두는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山行이 아닌 산책散策이랄까 散步라할까 쉬엄쉬엄 걸으며 정담을 나눴습니다.그러면서 86아시안게임,88올림픽게임을 상징한 "올림픽공원"을 거닐며 대표적 백제역사유적지라 할 몽촌토성夢村土城을 돌아 봤습니다.
또 오늘따라 많은 동기회원이 한 자리에 함께 해 주시기도 했습니다.이런저런 일로 인해 모두 즐거워하시는 모습에 저도 취한 듯합니다.
늘 더 건강에 유의하시기를 바라며 산행기를 이만 마침니다.고맙습니다.
첫댓글 등산만 산행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나이엔 정도의 차이가 있을거요 벌써 무릅이나 허리가 예전같이 않다고 몇분이 말씀을 해요.
산책도 몸을 움직여 줘서 밥맛도 돋고 술맛도 생성해줘요, 하루를 벗들과 정담을 나누는 날짜도 그리 많이 남지 않으이?"
어찌 지내다보면 하루가 지루할때도 있으나 한달은 휙~~ 또 일년은 총알처럼,금년도 두달이 지나고 있소이다.
매번 산행글을 읽을때 마다,역사공부에 부족한 내가 세삼 공부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총무님 중촌!! 산행글 위에서 8호선"夢村土城驛"을 "風納土城驛"으로 기재 되어있어서 바로 잡습니다.
엊그제 2월 18일 우수날 등산을 하러갔지만 산이 없어서 등산은 하지 못하고 꿈에본 마을 몽촌 구경을 잘했습니다 지역사령관 노의영 동문의 안내를 잘해주어서 고맙고,, 무엇보다도 등산동문이 15명이나, 나와서 재미있었습니다 우리 중촌 선생이 맛있는 감자탕 사주어서 고맙습니다 또 이다음 봅시다 안녕 안녕
어제 늦게 산행기를 마치느라고 오늘 내내 비실비실 하다가 카폐에 들어와 보니 죽암이 부지런한 탓으로 일찍 산행기를 읽었네요.앞서 산행일정 통지 때도 몽촌토성역이라 할 걸 풍납토성역이라 해 보냈더니 어느 동기가 "몽촌토성은 있는데 풍납토성역은 어디 있나요?"하고 온 메시지를 보고서야 아^^착오였다는 걸 알고 곧 정정 통지한 바도 있었는데,또 이번 산행기에도 같은 착오를 범한 걸 보면 아무래도 좀 이상스럽다는 생각을 해봅니다.이 '반성문'을 올린 후 바로 고치겠습니다.그래도 죽암 같이 잘못된게 있거나 보이면즉시 죽비를날려주니 오히려 고마 따름이지요.앞으로도 사심 없는 '지도편달'로 모든 게 바로잡혀졌으면 합니다.
그토록자세히산행기를쓰다보면모든게다소진되네마치산행기한권을읽는기분이네너무고맙고감사하네회원이많이나오면왠지힘이나제건강한모습으로보니즐거웠네소식늦었네
指導鞭撻까정은?"
mms에도 그랫다고 하더니 나도 종종 그런적이 있어요.
오헤,육해랑 하시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