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극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 <1>

[流河]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

                               -충 담 사

흐느끼며 바라보매 이슬 밝힌 달이

흰 구름 따라 떠간 언저리에 모래 가른 물가에

기랑의 모습과도 같은 수풀이여

일오내 자갈 벌에서 낭이 지니시던

마음의 끝을 따르고 있겠습니다.

아아, 잣나무 가지가 높아

눈이라도 덮지못할 화랑의 우두머리시여.

                                                                               - 김완진 해석판 -

< 1 > 배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눈 앞에 떨어지던 어느 봄날.

때는, 신라 제 35대왕, 경덕왕때의 일이다.

제33대 성덕왕 (聖德王)의 셋째 아들이며, 어머니는 소덕왕후(炤德王后)이고,

제34대 왕인 효성왕 (孝成王)의 친아우(同母弟)인, 본명 헌영(憲英) 인 경덕왕,

그의 재위기간 때는 정치적 변동이 유달리도 심했다.

이 이야기는 경덕왕 4년, 상대등 (가장 높은 관직) 에 김사인 (金思仁) 이 등극했을때부터 시작된다.

또한, 이 이야기는 원래 국사적인 내용과는 전혀 상관이 없으니 유의 바랍니다.

" 대감마님! 마님께서 아기씨를 생산하셨습니다! "

영희의 우렁찬 외침에 초당에 향하던 장 영찬 (壯 瀛璨: 빛나는 바다) 의 발걸음이 우뚝 멈춰섰다.

그렇게 서연 (鄭 曙緣: 새벽의 인연, 정 서연) 을 힘든 산통에 시달리게 하더니만

기어코 세상 빛을 보겠다고 제 어미를 뚫고 나왔단 말인가.

영희가 영찬의 앞으로 달려와 공손히 손을 모아 인사한다.

고개를 든 영희의 옷자락에 거무튀튀한 핏자국이 남아 있는 걸로 보아

아기가 세상빛을 보자마자 달려나온 듯 했고, 영희의 얼굴은 발그스름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 그래, 몸 상태는 어떠하더냐. "

" 두 분 모두 강경하십니다. 어서 별채으로 드시지요. "

" 다행이구나, 어서 별채으로 가자. "

영찬의 두 손이 가지런히 모이고 초당 쪽을 향해 가벼운 합장을 하더니

영희의 뒤를 따라 분주히 별채으로 걸음을 옮겼다.

별채 뒤에 심어놓았던 한 그루의 사과나무에 꽃봉오리가 지고,

두 그루의 배나무에서 하얀 배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그를 맞이했다.

" 이번 해엔 배가 참 맛있겠구나, 배 꽃이 저리도 탐스러우니.. "

" 아차, 이번 아기씨는 장차 경국지색 (傾國之色) 의 미인이 되실 듯 하옵니다. "

영희의 말 속엔, 이번에 나온 넷째 아이는 그렇게도 서연이 바라던 딸이라는 의미였다.

그의 시선이 다시 한번 배 꽃으로 향한다.

얼굴에 분 칠을 하지 않아도 얼굴이 하얘, 마치 배의 속살을 들여다 보는것 같았던 서연.

분명 아이도 서연을 닮아 하얗고 보드라울 것이다.

" 아이의 이름을 이화 ( 梨花: 배 꽃 ), 장 이화 라고 해야겠구나. "

하얀 배 꽃이 실 바람을 타고 그의 눈 앞을 스쳐지나가고,

별채의 문이 스르륵 열렸다.

그리고, 자신이 그리도 사랑하는 여인의 품에 안겨 힘차게 울고있는 새하얀 아이를

두 눈에 가득 담았다.

3 년 후,

경덕왕의 호출로 인해 이제 곧 잘 말을 하는 이화를 어르고 달래 서연에게 안겨주고는

가마에 올라서는 그의 표정에 비장함이 서렸다.

어째서, 화백회의실로 오라 하지 아니하시고 경희지 (璟曦智: 옥이 햇빛을 받아 빛나듯 지혜롭게, 왕의 집무실) 로

오라 하시는지 그의 머릿속에 혼란이 가득 들어찼다.

3년 전, 이화가 태어났을 때 경덕왕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정도로 그와 경덕왕 사이엔 남들은 알 지 못하는 친분이 유난히도 깊었다.

" 전하. 신, 이찬 장 영찬 입니다. "

" 들게나. "

위엄있는 왕의 모습으로 앉아있는 헌영 (경덕왕의 본명) 의 시선에 영찬이 들어왔다.

헌영의 손이 들고 있던 두루마리 서류를 내려놓고 영찬에게 향한다.

영찬의 자색 관복이 유난히 붉어보였다.

" 전하, 무슨 일로 미천한 신을 부르셨나이까. "

" 이화는 잘 크고 있는가. "

어째서 헌영은 말을 돌릴까.

허나, 영찬은 그의 질문에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 얼마전부터 글을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어찌나 빨리 익히는지

어느새 가벼운 대화정도는 두세마디 나눠볼만 합니다. "

헌영의 눈매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아마도 아장아장 걸으며 영찬에게 달려와 애교를 부리는 이화를 상상하는 듯 했다.

그런 헌영의 모습을 보는 영찬의 표정은 얼음장같이 차갑게 굳어갔다.

" 어찌 이화는 데리고 입궐하지 않았는가, 짐이 요즘들어 이화의 얼굴이 유난히 보고싶구나. "

" 이화는 아직 궁중예법을 익히지 못했습니다. 하여, 아직 전하께 보여드리지 못한 점이

저도, 이화도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

" 어린아이에게까지 궁중의 예법을 강조할 만큼 짐이 딱딱한 원칙주의자였는가. "

능글맞은 헌영의 말투에 결국 영찬은 두손 두발을 다들고

다음번 입궐땐 이화를 데려오겠다 약속까지 한 다음에야 경희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진이 빠질대로 빠지게 만든 1시진 (두시간)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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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2 라면 누구든 이맘때면 한번쯤 봤을 충담사의 찬기파랑가 입니다.

물론 찬기파랑가의 기파랑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충담사라는 스님도 등장할 겁니다.

1화에서 보이듯 이화는 여자 주인공입니다. 문학 책을 읽던 제 눈에 띄여

찬기파랑가가소설로 변신하게 됩니다. 물론 충담사랑 기파랑의 사랑얘길 그리진 않습니다.

다소 딱딱할 문체로 시작합니다.  그래도 사랑해주세요

* 모든 설정은 제 머릿속과 국사 책의 짬뽕임으로 어째서 신라와 다르냐! 라는 의견 받지 않습니다,

신라의 궁궐에 대한 자료 있으면 보내주시면 감사히 받습니다. 오타지적 감사히 받습니다,

댓글은 가장 감사히 받습니다

[키현]

재밌어요~ 다음편 원츄!

[流河]

★ 댓글 감사드립니다.

[ji0426]

잘읽었습니다만..... 한식경은 15분 아닌가요??

[流河]

★ 아, 시진이다, 수정하겠습니다

[류지란]

되게 열심히 한게 보이네요 ㅎ 재밌을꺼같아요 힘내세요!

[流河]

★어머, ㅠㅠㅠ 노력이 가상하다면 매일 읽어주세요 ㅠㅠ

[멍멍맛살]

숙한 재목에 들어왔어영.>-</ 재미있게 읽고갑니당.

[流河]

★ 사실 그걸 노린겁니 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