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봉 거느린 능선과 천년고찰 회암사 품은 천보산
칠봉산(七峰山·506.1m)과 천보산(天寶山·423m)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경기도 양주시 회암동 북동쪽을 에워싸고 있는 산릉이다.
칠봉산 북으로는 동두천시 탑동, 천보산
동으로는 포천시 동교동과 경계를 이룬다.
칠봉산은 옛날 단풍으로 물든 풍광이 비단병풍과 같다 해서
일명 금병산(錦屛山)으로도 불렸다.
또 조선조 때 세조가 말년에 이 산에 올라 수렵했다는 기록도 있어
어등산(於等山)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세조 후 약 400년이 지나 나온 대동여지도에는 어등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칠봉산을 두고 양주군지에는
‘1 발치봉(發稚峯), 2 응봉(應峰), 3 깃대봉(旗臺峯), 4 투구봉(鬪具峯),
5 솔치봉(率稚峯), 6 돌봉(突峯), 7 석봉(石峯)으로 이뤄져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산세는 북쪽은 완만한 육산이고, 남쪽은 급경사 바위절벽들로 이뤄져 있다.
칠봉산과 천보산은 산행기점까지 서울에서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산이나 도봉산처럼 시간에 쫓기지 않고 당일산행을 즐길 수 있다.
코스는 산 북서쪽인 송내동에서 대도사(大度寺)를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동쪽 석봉을 지나는 남동릉 고개마루턱을 경유해 남쪽 회암동 30번 버스종점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는 남동릉 고개마루턱에서 계속 남동릉을 타고 천보산까지 오른 다음,
남쪽 회암사로 하산하는 칠봉산~천보산 종주코스가 있다.
또는 902번 버스가 덕정동으로 꺾여나가는 천보 삼거리에서
회암사를 경유해 천보산에 먼저 오른 다음,
칠봉산 정상을 지난 서릉 상의 독수리봉을 경유해
3번 국도변인 봉양 사거리로 내려서는 코스도 있다.
독수리봉을 경유하는 코스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천보삼거리에서 동쪽 56번 국지도(국가지원 지방도)를 따라 약 500m 가면
왼쪽 30번 버스가 들어가는 부대 앞 회암교가 나온다.
회암교에서 계속 주유소 앞을 지나는 56번 국지도를 따라 약 500m 가면
율정수퍼 앞 회암사 입구에 닿는다.
이곳에서 56번 국지도를 벗어나 북쪽 회암2교를 건너 8~9분 들어서면
회암사지 발굴자료관이 나타난다.
회암사지 발굴 자료관에서 왼쪽 회암사지를 끼고 이어지는 길을 따라
약 100m 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이는 길로 들어서면
곧이어 오른쪽 아래로 회암사지 발굴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회암사지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12분 올라가면
도로가 끝나는 회암사 주차장 위 종무소에 닿는다.
종무소에서 천보산으로 오르는 길은 두 가닥이 있다.
왼쪽 길을 따르면 선각왕사비가 있는 지능선을 경유해 천보산으로 오르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종무소에서 오른쪽 지능선길로 올라간다.
이쪽 지능선 상에 회암사지부도, 쌍사자석등, 무학대사비,
지공선사와 나옹선사 부도와 석등 등 볼거리들이 많기 때문이다.
종무소에서 오른쪽 지능선 위 나옹선사 부도와 석등을 지나면
곧이어 바윗길로 이어진다.
바윗길로 10분 올라서면 30m 길이 밧줄이 나타난다.
밧줄을 지나 8~9분 더 오르면
남쪽으로 불암, 수락, 도봉, 북한산이 조망되는 전망바위에 닿는다.
전망바위에서는 북동으로 화악산, 귀목봉, 명지산, 연인산, 운악산 등이
하늘금을 이룬다. 동으로는 한북정맥 상의 수원산,
남동으로는 포천시 소흘읍 송우리 아파트단지 너머로
주금산, 죽엽산, 천마산이 조망된다.
전망바위에서 10분 더 오르면 천보산 정상이다.
북동으로 해룡산과 왕방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정상을 뒤로하고 북서쪽 능선을 따라 15분 가면
오른쪽 해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계속 북서릉을 타고 15분 거리에 이르면
동두천 탑동과 회암동을 잇는 고개마루턱에 닿는다.
고개마루턱에서부터는 칠봉산 남동릉 길이 시작된다.
