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꽃문화제’를 ‘세계연꽃문화제’로
안골은빛수필문학회 은종삼
한여름이 즐겁다. 천년 전주의 향기가 온 나라로 풍겨나갔다. 올해 제13회째 맞이한 ‘전주연꽃문화제’가 지난 7월 18~19일 이틀간 전주 덕진공원에서 성황리에 열린 덕분이다. 4만2천㎡의 광활한 연못의 연꽃이 녹색바탕에 분홍색 봉오리로 장관을 이루었고, 그윽한 연꽃향기는 선남선녀를 모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전국에서 600여 명의 사진작가들이 몰려와 올해 최고의 연꽃을 담아내느라 더위를 잊은 듯했다. 시민과 관광객 등 3만여 명의 관람객이 운집하여 전국적인 명소임을 실감케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개회식 축사에서 “전주덕진공원은 연꽃으로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다”며 “전주연꽃문화제를 앞으로 세계연꽃문화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고 했다. 김성주 국회의원은 덕진 연못은 역사성이 깊은 곳으로 세계적인 생태공원으로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세계적인 공원과 연꽃문화제는 참으로 희망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사)우리문화연구원(이사장 금산사주지 성우 스님)이 주관하고 전라북도와 전주시, 전북은행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전주연꽃문화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전주만의 동네잔치가 아닌 전국적인 행사로 발전해왔다. 모두가 연꽃향기를 맡으며 연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기를 염원했다. 전주연꽃사진촬영대회를 비롯하여 연꽃가요제, 합창제, 용왕제, 전통문화체험, 연꽃 만들기, 연음식 전시체험, 등 보고 듣는 것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즐기는 한마당잔치였다. 모창가수 나운아 공연과 거리의 악사 혜광 스님의 색소폰 연주에 환성과 박수갈채가 이어졌고, 비빔밥 나누기, 스님 짜장, 전통 떡 나눔 행사 등으로 한여름 밤이 짧았다.
성우 스님은 부처님을 상징하는 연꽃의 열 가지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첫째,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고고히 자라서 순결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둘째, 연꽃잎 위에는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물지 못한다. 곧 악에 물들지 않는다. 셋째, 연꽃은 그 어떤 곳에 있어도 푸르고 맑은 줄기와 잎을 유지한다. 단 1%도 청정함을 잃지 않는다. 넷째, 연꽃이 피면 시궁창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가 연못에 충만해진다. 다섯째, 연꽃의 모양은 둥글고 원만하여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온화해진다. 여섯째, 연꽃의 줄기는 강한 바람에도 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유연하다. 일곱째, 연꽃을 꿈에 보면 좋은 일이 생기듯 연꽃을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 여덟째, 연꽃은 필 때부터 동시에 열매를 맺는다. 우주의 이치나 인간의 행동에는 반드시 인과(因果)가 결정되어 있다. 아홉째, 연꽃은 만개했을 때 색깔이 가장 아름답다. 활짝 핀 연꽃을 보면 심신이 경쾌해지고 포근해진다. 열째, 장미와 찔레는 꽃이 피어야 구별되지만 연꽃은 싹이 날 때부터 넓은 잎에 긴대를 가지고 있어 다른 꽃과 확연이 구별된다. 싹부터 다른 것이 큰 특징이다.
전주한옥마을은 이미 관광객 연 500만 명을 넘어섰고, 외국인들도 낯설지 않게 다니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세계소리축제, 유네스코음식창의도시, 익산 미륵사지와 백제왕궁터의 세계문화유산 지정, 2017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등 전주와 전북이 세계 속으로 힘차게 뻗어가고 있다. 이제 전주연꽃문화축제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세계연꽃문화제’로 더 키워야 할 책무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전주시민, 전북도민이 마음 깊이 새겨야 할 일이려니 싶다. (2015.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