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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저림 환자의 다수가 단순한 혈액순환 장애로 착각하곤 한다. 이 때문에 혈액순환 개선제 등을 복용하며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 저림의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방치하면 실제 손 저림을 유발한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손 저림의 경우 팔이나 목 등 다양한 부위의 신경 문제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벼이 여기지 말고,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손 저림 증상을 내는 다양한 질환들에 대해, CM(씨엠)병원 김정서 정형외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의 정식 명칭은 ‘수근관증후군’으로 손가락이나 손바닥의 저림과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팔의 말초신경 중 하나인 정중신경이 팔목을 가로로 잇는 횡수근인대(가로손목인대)에 눌리며 발생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40~60대 여성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비만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 환자의 발병률이 높으며,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직업군에서도 많이 발병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진단은 병원을 찾아 신경전도 및 근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다. 일부 해부학적 이상 소견의 확인을 위해 MRI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인한 통증이 심하지 않거나, 근위축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소염제 처방과 손목 사용을 자제하는 방식으로 경과를 지켜본다. 하지만 정중신경이 과도하게 눌려 증상이 심한 경우 국소부위 주사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근위축이 발생했거나 근전도 검사에서 심한 신경 압박이 발견되면 바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치료 경과와 합병증을 고려해 절제 부위를 최소화한 ‘손바닥 최소 절제술’이 대표적이다. 수술 후 약 1주일 정도 부목이나 보조기를 착용하기도 하며,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손목을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다. 일상생활은 복귀는 바로 가능하지만, 상처 치료는 최소 10~14일이 소요된다. 조기 진단 및 치료를 받은 경우 바로 증상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근위축이나 신경이 많이 변형된 경우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팔꿈치터널증후군(주관증후군)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주관증후군’ 또는 ‘척골신경 포착병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질환이다. 새끼손가락과 이와 연결된 손바닥 부분에 저린감이 나타나고, 팔꿈치를 구부렸을 때 손 저림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일명 ‘갈퀴손’이라 불리는 엄지와 검지 사이의 골간근이 위축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의 역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팔꿈치를 많이 쓰는 직업군이나 과거 뼈가 부러진 경험 등이 밀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이 불분명한 만큼 정확한 진단을 위해 X-ray 검사, 근전도 검사, MRI 등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소염제 및 휴식 등으로 경과를 지켜볼 수 있지만, 근위축이나 갈퀴손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내측 상과절골술을 통한 ‘척골신경 전방 전위술’이 시행된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조기 치료를 할 경우 수술 후 3~6주 정도의 회복 기간만으로 일상 복귀가 가능하지만, 근위축과 갈퀴손 증상이 일어난 경우는 1~2년의 상대적으로 긴 회복 기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팔꿈치에 무리를 주지 않고, 스트레칭 등 꾸준한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목디스크(경추 신경병증)
손 저림과 관련된 목디스크 질환은 ‘경추 신경병증’과 ‘경추 척수병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경추 신경병증이 손 저림 증상과 더욱 밀접하다. 경추 척수병증의 경우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는데 목디스크 외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추 신경병증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두통, 목과 견갑부 등의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팔과 손에 저린감 역시 그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남성과 50대 이상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목디스크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먼저 X-ray를 통해 디스크 공간의 변화나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보고, CT나 MRI 등을 통해 정확한 병변 부위를 찾는다. 또, 근전도 검사, 신경정도 검사를 통해서 어떤 디스크에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초기에 스테로이드, 근이완제, 항염증 치료제 등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시행하고, 통증이 심할 경우 목에 보조기나 고정 장치를 사용하기도 한다. 중등도 이상 환자의 경우 ‘선택적 신경근 주사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위 치료들로 효과가 없을 경우 수술적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이 경우 ‘경추간판 제거 및 전방 유합술’이 가장 많이 시행되며, 환자 상태에 따라 ‘후방 추간공절제술’이나 ‘인공디스크 삽입술’이 시행된다. 목디스크의 치료를 위한 경추 수술 후에는 회복 기간이 2~3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 또, 수술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를 통한 상담과 다양한 의견을 들어본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정서 전문의는 “손 저림 증상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위 세 가지 질환을 의심해봐야 하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위 질환 모두 조기에 치료했을 때와 증상이 진행된 후 수술적 치료를 했을 때 경과와 회복 기간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