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하는 거라고?
김성진 공공운수노동자 승인 2020.12.06 18:19
올해 6월, 민주노총 통일위원회가 6·15공동선언 20주년을 기념하는 ’노동자공동행동’을 벌였다. 이 사업에서 일반 조합원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으로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손팻말 인증샷’이 있었다. 여기에 호응하여 필자가 몸담은 노동조합에서 조합원 인증샷을 취합했고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손팻말 인증샷의 내용은 ‘미국은 남북관계 간섭 말고 대북제재 해제하라’, ‘한반도 긴장 조성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우리 민족 번영의 길 남북공동선언 이행’, ‘70년 전쟁 끝내고 평화협정 체결하자’였다.
노동조합이 조합원 인증샷을 게시하자 게시글 아래로 많은 댓글이 달렸다. “노조의 목적이 뭔지부터 되돌아봐라”, “노조는 언제까지 민노총 꼭두각시가 되어서 조합원들 내동댕이치고 정치질이나 할래?”, “이런 건 퇴근 후 각자 시민단체나 정당에 들어가서 하세요”, “우리 일만 신경 쓰면 안 될까요? 앞으로 우리 노조가 어떻게 나가야 할지 걱정 안 되십니까?”, “한민족 잘살자는 거 청와대랑 통일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자유게시판도 아니고 조합원 확인 후 실명으로 가입해야 하는 게시판에서 수십 건의 댓글 중에 이런 비난 글이 압도적이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2020년 815 노동자대회
물론 모든 노동조합이 이렇지는 않고, 모든 조합원이 이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랬으면 어떻게 노동자 통일운동이 이어지고, 진보정당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필자가 몸담은 노동조합이 대규모 공기업노조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느 노동조합이라 할 것 없이 이런 경향이 점점 더 짙어지는 추세라서 가슴이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노동현장에서는 노동조합과 활동가들의 정치활동, 통일운동, 연대사업에 대해 부정적, 배타적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사실 이런 활동들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활동가가 아닌 일반 조합원도 수십 년 동안 했던 활동이 아닌가. 그뿐만 아니라 임금, 복지, 노동조건의 향상을 위한 활동이 아니면 노동조합이 본연의 역할을 하지 않고 ‘딴짓을 한다’고 생각하는 극단적 실리주의 경향도 널리 퍼져있다.
이런 경향들은 눈앞의 이익만 보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이익을 보지 못하는 대표적인 소탐대실이다. 정부가 “성과급을 많이 줄 테니 정부에서 추진하는 성과연봉제나 직무급제를 받아들이라.”라고 해서, 그리고 조합원들이 그것을 바란다고 해서 노동조합이 투쟁을 접고 정부안대로 합의한다면 조합원에게 이익일까. 임금이나 복지, 노동조건의 향상도 중요하지만 노동자의 근본적이며 더 큰 이익은 다른 데에 있다.
노동자의 경제적 이익만 놓고 보자면 임금인상은 물가상승으로 곧 그 효과가 상쇄되고, 복지향상과 노동조건 개선은 사업장 내에 머물고 있다. 노동자의 급여통장은 단지 급여가 스쳐 지나가는 곳으로 임금이 입금되자마자 각종 지출로 빠져나가고 만다. 우리 사회는 노동자의 삶이 사회적으로 보장되지 못함으로써 오로지 임금만으로 노동자가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임금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노동자가 임금인상을 절박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지만 수입을 늘리기 위한 모든 시도는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고 만다.
노동자의 지갑을 살찌게 하는 것은 수입을 늘리는 것과 함께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 가계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 교육비는 물론이고 의료비, 보험료, 교통비, 통신비, 각종 세금 등 기본 비용을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놀고먹자는 얘기는 아니지만, 수입이 없어도 의식주는 기본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노동조합이 단체협상을 통해, 예를 들어 ‘자녀학자금 지원’ 등 사업장 내부 요구가 아닌 생활적 요구를 걸고 투쟁하기도 하지만 하나의 사업장 노동조합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노동자 사이의 연대, 노동자와 민중의 연대를 기초로 한 사회정치적 투쟁이 요구된다. 사회적 요구는 사회적 투쟁 없이 쟁취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연대와 투쟁을 정치적으로 이끌어 갈 진보정당이 필요하다.
노동자는 경제적 이익만 충족하면 삶에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모든 사람은 인간답게 살기를 바란다.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노동자가 왜 노동조합을 만들고 노동조합이 강해지기를 바랄까?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전, 노동조합이 없던 시기에 현대계열사 노동자는 두발 단속을 당해야 했고 관리자들의 일상적 폭력을 감내해야 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땅콩 회항’ 등 직장 갑질과 성희롱, 인격 모독이 그치지 않고 직장 내 민주화는 갈 길이 멀다.
