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수도
소우주 정석현
매화꽃 하얗게 남쪽 하늘을 만들고
꽃샘바람 시샘을 하더래도
따스한 햇볕에 동백꽃은 빨갛게 정열을 불태우네
세월은 병들어도 갈 길을 가는데
기계와 우리는 늙어서 멈추면 육과 혼은 분리되는 것을
숨차게 발전해온 조국의 들판 길을 가로수는 달린다.
소가 목탁을 치며 염불을 하는 시대에
유람선의 한려수도 파도에 춤춘다.
무대엔 사이키 조명이
우크라이나 아가씨들이 반나체를 만들고
춤추는 율동에 관객은 춤 흘린다.
시원스럽게 펼쳐진 푸른 바다
한려수도가 남해를 만들어
햇살에 반사되는 반짝이는 물결은
갈매기 사랑을 만들어 꽉 봄을 노래하누나
섬과 섬을 연결하는 사랑의 다리가
밤의 다리를 꼬이게 만들면
낙동 화력 발전소는 열정을 불태우느냐
사랑도 윗섬(상도) 아랫섬(하도) 사이 남녀의 동강이 흐르고
남서쪽 수유도 산줄기 따라 지리산 불모산 가마봉 옹녀 봉으로 이어지는
기암절벽과 암용이 수용 그립다고 해본다.
물길의 칠현봉은 아기자기한 산세로
옹녀봉의 부푼 젖가슴이 거문고를 타는 듯
설화에 얽혀있는 신비스러운 한려수도!
선인 바위 아래 바람 동굴이 지나가면
와룡산 용한 마리가 하늘을 사랑하며
삼색 코끼리바위가 바닷물에 춤추고
남일대 해수욕장엔 총각 때 내가 수영했던 곳(군생활 때)
사자바위는 새끼를 보듬고 콧노래 부른다.
닭 섬에선 병아리 소리가 들려 올 듯
흰 보 섬 이 아가씨를 잠재우는데
신선봉엔 선녀가 춤을 추고
병풍바위 만물상 바위 쌍굴 상도 바위엔
득남을 기도하던 여인은 간곳없고
옥황상제가 다녀간 지는 모르지만
선녀들의 베를 짜는 베틀 소리는 고요한 바다 위 파도 소리에 철석 인다
고요한 바다
한려수도!
스님은 바람을 보내고
휘파람 불며 산으로 오르는 스님 바위가 목탁을 치느냐?
잔잔한 물결에 노 젖는 크루즈
갈매기 날갯짓에
파란 하늘은 바다를 만들어간다.
2020년-10년 3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