송전탑을 지나 남동릉으로 30분 올라가면
이름 그대로 바위지대를 이룬 석봉을 밟는다.
석봉에서 10분 더 가면 석장봉에 닿는다.
해발 505m인 석장봉은 칠봉산에서 가장 조망이 잘 터지는 곳이다.
남서쪽 멀리 불곡산, 앵무봉, 고령산 등이 조망된다.
석장봉에서 12분 더 가면 북으로 소요산이 보이는 공터가 나타난다.
공터에서 2분 더 가면 칠봉산 정상이다.
이어 서릉으로 고만고만한 봉우리 3개를 지나 11분 가면
억새군락 삼거리에 닿는다. 북릉으로 뚜렷한 길은 동두천시로 가는 길이다.
이 삼거리에서 서릉을 타고 25분 내려서면
북쪽 대도사로 가는 길과 만나는 연꽃바위 삼거리다.
삼거리에서 계속 서릉을 따라 15분 가면 299.3m봉 삼거리에 닿는다.
북서쪽 능선길은 송내동으로 가는 길이다.
남서쪽 능선길을 따라 8~9분 가면 국기게양대가 있는 독수리봉이 나온다.
바위로 이뤄진 이 봉에서 진행 방향으로 경원선 철길과 3번 국도가 내려다보인다.
독수리봉을 뒤로하고 급경사 능선을 타고 25분 내려서면
무덤 20여 기가 나타난다. 이어 2~3분 내려서면
봉양 1통 주민자율방범대 컨테이너박스에 닿는다.
방범대를 지나 약 50m 거리인 경원선 철길 건널목을 지나면
3번 국도와 만나는 봉양 사거리다.
회암동 천보 삼거리를 출발해
회암사지~회암사~천보산 정상~북서릉~고개마루턱~칠봉산 남동릉~
석봉~석장봉을 경유해 칠봉산 정상에 오른 다음,
서릉~억새군락 삼거리~대도사 삼거리~독수리봉을 경유해
봉양 사거리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약 11km로,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대도사 코스는 봉양 사거리에서 북쪽 동두천 방면으로 약 1.5km 거리인
송내동 송내상회가 산행기점이다.
송내상회에서 동쪽 마을길로 약 1km 들어서면 자동차 정비소가 나타난다.
자동차정비소를 지나 약 1km 가면
삼거리 직전 왼쪽에 있는 기념비가 눈길을 끈다.
고려대학교 바이러스병 연구소 연구진이
76년 세계 최초로 이곳 송내동에서 채집한 등줄기 쥐의 폐에서
유행성출혈열 병원체를 발견, 한탄강의 이름을 따
국제적으로 한탄바이러스로 명명하고,
그후 예방백신도 개발한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비석은 93년 10월에 세워졌다.
기념비에서 남서쪽 계곡으로 들어서는 좁은 도로를 따라 20분 들어서면
대도사에 닿는다. 대도사는 44년 전 비구니 혜법(慧法)화상이 세운 절이다.
8년 전에 증축된 각황전(覺皇殿)에 있는 천불탱화가 눈길을 끈다.
산길은 각황전 앞에서 오른쪽 화강암 계단으로 올라간다.
계단길로 5분 올라가면 높이 6m에 폭 4m인 신령바위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바위 속으로 구멍들이 숭숭 뚫린 신령바위에는
호랑이를 보듬고 있는 산신령 조각상이 모셔져 있다.
신령바위를 뒤로하고 7~8분 오르면 칠봉산 서릉 상 연꽃바위 옆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서릉을 따라 약 30분 올라가면
정면으로 해룡산이 보이는 억새군락 삼거리에 닿는다.
이 삼거리에서 3개 작은 봉우리를 지나 약 20분 거리에 이르면
지형도 상의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서 남동릉으로 발길을 옮겨 2분 거리에 이르면
북으로 소요산이 조망되는 공터가 나타난다.
공터에서 남동릉을 타고 15분 더 나가면
남쪽 아래가 절벽인 석장봉(505m)이다.
석장봉에서 7~8분 가면 천보산이 보이는 석봉이고,
석봉에서 남동릉으로 25분 내려서면 동두천 탑동과
회암동을 잇는 도로가 넘는 고갯마루턱 안부로 내려선다.
고개마루턱에서 남쪽 공사중인 도로를 따라
약 2km 내려가면 30번 버스종점이다.