노동자는 사업장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구속과 탄압에 저항한다. 일하는 보람을 빼앗아가고, 자신의 발전과 향상을 막으며, 자주성을 구속하고, 인간적 자존심을 짓밟는 사용자 측의 행위에 저항하며 극복하기를 바란다. 또한, 자신의 노동과 사업장 내 모든 환경을 자기 뜻에 맞게 주도적으로 바꿔 나가려 한다. 개인으로서는 해결방법이 없는 이 요구를 노동자는 노동조합 결성과 강화를 통해 해결한다. 이렇듯 노동자가 노동조합으로 모이는 이유가 경제적 이익의 측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이든 사회정치적이든 이런 노동자의 요구와 이익은 노동과정을 포함한 모든 생활영역에서 발현된다. 노동조합의 활동은 대체로 사업장 담벼락 안에서 이루어지고 생산과정에 개입하는 정도로 제한된다. 하지만 노동자의 요구와 이익은 그런 경계가 없다. 그것은 사업장 내 생산과정도 사업주의 권한도 넘어선다. 그러므로 노동자의 요구와 이익을 온전히 실현하자면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의 투쟁을 통해 노동자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듯이 진보정당으로 결집한 노동자의 사회정치적 투쟁을 통해 사회를 노동자의 뜻에 맞게 바꿔나가야 한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은 필연이다.
이제 위 댓글의 충고대로 노동조합의 목적이 무엇인지 되돌아보자. 노동조합의 목적은 각 노동조합의 규약에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일률적이지는 않기에 대표적으로 민주노총의 규약을 참고하면,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정치, 경제, 사회적 지위 향상과 전체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이 보장되는 통일조국, 민주사회 건설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 규약은 25년 전 민주노총 건설 시기 노동자의 염원을 반영했고 최근(2019년)까지 개정작업을 거쳤다. 그리고 수많은 민주노총 소속 단위 노동조합에서 이 규약을 기준으로 자체 규약을 제정하고 있다.
이제 되물어보자. 노동조합에서 6·15공동선언을 기념하는 것이 노동조합의 설립 목적에 어긋나는 활동인가? 사업장 내 활동가들의 정치활동이 노동조합 본연의 활동이 아니라 ‘딴짓하는 것’인가? 노동조합으로 단결한 조합원은 경제적 이익만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다. 조합원을 경제적 이익만 추구하는 존재로 바라보면서, 조합원의 더 크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요구와 이익을 외면하고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을 충족하는 투쟁으로만 노동조합의 역할을 제한하는 것이야말로 ‘딴짓하는 것’이 아닌가?
김성진 공공운수노동자
http://www.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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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민주노총 탄압…여의도 봉쇄에 노동자 연행
정치권, 노동개악 저지 목소리 안 들리나
경찰, 181개 부대 투입, 여의도 ‘원천 봉쇄’
차량 검문, 지하철역 출구 폐쇄, 바리케이드 설치
기자명 김한주 기자 승인 2020.12.04 17:55
ⓒ 곽노충 기자
문재인 정권의 민주노총 탄압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 민주노총은 4일 고용노동소위원회 진행에 맞서 1인 시위를 벌였는데, 경찰은 노동자를 연행하고 폭력을 썼다.
서울시는 민주노총에 여의도 집회 금지 통고를 했다. 집회 금지 기간은 4일부터 정기국회가 끝나는 9일까지다. 노동개악안을 처리할 때까지 민주노총은 ‘가만히 있으라’는 정권의 뜻이다.
경찰은 181개 부대를 여의도에 투입했다. 여의도 인도엔 철제 펜스를 설치했다. 국회의사당역 출구 대부분을 폐쇄했다. 버스정류장도 막았다. 여의대로 등 차도는 차벽이 겹겹이 들어섰다. 대형 바리케이드도 등장했다. 서울교, 여의2교에선 차량 검문을 했다.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충남지부 나스테크지회 조합원 1명이 노원경찰서로 연행됐다.
경찰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하려는 노동자에 물리력을 행사했다. 경찰 폭력으로 민주당사 앞에서 쓰러진 노동자들은 그 자리에서 노동개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시위했다. 경찰은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예정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의 1인 시위도 막았다. 또 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사 앞 거리를 원천 차단해 노동자는 물론 시민의 발길까지 돌려보냈다. 많은 시민이 곳곳에 배치된 경찰 병력과 펜스, 차벽으로 불편을 호소했다.
