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글로벌 축구 발전 책임자 아르센 벵거는 국가대표 축구 개편안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벵거의 계획에 따르면 월드컵은 2년 주기로 열리며, 월드컵이 없는 해에는 유로, 코파 등의 대륙컵이 2년 주기로 열려 매년 국제대회가 있게 된다.
각 대회의 지역 예선은 1년에 1~2번 정도 장기간의 국가대표팀 소집 기간 동안 몰아서 펼쳐진다.
- 이렇게 개편하는 배경은?
"국제대회를 더 자주 열고 축구 규칙을 개정하여 축구의 퀄리티를 계속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변화의 시작은 모든 지역 예선을 1~2번의 국가대표 기간에 몰아서 치르는 것이다.
10월과 3월에 모든 A매치를 몰아서 치르면 잦은 대표팀 소집으로 인한 문제가 줄어들고 클럽도 편해진다."
"목표는 예선 경기 수를 줄이고 몰아서 치르는 것이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후에는 월드컵 또는 각 대륙컵이 열린다.
이 기간 외에는 선수들은 항상 클럽에 머무르게 된다."
- 돈 더 떙길려고 선수들 혹사시키는 거 아닌가?
"전혀 아니다. 경기 수는 늘어나지 않고 선수들은 덜 자주 대표팀에 소집될 것이다.
각 대회와 경기의 수준을 높이려는 것이지, 경제적인 이유는 없다.
선수들의 경기 수는 유지될 것이며 국제대회 후에는 최소 25일 이상의 의무 휴식기간을 만들 것이다."
- 당신이 아스날 감독이었을 때 이 개편안을 받아들였겠나?
"그 대가로 선수들을 1년 내내 클럽에 데리고 있을 수 있다면,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다.
부정적인 의견이 있는 건 이해하지만, 총 166개국이 이와 같은 개편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역 예선전은 10경기에서 6경기 정도로 줄어들 것이다.
지금 유로를 보면 55개국 중 절반에 가까운 24개국이 본선에 출전하는데, 친선전과 예선전은 더 이상 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사람들은 더 중요한 경기, 더 이해하기 쉬운 방식을 원한다."
- 팬들은 10월 내내 클럽 축구를 포기해야 할텐데, 지루해하지 않겠나?
"각 지역 예선전이 집중적으로 열리는 기간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긴장감이 생길 것이다.
흥미로운 계획이고, 반 년 동안 이 계획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반응도 좋았다."
- 이런 개혁이 없으면 국가대표 축구의 미래가 어둡다고 생각하나?
"메이저급 대회들은 문제가 없다. 문제는 다른 경기들이다.
우린 더 이상 새로운 대회를 계속 만들어서는 안되고, 의미 있는 대회에 더 집중해야 한다."
"4년 주기를 바꾸는 것에 반감을 가지는 건 이해한다.
나도 평생 그 주기에 따라 살아왔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것이 걸려있고 더 뜨거운 경기들을 더 자주 보고 싶어한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
유로가 끝난 지 겨우 2달밖에 안됐지만 이미 오래 전 일처럼 느껴진다."
"난 축구계가 1년 반 동안 열리는 지역 예선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린 그 경기들을 4~5주 사이에 집약해서 치를 수 있다.
이미 2026 월드컵까진 정해져 있어서 개편안이 통과되더라도 사실상 2028년부터 제대로 돌아갈 것이다.
그때까지 이런 시대적 흐름이 더 가속화될 거라고 예상한다."
- 대회의 희소성 때문에 더 가치가 높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나?
올림픽 단거리 선수가 4년에 한 번 10초만에 결정되는 승부를 위해 인생을 바치는 로망같은 거?
"인정한다. 하지만 선수는 4년에 한 번이 아니라 매주, 모든 대회에 인생을 바친다.
그들은 항상 최고를 상대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한다.
선수들이 싫어하는 건 아무런 의미 없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경기들을 치르는 것이다."
"대회의 희소성이 가치를 정하는 결정적인 요소라면 월드컵을 10년에 한 번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대회의 가치와 명예를 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기의 퀄리티다.
우리는 싸구려 경기를 만들어내지 말고 최고의 대회들만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건 주기가 아니라 퀄리티다."
- 그런 논리면 슈퍼리그가 제일 이상적인 거 아니냐?
아니다. 슈퍼리그는 성적이 아니라 구단의 명성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기초부터 부실하면 건물을 제대로 올릴 수 없다. 강등제를 없애는 건 리그제의 정수를 없애는 것이다.
- 반대하는 의견은? 선수들은 뭐라고 하던가?
대체로 선수들은 지지한다. 호나우두, 카카, 마스체라노, 리네커는 다 좋아하더라.
이런 개편안은 처음에는 반발이 일어나지만, 우리가 열심히 설명하고 나면 끝날 때쯤엔 '생각해보면 나쁜 계획은 아니네' 하면서 생각을 바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