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쿠스 노이마이어(Markus Neumayr). 이 선수를 아는 사람들은 국내 팬들에게는 물론 독일 내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이제 17살의 어린 선수이기 때문이다.
2002년 5월 이탈리아 나폴리의 열린 17세 이하 청소년 축구 대회에서 독일은 아르헨티나와 대결한 바 있다.
유럽의 많은 명문 구단들이 스카우터들을 파견해 새로운 선수의 등장을 눈여겨보았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스카우터들이 그렇듯이 주요 관찰 대상은 주로 아르헨티나나 브라질의 어린 선수들이었다.
살레르노에서 열린 독일과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도 역시 많은 스카우터들이 아르헨티나에서 온 유망한 선수들을 발굴하기 위해 관중석 한켠에 자리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스카우터들의 눈을 사로잡은 선수는 독일의 노이마이어였다.
그는 경기 시작 2분만에 득점을 올렸으며, 이후에도 비록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현란한 개인기와 한 차원 높은 기량을 선보이며 그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노이마이어는 당시 자신의 기량을 높이 평가한 맨U의 스카우터의 눈에도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고, 결국 올 7월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U)의 선수로 활동하게 되었다.
계약 기간은 2006년까지이다. 아직 고등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한 어린 나이임에도 그는 이국땅인 잉글랜드에서의 새로운 삶을 택한 것이다.
외아들이면서 현재 부모님과 함께 프랑크푸르트에서 살고 있는 노이마이어는 이제 이번 여름부터는 낯선 곳에서 홀로 생활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미 맨U에서의 시험 트레이닝을 참가한 노이마이어는, “어느날 갑자기 베컴(Beckham)이 내게 다가와, ‘새로 들어온 선수냐?’라고 친절하게 물었고, 긱스(Giggs)와는 아침 식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밝히며 한껏 고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그는, “반면 독일에서의 프로 선수들은 너무 거만하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결국 이러한 모습들이 노이마이어를 최초의 독일 출신 맨U 선수로 탄생시킨 계기가 되었다.
올 여름 맨U로 진출하는 노이마이어까지, 2000년 이후 독일의 유스팀 소속 선수들이 영국으로 건너간 사례는 꼭 10번째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현재 아스톤 빌라에서 뛰고 있는 토마스 히츨스페르거(Thomas Hitzlsperger, 21, 전 바이에른 소속)가 대표적인 경우이며, 첼시에서 6차례의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경험한 로베르트 후트(Robert Huth, 18, 전 우니온 베를린 유스)등이 그의 잉글랜드 진출 선배들이다.
그러나 이들 두 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벤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부상으로 고전하는 등 평탄치 못한 길을 걷고 있다.
후트의 친구이자 첼시에 함께 소속되어있는 크나이슬(Kneissl, 20, 전 프랑크푸르트 유스)은 다리 수술로 개점 휴업에 들어간 상태이며, 폴츠(Volz, 20, 전 샬케 유스)는 아스날 소속으로 부진과 부상이 겹치면서 현재는 윔블던으로 임대되어있으나, 다시금 아스날로 돌아올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다.
이들 외에도 2001년 데니(Denny, 18)와 니코 헤르찌히(Nico Herzig, 19, 이상 전 칼 짜이스 예나 유스) 형제가 윔블던으로 이적했으며, 현재 2부리그 팀인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한 오이겐 봅(Eugen Bopp, 19, 전 바이에른 유스), 파스칼 포르만(Pascal Formann, 20, 전 두이스부르크 유스), 아리프 카라오글란(Arif Karaoglan, 17, 전 자르브뤼켄 유스) 선수 등도 일찌감치 잉글랜드로 진출한 케이스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전 자리를 확보한 선수들은 많지 않다.
카라오글란은, “이곳에서는 아무런 재미가 없다. 웃을 일도 거의 없다.”라고 말하며 잉글랜드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노팅엄의 3명의 독일 선수들 중 봅만이 간간이 경기에 출장할 뿐 카라오글란과 포르만은 거의 경기에 출장치 못하고 있으며, 그 중 포르만은 팀의 넘버 3 골키퍼로 이변이 없는 한 경기에 나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9세때 슈바인푸르트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자리를 옮겼던 랄프 카이델(Ralf Keidel, 26)은 잉글랜드에서 독일 국가 대표팀이 일원인 하만(Hamann)과 바로 옆집에 살며 다른 선수들에 비해 비교적 적응하기 쉬운 환경을 가지고 있었지만, 역시 잉글랜드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2000년에 분데스리가 2부리그 팀인 두이스부르크로 돌아옴으로써 다시 독일로 컴백했다.
뉴캐슬에서 단 한경기의 1부리그 출장도 없었음은 당연했다.
이러한 위험한 전례들을 알면서도 잉글랜드로의 진출을 결정한 노이마이어는 물론 각오가 남다르다.
그의 잉글랜드로의 진출을 담당한 에이전트 만프레드 슐테(Manfred Schulte, 42)는, “영국인들에게 있어 독일인들의 강한 정신력은 매우 큰 어필을 한다.”라고 밝히며 맨U의 트레이너인 퍼거슨(Ferguson, 61) 역시 노이마이어의 그러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밖에 현재 프랑크푸르트 유스팀 소속으로 한달에 200유로 정도의 용돈 정도 밖에는 받지 못하는(독일에서는 만 18세 이상이 되어야 정식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노이마이어가 잉글랜드에서는 정식 계약을 맺게되어 한달에 22,000 유로의 거액(?)을 벌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맨U로서도 후일 노이마이어가 30만 유로의 이적료 정도는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그다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닌 셈이다.
한편 독일의 17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의 트레이너를 맡고 있는 슈퇴버(Stoeber)는, “아직 노이마이어는 17세 이하 팀에서도 확실한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그의 잉글랜드 생활이 그리 평탄치 만은 않을 것이다.”라며 우려의 뜻을 전하고 있다. 수많은 부정적인 전례들을 깨고 노이마이어가 맨U 최초의 독일 선수로 프리미어 리그를 밟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첫댓글 노이마이어;; 뉴스에 19세 이하 팀이었나에서 활약을 하느니 하는 것이 자꾸 나오길래 누구여... 하고 있었는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