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 풀코스 마라톤 대회 100회를 채우게 된다.
하나의 과정일 뿐이긴 해도 "100"은 의미를 부여하기에 꽤 괜찮은 숫자다.
의미있는 대회에 4시간 안에는 들어와야겠기에 한 주동안 중량스쿼트와 같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최대한 자제했다.
이번 대회는 평촌마라톤클럽 상반기 공식행사이면서 100회 완주를 축하해주는 자리다.
회사에서는 강선화와 유지현이 함께 하기로 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새벽밥을 억지로 먹다시피 한 후 폭우가 쏟아지는 길을 강선화와 함께 청주 무심천 행사장으로 향했다. 6시 30분, 발열체크를 하고 옷을 갈아입자 평마 회원 30여명이 도착한다.
7시 30분 희종형님과 재문형님 그리고 갑장 2명에 전규창씨가 나를 에워싸는 듯 그룹을 이룬다. 이 대회는 무심천 10.55km를 2회 왕복하는 방식으로 치뤄진다.
김천과 달리 비는 오지 않았지만 잔뜩 흐린 날씨에 습도가 무척 높다. 전규창씨가 자꾸 앞서려는 나의 팔을 잡으며 콘트롤을 해줬고, 희종형님은 급수에다 파워젤을 공급해준다. 황제 마라톤과 다를 바 없다.
두번째 터닝하고 돌아오는 길이 뒤에서 바람이 불어주기는 했지만 못견딜 정도로 후텁지끈하다. 혼자 뛰는 대회라면 아마 속도를 급격하게 낮췄겠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그럴 수가 없다.
5km까지는 버텼지만 나머지 5Km 지점에서 무너져 버렸다. 이러나 저러나 서브 4는 할 수 있다는 안도감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른다.
500m 남기고 응원하던 태규형님이 건네주는 맥주를 마시자, 이어서 대형 현수막을 들고 회원들이 내 이름을 외치며 나타난다. 전마협 대회가 거의 나를 위한 행사처럼 되어 버렸다. 삼페인을 터트리고 꽃다발을 주며 분위기는 한층 고조된다.
3시간 56분 41초가 기록이지만 17등이다. 1회전 때는 50등 정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고온다습한 날씨 때문에 많은 주자들이 뒤쳐지거나 포기를 했다고 한다.
전마협 장영기 회장으로부터 100회 완주패를 받은 후 자리를 옮겨 회식자리에서는 경호형님이 직접 제작한 기념패를 덤으로 받았다. 글귀가 참 마음에 든다.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100회 완주 기념 행사가 되었다. 아주 오랫동안 기억할 만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