여의도공원 쪽에서는 금속 노동자들이 수 미터 간격을 두고 1인 시위를 했는데 경찰이 이를 막아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은 수백 명씩 몰려다니며 1인 시위를 하는 노동자를 여의도공원에서 밀어냈다. 노동자들은 물리력을 행사하는 경찰에 맞서 저항했다. 동시에 경찰은 한 명씩 카메라로 노동자를 촬영해 공분을 샀다.
한편 오늘 소위는 안건 처리 없이 마무리됐다. 민주당은 내주 다시 소위를 열고 쟁점 안건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추후 소위 일정은 공지되지 않았다. 여야 간 합의가 명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둘러싸인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 ⓒ 김한주 기자
오후 3시 민주노총은 산업은행 앞에서 집결해 마무리 대회를 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우리는 방역도 잘하고 투쟁도 잘하는 노동자다. 오늘 경찰의 폭압을 보라. 이런 상황을 널리 알리고 투쟁하자고 호소해야 한다. 오는 7일 모든 노동자를 옥죄는 노동악법을 포함한 쟁점법안이 국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단독처리도 예상된다. 다시 모이자. 소위에 맞선 투쟁을 정점을 9일 본회의까지 힘차게 달려가자”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4일 성명을 통해 “지금 여의도는 계엄 혹은 긴급조치 상황을 방불케 한다. 이 와중에 서울시는 왜 민주노총을 자신들의 방역 실패의 방패막이로 세우는가. 왜 정부와 국회는 노동개악을 시도하며 노동자들의 분노를 유발하는가. 정부, 여당은 민심이 등을 돌리는 작금의 정세를 직시하길 바란다. 노조를 무력화하는 정부 개악안을 강행해 의결하는 망치 소리가 들리면 이는 문재인 몰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http://m.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402212
첫댓글 이 나라 친노, 친문들에게 위와 같은 활동을 하는 민주노총 어떻게 바라볼까?
정작, 자신이 노동자이면서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나 5인미만 근로기준법 적용, 노조파괴를 꾀하는 노동법개악 문제와 한미동맹강화와 비핵화만을 추구하는 문통을 비판하는 민주노총을 비판하는 친노, 친문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국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동은 어느정권이나 착취와 억압의 대상
국가는 자본과 국가적(공익적) 양다리에 서잇지만
선거는 공익을 정권은 불변의 자본에 편성하는
옷지못할 분단과 같은 변할수 없는 현실
제국의 치어리더 , 자본의 치어리더 , 장악된 삐에로에서
벗어나라
님 말씀대로 제국과 자본에 장악된 자들이
국민의짐 때문에 민주개혁을 못 하고,
윤석열때문에 검찰개혁을 못 한다고 아우성을 치는군요.ㅠㅠ
@황토강 정권은 계혁같은 것을 못한다는 것을 순화해서 하는 정치적 쇼 코미디 같은 말방구에 젖어들고
현실을 지배 당한역사의 울타리를 언제나 벗어날지 ...
죽쒀서 개준 후과치고 너무 심하다..
대깨문은 죽어도 아니라고 방방 뜨면서
이재명 킬러 전해철을 무슨?장관 임명하는 꼴 보고도
말한마디 뻥긋 한하는 대깨문 집단덜...
그러고도 " 이재명도 지지하고 민주당도 지지한다"
이런 상 또라이 집단이 또 있을까?...
늘 그래왔지요....
민족자주도 지지하고, 친미사대로 아부하는 문통도 지지하고....
전태일열사에게 훈장주는 문통도...
전태일법 요구하는 노동자 때려잡는 문통정권도 지지하고...
사드반입 반대하는 소성리주민들도 지지하고,
사드반입 강행하는 문통정권도 지지하구!
2!!
웃지 못할 희비극이 벌어지고 있지요
지도자가 철학이 없고, 주변 문빠들에 휘둘리니 나라가 나아갈 길도 모르는 듯합니다
누가 보아도 현정권은 비전도 없고, 문빠 똘마니들이 모여서 나라를 이끌다보니범죄자들에 낚여서
나라가 어려운 방향으로 가고있네요
30평이상 임대주택을 장기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생각이 있는 정상적인 정권이라고 믿은 우리 자신이 속은 기분입니다
문재인씨의 단점은 본인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능력이 없고, 제대로 인재를 쓸줄모르고 결단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앗싸리 박근혜처럼 무능한거라면 이 만큼 화가 치밀어 오르지는 않을 겁니다.
정작 이들은 자기들을 믿고 표를 준 노동자, 농민 등 서민들에게 사기를 치고 당선되어서는 그들의 등짝에 매정하게 칼을 꼿는 작태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급기야, 촛불항쟁으로 다 뒈진 새누리것들을 다시 부활시켜 저렇게 기세등등한 야당세력으로 키워 놨습니다.
이것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짓거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