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스위스 주가 폭락… 금융 불안 재확산
장중 한때 30%까지 떨어져… BNP파리바 등 거래 일시중단
김은정 기자 김성모 기자 홍준기 기자 입력 2023.03.16. 03:00 조선일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세계적 투자은행(IB)인 스위스 크레디스위스에서 부실 충격이 발생했다. 미국 증시 반등으로 안도감이 일었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유럽발(發) 악재로 다시 휘청이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유럽에서도 세계적 투자은행(IB)인 크레디스위스 부실 충격이 발생했다. 2021년부터 불거진 크레디스위스 위기설은 14일(현지 시각) 공개된 2022년 회계 보고서를 계기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말 스위스 베른시에 있는 크레디스위스 은행 지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크레디스위스 주가는 15일 오후 2시 현재(현지 시각) 스위스 증시에서 장중 30%까지 폭락하며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소시에테제네랄과 BNP파리바 등 유럽 대형 은행의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면서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3% 정도 하락한 상태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크레디스위스는 2022년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고, 회계 부문 내부 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으며 고객 자금 유출을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례 보고서가 나온 이후 크레디스위스 지분 9.9%를 보유한 최대 주주 사우디국립은행(SNB)이 “추가 금융 지원을 할 수 없다”고 발표하면서 주식 투매가 일어났다. 크레디스위스는 작년 4분기에도 1100억스위스프랑(약 157조원) 규모의 고객 자금 유출이 발생하는 등 크게 흔들렸다.
크레디스위스 주가 폭락 사태는 SVB 파산과 원인은 다르지만, 은행의 신뢰가 깨지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뇌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크레디스위스 주가 폭락 여파로 범유럽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는 3.36%(현지 오후 2시 현재) 급락하고, 미국 뉴욕증시는 15일 1% 안팎 약세로 출발했다.
크레디스위스 주가 추이
유럽 대형 은행들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SVB 사태의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 재무부가 나서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등장해 “당신의 예금은 안전하다”고 조기 진화를 위한 총력전을 폈다. 하지만 유럽 대형 은행들의 주가 하락은 어떤 식으로 번질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레디스위스 주가 폭락은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 암마르 알 쿠다이리 회장이 “규제 때문에 우리가 CS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돼 더 많은 금융 지원을 할 수 없다”고 지원 중단을 선언하면서 방아쇠가 당겨졌다. 사우디국립은행은 지난해 약 14억스위스프랑을 들여 크레디스위스의 지분 9.9%를 인수했다.
크레디스위스는 2022년 연례 보고서를 통해 회계 내부 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이 발견된 적도 있어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21년 파산한 영국 그린실 캐피털과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에 대한 투자 실패 탓에 막대한 손해를 입고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당시 사우디국립은행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투자은행(IB) 부분은 다른 브랜드로 분리했으며, 2025년 말까지 9000명을 감축하는 구조 조정 방침도 밝혔다.
◇무디스 “美 은행 경영 환경, 급속히 악화”
15일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하면서 전날 미국 증시 반등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도감이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SVB 파산 여파도 남아있는 상태다. 미국의 세계 3대 신용 평가사의 하나인 무디스는 미국의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파산 위기설이 돌았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미국의 지역 은행 6곳에 대해서는 신용 등급 강등도 검토 중이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청산한) 실버게이트은행, (연쇄 파산한) SVB, 시그니처은행에서 벌어진 예금 인출 사태 등으로 미국 은행들의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했다. 신용 등급이 떨어지면 자금 조달 금리가 높아져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문제다. SVB의 경우에도 무디스의 신용 등급 하향 계획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뱅크 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촉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점에서 은행 6곳에 대한 무디스의 신용 등급 강등이 현실화하면 ‘악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예금 전액 보장을 약속하고, 소비자물가도 8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크레디스위스 여파에 따라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파산 위기설에 시달렸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14일(현지 시각) 한때 70% 가까이 반등했다 27% 오른 39.63달러로 거래를 종료하기도 했다. 14일 미국 뉴욕증시에선 자이언(+4.5%)·코메리카(+4.0%) 등 다른 은행주들도 반등했다. 15일 아시아 증시는 전날 미국 증시에 이어 훈풍이 불었다. 지난 14일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31%, 3.05%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0.03%), 중국 상하이종합(0.55%), 홍콩 항셍(1.52%) 등도 상승했다.
◇국민연금, SVB 주식·채권 1400억 육박
SVB 파산으로 국내 금융권이 직접적인 충격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국민연금이 SVB 주식과 채권 1389억원(작년 말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정부는 SVB의 예금은 전액 보호해 주기로 했지만, 이 은행과 관련된 주식·채권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날 국민연금이 최영희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SVB 주식을 1218억원(위탁 투자분 923억원어치 포함) 보유하고 있었다. SVB 채권에도 작년 말 기준 171억원을 투자했다. 국민연금은 “주식의 경우 지난 10일 거래 정지 조치에 따라 매도 등 단기 대응은 불가능한 상태”라고 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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