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심하지 않은 ‘수면무호흡증’도 인지장애와 뇌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코골이가 있는 사람은 수면무호흡증이 함께 있을 가능성이 70% 이상이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31일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장기간 수면무호흡증이 성인의 뇌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수면무호흡증 지속이 집중력·시각정보처리 관련 영역에서 뇌손상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수면무호흡증이란 잠을 자는 동안에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거나 상기도가 자주 좁아지면서 호흡을 방해하는 수면장애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수면의 질을 낮춰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한다.
다만 수면무호흡증이 장기간 이어질 때 환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낸 연구는 아직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장기간·대규모 추적관찰을 통해 수면무호흡증이 성인 뇌구조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자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는 성인 1110명을 ▲정상군(1~2차 음성) ▲호전군(1차 양성~2차 음성) ▲발생군(1차 음성~2차 양성) ▲지속군(1~2차 양성)으로 분류했다. 이후 1차(2011~2014년)와 2차(2015~2018년) 등 4년 간격으로 뇌·자기공명영상(뇌ㆍMRI)와 신경인지검사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결과 수면무호흡증 발생군에서는 집중력과 시각정보처리 기능과 관련 뇌영역에서 손상을 확인한 반면 수면무호흡증 호전군에서는 손상된 시각기억 경로 회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수면무호흡증 지속군에서는 시각기억과 관련된 뇌손상이 발견됐으며, 이러한 변화는 60세 이상과 남성에게서 더욱 잘 드러났다.
질병관리청이 지원한 이번 연구는 수면무호흡증의 조기 발견·치료 관련 정책을 만드는 데 활용될 전망이며, 미국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참여한 수면무호흡증 환자 대부분 경증임에도 인지저하·뇌손상이 확인된 것으로 보아 앞으로는 경증 수면무호흡증도 치료·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창호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예후가 좋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고령화 사회에서 치매·인지장애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