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울님들~! 오랫만에인사 드립니다.
그간 모두모두 평안 하셨지요. 오랜만에 농촌의 사람사는 이야기 풀으렵니다.
2월18일 이야기
그동안 가물었던 대지에 어제 밤부터 봄을 재촉하는 단비가 내리고 있네요.
一年之計 在於春 이라 했던가요? 농사꾼은 지금이 매우 바쁘고 중요한 시기랍니다.
귀농 초 에는 기계 톱니바퀴 처럼 빈틈없이 돌아가던 도시생활 에서 벗어나 자연속에 묻히니
만사가 여유롭고 오늘 못하면 내일 하면되지.... 농사꾼은 누구에게도 속박 받을 일 없는
대한민국 후리렌서 중 최고의 후리렌서 라고 몇년을 나 하고 싶은데로 놀것 다 놀고
즐길것 다 즐기다 보니 어느날 내가 지금 뭘 하는거냐? 고 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
지금은 설이 지나면 농장에나가 지난 가을 추수하고 남은 잔사를 정리 하고 과수에
친환경 유기농 밑거름 주고 1차 剪枝 하고 긴겨울 나며 관수라인 동파된곳 수리하고~
오늘은 비가 내리니 핑계김에 이렇게 컴 앞에서 따끈한 차 에 쫄깃한 감 말랭이 씹으며
카페도 돌아보고 세상사는 이야기 낙서도 하고 모처럼 여유롭게 忙中閑을 즐기고 있답니다.
블루베리에 친환경 유기농 밑거름 시비도 하고
블루베리 꽃눈도 긴 동면에서 깨어 수액이 오르니 봉긋봉긋 부풀어 사랑스럽네요.
2월20일 이야기
지난 2월20일 아내가 대전을지병원 비뇨기과에 검사할일 있어 1주일전 예약하고 갔는데 X-Ray,
초음파 검사후 결과를 보더니 CT 검사를 해야겠다고... 그때가 09:40분. 담당교수 하는말이 오늘
예약하고 2월27일 금식하고 와서 촬영을 해야 하는데 멀리서 또 오기가 어려울 테니 16시까지
아무것도 먹지말고 계속 물만 마시며 소변은 참고 방광을 최대한 팽창시켜 오늘 CT촿영 하고
가라고~~ 배려 해준건 고마운데 나도 덩달아 16시 까지 굶고 기다리는게 보통고역이 아니네요.
그래도 아내에게 특별한일 없기만을 기도하며 기다릴 수 밖에 별도리가 없지요.
12시경 병원1층 로비가 갑자기 분주하게 움직이네요. 젊은 청년들이 수납자 대기용
의자와 가림막 판넬을 옮겨서 즉석에 무대와 객석을 민들더니 대전시립 청소년합창단이
환자를 위한 음악회를 시작 하는게 아니겠어요. 덕분에 오후2시 까지는 배곺은 것 도
잠시 잊은채 좋은 시간 이었습니다. 조명도 없고 방음도 않되는 즉석무대 라
여수선한 분위기 였지만 열심히 봉사하는 의미 있는 음악회 였습니다.
3월07일 이야기
3월초 영월 동강의 할미꽃 이야기를 보고 3월7일 우리 농장근처 할미꽃 군락지를 가 봤지요.
`
내가 찾는 할미꽃은 아직인데 이녀석은 어인일로 이리도 일찍 나왔는고~~~
아직 솜털속에 묻혀서 겨우 끝을 들어낸 할미꽃 순. 그 많던 할미꽃이 작년 혹한에 말라죽운 잎만
보이고 겨우 3포기 발견 했는데 할미꽃 이라기 보다는 털북숭이 속에 수줍음만 보이네요.
3월08~09일 이야기
3월 8~9 양일간 충주 수안보 파크호텔에서 (사)한국블루베리협회 정기총회와 세미나가 있어
가는중 짙은 안개속으로 아침해 가 오르는게 보여 카메라 꺼내어 한컷 찍었네요.
시장 개방에 따른 무한경쟁 시대에 경작면적이 소규모 라 기계화가 않됙고 노령화된 노동력에
우리 블루베리 농가의 살길을 일본의 사례를 들어가며 짚어가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
결론은 1차생산, 2치가공(와인,잼,넥타,아이스크림,빵,크랙커,쥬스...) 을 해서 부가가치를
올리고 관광농원 운영이라던가 직거래 를 통해 유통마진을 줄이고 지역축제를 활용하되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할것 등등 예년의 세미나 보다설득력 있고 좋았습니다.
