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봄이 말하기를
방송일 : 2021년 3월 29일(월) ~ 4월 2일(금), 58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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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orldtrip.ebs.co.kr/worldtrip/replay?stepId=01BP0PAPD0000000022
*영상보기=>https://youtu.be/vEdSpKmr13Q?list=PLvNzObWMMx6vYVQFfFq10QnHHumb_dhoO
온다는 기별도 없이 우리 곁에 조용히 다가온 봄.
눈에 보이진 않지만 봄은 이미 만개했으니
가만히 귀 기울이면 들린다.
언 땅을 뚫고 솟아난 어린 싹들의 노랫소리와
마른 가지를 뚫고 피어난 꽃들의 속삭임.
따스한 햇살이 전하는 환한 웃음까지.
이 모든 건 겨울을 인내한 새봄이 전하는 편지.
p.s 봄은 짧으니 그대 마음 가는 대로 모두 누리시길
1부. 당신과 함께 봄 마중
5년 전, 제주로 왔다는 한익종, 이연옥 씨 부부.
방치된 제주 구옥을 무료로 빌려줄 테니 마음에 맞게
고쳐 살지 않겠냐는 지인의 제안에 솔깃했단다.
폐가나 다름없던 집을 부부의 취향껏 직접 고치고 다듬다 보니
육십 평생 몰랐던 재능까지 발견했다는데..
아내 연옥 씨는 바닷가에 떠밀려온 폐품을 주워다 미술 작품을 만들고
남편 익종 씨는 해녀 그리는 재미에 빠져 개인전도 연 어엿한 화가.
인생의 봄날은 지금부터라는 이 부부의 빛나는 인생 2 막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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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꽉 찬 제주 바다에서는 해녀들의 뿔소라 작업이 한창이다.
대정읍 일과리 해녀, 백혜순, 최정원 씨도 물질 나갈 준비로 분주한데
엄마와 딸처럼 다정한 두 사람. 실은 고부 사이다.
3년 전 시어머니 혜순 씨의 권유로 해녀가 됐다는 서울 여자, 정원 씨.
요즘은 해녀들의 삶을 찍어 개인 방송을 하고 있어
시어머니 혜순 씨와의 사이가 더 각별해졌다.
바다로 나가는 게 가끔 무섭기도 하지만 늘 한 발 뒤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시어머니 혜순 씨가 있기에
오늘도 정원 씨는 힘차게 바다로 뛰어든다.
2부. 바다가 보이는 정원
경남 남해, 미조항이 한눈에 보이는 언덕 위에
손상철, 김효선 씨 부부가 산다.
7년 전, 탁 트인 바다 풍경에 반해 이곳에 터를 잡았다는데
갑갑한 도시에서 벗어나 자신들을 위한 시간을 살아가고 싶었다는 부부.
마음 여유롭게 살고 싶어 집도, 연못도, 장독 담도 둥글게 만들었다.
봄은 마음도 집도 새롭게 단장하는 계절!
겨우내 기른 남편 상철 씨의 머리카락을 아내 효선 씨가 다듬고,
직접 만든 제비 둥지 목각을 처마에 달아주면 봄맞이 준비가 끝난다!
자신들을 ‘어리’와 바리‘라 부르며
각진 세상에서 벗어나 둥글게 살고 있는 부부는
매화 향기 따라온 봄날을 어떻게 만끽하고 있을까?
3부. 제주에서 살아보기
제주에서 마지막 근무를 하고 퇴임한 송명원, 이혜영 씨 부부.
올레길을 걷다 발견한 정원 넓은 집에 반해 퇴임 후 1년째 제주살이 중이다.
정원에 텃밭도 일구고, 아궁이도 만들어
도시에서는 할 수 없던 전원의 삶을 만끽하고 있다.
올봄, 정원에는 봄의 전령 노란 유채꽃이 만발~
제주 사람들이 초봄에 먹는다는 유채꽃 넣고 만든
유채 비빔밥은 부부가 제주의 봄을 즐기는 방법!
푸른 바다와 따뜻한 햇살, 제주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는
올레길 걷는 재미에 빠져 산 지도 벌써 1년!
이제는 제주로 이주하고자 집터도 알아보고
집 짓는 수업도 들으며 제주에서의 삶을 준비 중이다.
제주에 반해 제주에서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부부의 봄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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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한라산에 올랐다가 마음의 나침반을 따라
제주로 이주했다는 이광재 씨. 아직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지 못해
직장 사장님의 감귤밭 돌창고에 살며 집도 알아보고
텃밭 농사도 해보며 제주에서의 삶을 배우고 있다.
광재 씨의 직장 사장님인 김평진 씨 또한 5년 전 고향인 제주로 돌아와
아버지의 감귤 농사를 이어 하며 제주살이 여행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에 살며 새로운 삶을 준비 중인 광재 씨와 평진 씨에게
이 봄은 어떤 의미일까?
4부. 봄은 향기롭다
경상남도 하동에는 차밭을 가꾸며 참선하는 보성스님이 산다.
23년 전 홀로 이곳에 들어와 수행하며 차밭을 일구셨다.
아직 찻잎이 나기 이른 3월 초. 보성스님은 녹차 대신 꽃 차를 만드신다.
녹차 밭에 심어놓은 매화나무가 여린 꽃잎을 틔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꽃을 따고, 고르고, 말리는 것도 수행이라는 스님.
꽃차는 눈으로, 코로, 입으로 느끼고 음미해야 진정한 봄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데... 스님의 꽃 차에는 어떤 봄이 담겨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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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이 빠지면 서해안 신두리 바다는 손민구, 김연숙 모자에겐 보물창고다.
봄이 되면 신두리 모래사장엔 명주조개와 골뱅이가 풍년.
요즘 보기 귀한 개불도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해서 연숙 씨와 민구 씨는 해루질을 할 수 있는
따듯한 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는데...
해루질로 하루 해가 넘어갈 때쯤이면 생각나는 건 엄마 손맛.
어머니 연숙 씨가 봄에 제일 맛있다는 명주조개 부침개에다
골뱅이무침, 개불 회까지! 아들 민구 씨를 위해 차려냈으니
모자의 마음에 아로새겨질 봄날의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
5부. 당신과 함께 봄 마중
전남 장흥에는 달콤한 황혼을 맞이한 이순동, 우선근 씨 부부가 있다.
3년 전, 순동 씨 딸의 중매로 인연을 맺었다는데...
유조선 선장인 선근 씨의 휴일은 오늘처럼 비 오는 날.
봄비 덕분에 오래간만에 데이트에 나섰다. 오늘은 순동 씨의 로망을 실현하는 날.
시골집에 살면 아궁이에 밥해 먹는 게 소원이었다는 순동 씨.
얼마 전에 집에 아궁이만 세 개를 만들었단다.
남편 선근 씨는 백숙을 끓이고 아내, 순동 씨는 봄나물 부침개를 부친다.
음식 만드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 두 사람.
두 사람의 봄날은 지금부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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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거제시. 섬을 두른 푸른 바다를 거슬러 올라가면
거제 한가운데 숨은 산촌이 자리한다.
가파른 산속에서 버섯 농사를 짓는다는 정경진, 옥윤희 씨 부부.
친정 부모님의 버섯 농사를 이어받기 위해 6년 전 귀촌했다.
첫 봄 버섯 수확하는 날! 겨울 추위를 이겨낸
표고버섯(백화고, 흑화고)가 바구니를 가득 채운다.
옛 방식 그대로 버섯을 재배하는 탓에 손도 많이 가고 몸도 고되지만
잘 자라준 자식 같은 버섯들을 보고 있자니 부부의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