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최영림
찜통 더위
한낮 도로 한복판
망치질로 횡단보도 페인트를 지우는
인부의 지친 눈빛
안전모도 무겁다
그래도 힘찬 망치질
그늘 찾아 허둥대는 나
등 뒤에 따라 붙는 망치질 소리
하찮은 내 투덜거림에 대한 질책인가
심장에 딱딱딱 꽂힌다
ㅡㅡㅡㅡㅡㅡ 시평
최영림의 시 "무더위"는 뜨거운 여름날의 고된 노동과 그에 비해 사소한 불평을 하는 자신을 대비시키며 깊은 반성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입니다. 이 시의 주제와 시적 장치를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습니다.
1. **대조와 대비**:
- 시인은 뜨거운 한낮 도로에서 힘겹게 일하는 인부와 그늘을 찾아 허둥대는 자신을 대비시킵니다. 인부의 지친 눈빛과 힘찬 망치질은 무더위 속에서도 끊임없이 일을 하는 그의 노력을 보여주며, 시인의 하찮은 투덜거림과는 강한 대비를 이룹니다.
2. **감각적 이미지**:
- '찜통 더위', '한낮 도로 한복판', '망치질', '안전모' 등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를 통해 독자가 무더위 속에서의 고통과 인부의 노고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합니다.
3. **반성의 메시지**:
- '하찮은 내 투덜거림에 대한 질책인가'라는 구절은 시인의 내면적 반성을 드러냅니다. 인부의 망치질 소리는 단순한 배경 소음이 아니라, 시인에게 자신의 불평이 얼마나 사소하고 하찮은 것인지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4. **사회적 메시지**:
- 이 시는 무더위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일깨워줍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흔히 간과되는 노동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합니다.
5. **시적 장치**:
- '찜통 더위'와 '한낮 도로 한복판' 같은 표현은 무더위의 강도를 강조하며, '망치질' 소리는 반복적인 리듬을 통해 인부의 끈기와 인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최영림의 "무더위"는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통해 우리의 사소한 불평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시인은 강렬한 대조와 감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노동의 가치와 감사함을 되새기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