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일이 있어 휴가쓰고 망중한을 보내고 있네요.
최근 소소한 일상 이야기 몇 개 써봅니다.
(1) 흔들리는 아랫니
올해 일곱살이 되는 딸아이가 있는데
작년에 치아에 대공사를 한 뒤로는
무조건 제가 딸에게 치실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게 상당히 귀찮긴 하지만
딸이 또 치과에서 울고불고 하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에 열심해 해주고 있네요.
어제도 열심히 치실을 해주고 있는데
아래 가운데 이 2개가 엄청 흔들리더군요.
처음엔 제가 치실질을 잘못한 줄 알고
식겁하면서 등에서 땀이 주르르르륵~~~
와이프 불러서 아랫니를 흔들어 보니
이제 영구치가 나오려고 빠지려 하나 봅니다.
딸내미는 벌써부터
'내 이빨 빠지는 거냐?'며 울고불고 난리 ㅋㅋㅋㅋ
아기 이빨이 바이바이~ 하고
언니 이빨이 나오는 거라고...
이제 언니 되는 거라고 달래고 있습니다. ㅎㅎ
딸아이가 엉금엉금 기어 다니고
말도 제대로 못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이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올 나이가
되었다니 참 시간 빠릅니다.
(아직 아기 같은데 내년엔 초등학생이라니!!)
요즘에는 딸이랑 대화하다 보면
말빨로는 못 이겠더군요. ㅎㅎ
(2) 알다가도 모를 CPU 가격
컴퓨터/하드웨어 덕후는 아니지만
관심이 굉장히 많은 편입니다.
2달에 한 번쯤은 부품 이것저것 사서
업그레이드 하는 편.
기존에는 인텔 8세대 CPU에
Z390 메인보드를 사용 중이었는데
작년 9월부터
인텔 9세대 CPU(9900K)로 업글할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죠.
더불어 요즘 대세라는 수랭쿨러도. ㅋ
가격 최저점을 기다리다가
블프가 끼어 있는 11월에
인텔 i9-9900KF(내장그래픽 없는 CPU)가
현금가 51만원으로 떨어지길래
'이제 바닥을 찍는 건가?' 생각하고
눈 질끈 감고 질러버렸죠.
허세어 수랭쿨러와 함께....
왼쪽이 인텔 8세대 I7 콤비,
오른쪽이 새로 구매한 9세대 I9 콤비 ㅋ
와이프님에게는 블프 특가로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으로 샀다고
하얀 거짓말을 해버렸습니다.
계속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시길래 기존에 갖고 있던
CPU로 새 PC 마련해서 이쁘게 꾸며주겠다고 했더니
약간 사그러 들었습니다. (고마워요~)
지금 9900KF에 수랭쿨러 달고
올코어 50배수 오버클럭(튜닝 비슷한 개념) 먹여서
잘 사용하고 있네요.
이후에 12월까지
9900KF 가격이 50만5천원 수준까지 떨어지길래
'50만원선 무너지나 보다. 너무 일찍 샀나?'
생각했는데....
아우...요즘 난리가 났더군요.
지금 인텔 9900K 및 9900KF 가격이
72~73만원에 달합니다.
불과 두 달 전보다 20만원 이상 올라버린.
인텔 공급물량 부족,
인텔 차세대 CPU 출시,
신학기 수요 증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중국 생산/물류 문제,
용산 형님들의 마진 챙기기 등등이 맞물려서
최근 컴퓨터 부품 가격이 장난 아니게
올라 버렸습니다.
인텔 CPU는 무슨 원유나 원자재/광물도 아니고
뭔 놈의 가격 널뛰기가 아리 심한지.
11월에 눈 질끈 감고 구매한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구매 미루었으면 결국 못 샀을 듯)
역시 신학기를 바라보는 연초(1~3월)는
컴퓨터 구매에 있어 최악의 시기인 듯 합니다.
가장 좋은 구매시기는 대체로 11월경.
(블프 근처로 해서.)
지금 인텔 CPU 구매 고려 중인 분들은
그냥 기다리셨다가 6월쯤에 출시할
인텔 10세대 보고 결정하세요.
지금 9세대는 막바지에 곧 단종인데
가치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아니면 AMD 라이젠 3세대(젠2)가
가성비가 괜찮습니다.
(3) 정전기 조심!!
겨울철 정전기가 유독 심하네요.
딸내미와 놀이터 갔다가
딸내미가 미끄럼틀 타고 내려오면
정전기 때문에 곤혹스럽긴 합니다만...
얼마 전에 마트 가면서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리면서
차 문에 손을 댔는데
엄청 큰 소리로 '타~닥~' 소리가 나면서
정전기가 발생했는데
손이 진짜 너무 아프더군요..
제가 엄청 아파하고 있었는데
정전기 소리를 못 들은 와이프는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더니
정전기 때문에 아프다 하니
엄살 부리지 말라고...
진짜 엄청 아팠는데...ㅠ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집에 돌아와서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리다가 다시 무심결에 차문에 손을 댔는데
또 다시 '파~~박~~' 정전기가.
이번엔 와이프도 소리를 듣고 놀랐는지
달려 오더군요.
와..뭐 이런 쎈 정전기가 있는지...
순간적인 통증도 상당하고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상처까지 나 버렸네요.
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여러 정전기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ㅎㅎ
비스게 회원님들도 정전기 조심하십시오.
(4)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홍보팀장
요즘 스토브리그라는 드라마가 꽤 핫한데요.
저도 즐겨보고 있었는데
회차 편성이 짧은 드라마여서 그런지
후반으로 갈수록 약간씩 힘이 떨어지고 있어서
좀 아쉽긴 하지만.