고개마루턱에서 남동쪽 능선(천보산 북서릉)을 타고
천보산 정상까지는 35분이 걸린다.
천보산 정상에서 남쪽 암릉길로 10분 내려가면 회암사에 닿는다.
■ 교통
회암사 방면
서울 종로5가에서 10분 간격(06:00~02:00)으로 운행하는
902번(삼선교~수유동~도봉산역~의정부역~북부역~덕정동 주공아파트)
버스 이용, 율정리 천보초교를 지난 천보 삼거리에서 하차.
요금 1,000원. 1시간10분 소요.
의정부 구터미널에서 5분 간격(06:00~22:30)으로 운행하는
회암동행 30번 버스 이용, 회암 1통 회암교 부대 앞에서 하차.
동두천 탑동으로 넘는 고갯마루에서 산행하는 경우는
회암교에서 1km 더 들어간 종점에서 하차.
봉양동 및 송내동 방면
서울 수유리 전철역에서 의정부 경유 소요산행
136번, 139번, 36번(평안운수) 및 의정부 경유 전곡행 39번 버스 이용,
봉양 사거리나 송내동 송내상회 앞에서 하차.
요금 1,300원. 1시간 안팎 소요.
■ 식사
회암사 입구 56번 국지도변에 있는 콩메마을(031-866-1029),
얼큰해물칼국수(866-6565), 천보농장가든(865-4883),
밤나무집(866-1639), 동두천부대찌개(866-3448),
한정식 댓돌(866-8367), 녹각삼계탕(865-2616) 등 이용.
봉양 사거리 남경주유소와 같은 건물인 남경기사식당(863-3233)이나
송내동의 대암산홍장군 숯불갈비(863-6692),
송내수퍼 옆 메기매운탕집(862-2450) 등 이용.
■ 회암사지 ‘동국 제일이자 중국에도 드문 대사찰’
천보산 남쪽 기슭에 있는 회암사지(檜岩寺址)는
창건에 관한 정확한 기록은 아직 발견된 것이 없다.
고려 명종 4년(1174년) 금나라 사신이 이 절에 들렀다는 기록은 남아 있어
12세기 중엽 이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명한 고승들과 왕실의 지원이 각별했던 회암사는
충숙왕 15년(1328년) 원나라를 거쳐 고려에 들어온
인도의 승려 지공(指空·1300?-1363)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인도의 나란다사(羅難陀寺)를 본떠 중창에 깊은 관심을 가졌었다고 전해진다.
회암사는 지공의 제자로써 중국에서 돌아온
나옹(懶翁)이 본격적인 중건불사를 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제자들이 계속 중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 초에는 무학(無學)이 주지로 재임했고,
이성계도 태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후 회암사에서 기거했다.
세종대왕의 형인 효령대군도 이곳에서 불도를 닦았다.
이런 이유로 조선조 건국이념인 숭유억불 속에서도 회암사는
왕실의 비호 아래 명목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고려 말 대학자인 목은 이색(牧隱 李穡)이 지은 ‘목은집(牧隱集)’에
‘3천여 명의 승려가 머무르는 대사찰로,
건물은 모두 262칸이며 높이 16척의 불상 7구와 10척 관음상이 있다.
건물들이 크고 화려하기가 동국(東國) 제일이며
중국에서도 이렇게 큰 사찰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기록했다.
회암사는 지공 이후로 보우가 거처하던 때까지 약 200년 가량 번창하다가
문정왕후 사후인 명종 21년(1566년)부터 1595년 사이
유생들에 의해 폐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절터 주변에는 회암사지 선각왕사비(보물 제387호),
회암사지 부도(보물 제388호), 쌍사자석등(보물 제389호),
지공선사 부도 및 석등(경기도 유형문화재 제49호),
나옹선사 부도 및 석등(유형문화재 제50호), 무학대사비(유형문화재 제51호),
화암사지 부도탑(유형문화재 제52호) 등이 있다.
회암사지는 사적 제128호로 지정되어 있다.
발굴자료관에는 1997년부터 시행된 발굴과정에서 출토된
청동금탁(풍경의 일종), 청기와, 용문암막새, 봉황문수막새,
잡상(작은 조각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발굴현장 보존을 위해 발굴자료관 허가를 받아야 내부 출입을 할 수 있다..
출처: 월간<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