3월09일 이야기
수안보 파크호텔에서 두째날 아침. 온천탕과 노천탕을 오가며 즐기고 있는데 노천탕앞 백두대간
위로 장엄한 日出이 연출되어 찬스를 놓칠세라 탈의실 에서 카메라 들고나와 몇컷을 찍었네요.
사우나를 같이 즐기던 동료들이 별로 아름답지 않은 몸매로 누드쇼 하느냐고?
카메라 이리 달라고... 않주면 스마트 폰으로 찍어 올리겠다고 협박?ㅋㅋㅋ
이틀간 세미나 마치고 귀가 하자마자 할미꽃이 피었나 궁금해서한걸음에 군락지로 달려
갔으나 꽃봉우리만 살짝 보일뿐...... 아직은 그 속애 숨겨진 불타는 정열을 보려면 좀더
기다리라네요. 나의 할미꽃 사랑이여~그래요 사랑은 오래 참는것 이라고 했지요.
할미꽃 문안하고 내려오다 무연고로 묵은묘 하나를 발견했어요. 봉분의 크기로 봐서 예전엔 세도
깨나 했던분의 묘 같은데 비석,상석.시묘석 등등 석물은 모두 사라지고 나무만 무성하네요.
나무가 나서 자란 크기로 봐서 자손의 발길이 끊긴게 30년은 넘은듯~
인생무상~~ 모두가 헛되고 헛되도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3월12일 이야기
3웡12알. 드디어 할미꽃이 불타는 붉은 가슴을 살짜기 열어보이기 시작 했어요.
마치 신혼초야에~~ 복숨보다 소중하게 간직했던 순정을 ~~ 저고리 속고름을 풀며 살짜기
외면하는 신부의 홍조띤 옆모습을 보는 심정으로 잔잔한 흥분에 마냥 행복 했답니다.
3월15일 이야기
우리집에 새 식구가 하나 늘었어요. 아내와 동네 아줌씨들이 아침운동을 하는
코스가 있어요. 동네 앞을 흐르는 개울 뚝방길을 지나 작은산을 넘는 1시간 코스 이지요.
가끔은 같이 걷기도 하지만 아내 혼자 걸을때가 많아요. 그런데 몇일전 조깅을 하고 오는
아내 뒤에 개 한마리가 따라 들어오는 거예요. 사연을 물은즉 자꾸 따라와서 너희집에 가라고
돌을 던져도 집에까지 따라 왔답니다. 배가 많이 곺은것 같아 된장국에 밥을 말아주었더니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순식간에 먹어치우고 그뒤로 무단 주거침입 犬 으로 살고 있어요.
아내 가는곳 이면 농장에도 마을회관에도 따라 다니며 함께 살고 있는데 이상하게
짖는 소리를 듣지 못 했어요. 도시 아파트에서 기르며 개짖는 소리가 이웃에
피해를 준다고 성대수술을 해서 기르다 시골에 버리고 간게 아닌가싶네요.
어찌나 경계심이 강한지 머리라도 한번 쓰다듬어 주려하면 송곳니를 들어내고 공격을 해요.
얼마나 지나야 마음문을 열려는지.... 아내는 이놈이 길에서 들어왔고 암놈이니 길순이라
이름짓고 길순아~! 길순아~! 부르지만 내 이름이 아니라고 전혀 반응이 없네요.
아무튼 우리집에서 건강하게 천수를 다 하기 바라면서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천태산호랑이 올림---
첫댓글 천태산 호랑이님 너무 잼나게 님의 글을 보았답니다.이 7일, 9일에 이어 그렇게 망울이 드뎌12일에을 드러내고 말았군요 감동이였구요..
내가 젤로 좋아하는 할미
털 복숭이 처럼 보이던
화려한
아이 이뻐라
내 좋아하는 멍멍이도 길순이라 부르는 놈
님의 집에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으면 가끔은
글과 함께 사진도 기대할께요^^
오늘 님의 글 감동으로 봅니다. 감사해요^^
천태산 호랑이님은 글도 잘쓰시네요 시골이 더 부지런해야 하는 군요 긴장감도 그렇구요 . 보니 어머니생각이 나서 가슴이 뭉클합니다. 그리고 길순이가 마음을 열어야할터인데,드려요.
할미
그동안 다른사람들한테 상처를 많이 받았군요/ 그러나 사랑은 치료가됩니다.
가족이 늘어 아마 큰부자가 될기운이 보입니다.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생활에 공감이 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