암튼...
그 드라마에 홍보팀장이라는 여자분이 나옵니다.
예전에는 자기 일에 엄청 열성적이었고
엄청난 성과를 내기도 했었지만
하얗게 불태워 버려서 번아웃되고,
직장생활의 허망함을 느끼며
그냥저냥 열정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캐릭터이죠.
백승수 단장(남궁민)이 그 홍보팀장을 자극하니
예전의 그 열정이 부활하여
단기간에 10억 광고를 따오는 설정은...
아 뭐 ㅋㅋㅋ 드라마니까요.
디테일하게 풀어낼 시간이 없었다고 칩니다.
약간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설정이었지만,
제가 유심히 본 건 그 설정이 아니라
홍보팀장이라는 캐릭터였습니다.
홍보팀장과 비슷한 캐릭터는
의외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창 시절엔 일과 업무에 몰두하며
엄청난 성과를 내기도 하고, 인정도 받았지만
결국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 뒤에
번아웃되서 열정을 잃어버리고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에
그냥저냥 적응해버린 그런 사람들...
제 주변엔 꽤 있어요.
저도 한 때
'이렇게 몸 바쳐 시간 바쳐 일해봤자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허망함도 들고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더랬죠.
이젠 시대의 트렌드가 변해서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하기도 하고
자신의 전부를 바쳐 업무에 몰두하기도 쉽지 않죠.
단기간은 가능하겠지만
그 열정과 에너지를 계속 유지하여
회사와 업무에 몸을 불사르는 건
거의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랬다가는 개인 생활이나 건강,
그리고 가정을 챙기지 못하게 되죠.
저도 30대 후반까지는 정말 '일귀신'이었는데
40대 들어서...그리고 딸이 점점 크면서 부터는
적당한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업무에 나태해지지는 않았지만,
예전처럼 철두철미하게 사소한 디테일까지 챙기고
야근 계속 하면서 지독하게는 못 하겠더라고요.
그냥 그 홍보팀장 에피소드 보면서
잠깐 예전 생각과 주변 동료들 생각이 났습니다.
(질문) 드라마에 너무 많이 나오는 '곱창 이야기'...
너무 많이 나와서 궁금해지네요. 맛있습니까? ㅋㅋ
(5) 비스게 희대의 댓글 공언들
기억하시는 분들 많겠지만
알럽 비스게에서 최고의 댓글 공언은
2007년 3월에 나왔습니다.
스타크래프트 MSL 곰TV 시즌1
결승전을 앞둔 상황이었고,
결승 대전은 마주작 vs 김택용이었습니다.
당시 마주작은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고,
김택용은 풋내기 신인에 불과.
김택용이 이길 확률은 2.69%에 불과하다는
분석까지 나왔죠.
그러나 결승을 앞두고 김택용은
MBC 팀과 함께 푸켓으로 단체 관광을 가기도 했고,
마재윤에게 '3-0 당하지 않게 열심히 연습해 오시라'라는
망언(?)을 인터뷰로 남겨 화제를 낳기도 했죠.
(모두가 김택용을 비웃었습니다.)
누가 봐도 플토 신인 선수가
당시 최전성기를 달리던 저그 마주작을 이길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비스게에서 한 회원님이 댓글로
'김택용이 이기면 자기가 미국에 가서
부쉬(당시 미 대통령)를 테러하겠다'는
공언을 남기기도 했죠.
그런데 3.3 혁명이 일어나 버렸습니다.
김택용이 마주작을 3-0으로 이겨벼렀죠. ㅋㅋㅋㅋ
그 회원님 잘 계신지 궁금합니다. ㅋㅋㅋ
비스게 댓글에서는 결코 공언하지 않으리라.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만.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일상을 공유받으면 어쩐지 기운이 나네요. 왜일까요.
제 둘째딸도 1월에 영구치가 나와서 아랫니를 뺐죠..그때 제가 쉬는 날이어서 치과 갔는데..참 제대로 못보겠더군요ㅜㅜ 그래도 잘 참은게 대견했습니다.
치과 갔다가 동네에 와서 금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에 가서 먹을꺼 사다가 옆에 장난감 파는 곳에 보고 있으라고 했는데 쪼르르 오더니 거즈문채로 '아퐈 이녕 사주세요 이녕' 말하는데 너무 귀여웠습니다. 그래서 참은게 대견하기도 하고 쪼르르 달려온게 귀여워서 사줄려다 넘 비싸서 다른걸로 사줬었네요ㅎㅎ
우린 캐나다식으로 치아를 뽑으면 그날 밤 그 치아를 베개 밑에 놔두고 자면 치아요정이 와서 그 치아를 가져가고 대신 돈을 놔두고 간다고 했었어요.
처음엔 그 재미로 유치를 뽑을때 좀 수월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치아요정과 거래를 하려고 하더라구요 ㅎㅎ.
정전기는 제가 경험을 거의 한적이 없어서 패쓰.. (제가 운이 좋은거겠죠?)
스토브리그는...
지금 직장에 11년이 넘고 12년이 되어가는데 올해 목표는 아무 생각없이 신입사원처럼 그냥 달려볼려고 합니다.
그냥 올해만 생각해볼려고 합니다
친구의 여친분은 음... 뭐가 정답이 있을까 싶어요. 우연히도 저도 며칠전 지인과 비슷한 얘기를 한적이 있는데요
그들의 인생은
그들의 선택대로... 라고 생각하려구요.
불알 두개 적출하면 어케대요?
카스트라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ㅎㅎ
소소한 일상이야기 감사합니다. 뭔가...남의 일기장을 보는 것 같아서 재미있네요. 제 이야기 같은 부분도 있구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