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의 전통 차(茶) 농업은 지난 2017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계적으로 독창적인 농업생산방식, 전통적인 농업시스템 등을 지원하고 보전하기 위해서이며, 우리나라 차 산업으로서는 처음이다. 앞서 우리나라 정부도 지난 2013년 하동 차농업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해 보전하고 있다. 특히 하동은 우리나라 녹차 시배지(始培地·식물 따위를 처음으로 심어 가꾼 곳)로 알려져 있는데 하동군 화개면 정금리 일대가 그 중심지다. 작년 말 기준 하동 내 녹차밭은 721㏊로 한해 1,157t을 생산해 200억원 가량의 수익을 냈으며, 세계적인 커피브랜드에도 하동의 고급 녹차가루가 납품되고 있다.
하동군은 정금마을 일대에 제6호 국가중요농업유산이자 세계중요농업유산인 하동 전통차 농업의 중심지로 관광형 다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화개면을 중심으로 2022 하동세계차엑스포 개최를 준비 중인 하동군은 이번 쌍계사의 행동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군은 쌍계사가 차밭을 정리한다는 계획을 미리 알고 지난 4월께 쌍계사 측에 콩을 심을 다른 밭을 제안했지만 쌍계사가 소유권 이전 문제 등의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은 지난 16일 하동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거론됐다. 손종인 의원은 "하동의 차밭은 후손에게 물려줄 자산인데, 수십 년 된 차나무를 아무 죄의식 없이 그대로 뽑아서 죽게 내버려둔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고, 윤영현 의원은 "군과 쌍계사가 소통이 안 됐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고 본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