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페루자의 안정환(25)이 현지 TV의 생방송 토크쇼에 깜짝 출연하며 자신의 달라진 위상을 재확인했다.
2000∼2001시즌 세리에A에서 최근 4경기 4골을 터트린 안정환은 15일 오전(한국시간) 지역 방송국인 움브리아TV의 '푸오리 캄포'란 토크쇼에 출연,1시간 45분간 축구인생과 근황을 털어 놨다.이 토크쇼는 축구선수를 초청해 좌담을 나누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사회자와 축구전문기자,축구해설자 등 6명이 함께 출연했다. 통역은 스포츠조선의 서윤희 이탈리아 통신원이 맡았다.
안정환은 사회자가 "페루자나 한국에 애인이 있느냐"고 묻자 "아무데도 애인은 없다.한국에 애인이 있었으면 페루자로 데려왔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자 사회자는 "안정환에겐 확실히 애인이 없다. 여성팬들은 내 말을 주의깊게 들어달라"며 '의미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본지 서윤희 이탈리아 통신원 통역
1시간 45분간 축구인생 - 근황 털어놔
"페루자에 남고 싶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이제 이탈리아 축구에 적응해 가고 있는 만큼 1년 가량 더 페루자에서 뛰고 싶다"며 "재계약 조건에 대해선 아직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또 "처음엔 무척 힘들었지만 동료들이 따뜻하게 대해 줘 이젠 잘 적응하고 있다"며 "쌀로 만든 '리소토'란 음식을 즐겨 먹는다"고 덧붙였다.
사회자는 토크쇼 도중 코스미감독을 전화로 연결해 안정환에 대한 소감을 듣기도 했다.
코스미감독은 "정환이 안녕"이라고 운을 뗀 뒤 "처음부터 안정환이 굉장한 선수인 줄로 알고 있었다"며 "기술이 좋기 때문에 어느 포지션에 기용해도 잘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크쇼에 출연한 한 축구해설가는 칠판에 페루자의 3-5-2 포메이션을 그려가며 안정환의 움직임을 설명한 뒤 "나카타(현 AS로마)와 안정환처럼 보배같은 선수들을 발굴해 데려온 가우치 구단주와 코스미감독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안정환은 지난달 22일 아탈란타전서 데뷔골을 터트린 뒤 토크쇼에 초청받았지만 "겨우 한 골을 넣었는데 무슨 방송 출연이냐"며 사양하다 방송국 측의 끈질긴 요청으로 이날 출연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