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티모 1,1-3.6-12; 마르 12,18-27
+ 찬미 예수님
오늘은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보니파시오 성인은 675년 영국에서 태어나셨고, 베네딕도회에 입회하신 후 독일에서 선교하시는 한편, 당시 이교도적 생활 방식에 젖어 있던 독일 교회의 회개를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하셨습니다.
보니파시오 성인은 수많은 어려움에 맞서 독일 교회를 개혁하셨고, 교황님 명에 의해 주교님이 되셨습니다. 기원후 754년, 마지막 선교 중에 동료 53명과 함께 견진 성사를 준비하시던 중 이교도의 습격으로 살해되셨습니다.
보니파시오 성인은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셨지만, 그 지위를 버리고 수도자가 되셨고, 영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교회의 개혁을 위해 주교님이 되셨으며, ‘착한 목자는 자기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씀을 실천하셨습니다.
마르코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 당신에게 도전하시는 종교 지도자들과 다섯 번에 걸쳐 논쟁을 벌이시는데요, 지난 토요일에는 수석 사제, 율법학자, 원로들이 찾아왔고, 어제 복음에서는 그들이 보낸 바리사이와 헤로데 당원들로부터 도전을 받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사두가이들이 와서 시비를 겁니다.
사두가이들은 당시 영향력 있는 사제나 상인 등 부유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이었습니다. 이들은 로마 당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특권을 누리며 살았는데요, 모세오경만을 성경으로 인정했고 부활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현세적이고 정치 지향적이었으며, 최고 의회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였기에, 예수님의 죽음에 직접 관여한 세력 중 하나라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떠보기 위해 일곱 형제와 차례로 결혼하게 되는 여인의 이야기를 만들어 질문을 던집니다. 그들은 신명기의 후손에 관한 규정(신명 25,5-10)을 이용하여 이야기를 만들었지만, 이 법규는 구약 시대 초기에 제정된 것으로 후대에 가서는 점차 등장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너희가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능력도 모르니까 그렇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씀하십니다. 우선 하느님의 능력은, 죽은 이에게 생명을 도로 주는 것이 아니라, 죽은 이가 완전히 새롭게 변모된 존재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성경 말씀을 인용하시는데, 사두가이들이 인정하던 모세오경의 탈출기를 인용하십니다.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이 말씀이 왜 부활의 증거가 되느냐에 대해 어떤 학자는 이 말씀의 시제가 현재형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즉, 하느님께서, ‘나는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의 하느님이었다’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그들의 하느님이다.’라고 말씀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탈출기 히브리어 본문에는 동사가 없고, 이를 그리스어로 옮긴 70인 역 성경이 이렇게 현재형 시제를 쓰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이론은, 하느님께서 인간과 맺으신 계약과 약속이, 인간의 죽음으로 끝날만큼 그렇게 일시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에게 약속을 하셨는데, 그들이 죽고 사라졌다면 하느님께서 그 약속에 충실하실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살아 있기에, 그들과 맺은 계약, 약속에 충실하십니다.
오늘의 말씀을 “나는 김우현의 하느님, 김성임의 하느님, 김청연의 하느님이다.”로 바꾸어서 묵상해 보시면 어떨까요? 저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아버지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하느님께서 ‘그들이 지금 나와 함께 있다’고 말씀하신다는 보증이 되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우리는 하느님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이라 부릅니다. 우리 주 예수님께서 부활하여 살아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하느님을 신뢰하고, 그 하느님 안에서 살아갑니다.
보니파시오 성인의 말씀을 인용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교부들과 성경에서 … 선례를 찾을 수만 있었다면 교회의 행정 직책을 기꺼이 내놓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정이 이렇게 하는 것을 허락지 않고 또 진리는 … 패배당하거나 기만당할 수 없기에, 내 지친 영혼은 솔로몬을 통하여 이렇게 말씀하신 분께로 피신합니다.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신뢰하고 네 자신의 명철에 의지하지 마라. 무슨 일을 하든지 그분을 생각하라. 그러면 그가 네 앞길을 곧바로 열어 주시리라.’”
영국을 떠나는 보니파시오 (20세기 초 상본)
출처: Saint Boniface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