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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구단을 어떻게 살릴까? 와서 겪어 보니 지금까지 제가 한 사업은 축구단 운영에 비하면 너무 쉬운 것이
었습니다. 사업이 어려워지면 업종을 바꾸거나, 사업장을 옮겨도 됩니다. 그런데 축구단을 야구단이나 농구단
으로 바꿀 수 있나요? 시민구단이 연고지를 옮길 순 없습니다. 선수를 특정 기간에만 영입할 수 있다는 것도
모르고 대표로 취임했을 정도로 저는 ‘축알못’이었습니다. 그런 부분은 현장의 판단과 정보에 일임했습니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건 그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었죠. 사람을 감화시키고, 어깨를
두들겨주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 조직이 뭉치는 것. 그것만은 사업을 하면서도 실패한 적이 없었습니다.”
2020년 여름 위기의 팀을 구하기 위해 지휘봉을 잡은 조성환 감독은 그런 전달수 대표의 방향성과 궁합이 잘
맞는 지도자였다. 조성환 감독 역시 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고 ‘할 수있다’라는 쪽으로 끌고 가는 것이 중
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었다. 인천의 레전드인 임중용전력강화실장은 구단 내부에서 선수단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의 현장 경험과 실무 능력을 전달수 대표이사가 존중했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협조 체
계를 꾸린 인천은 2021년부터 본격적인 비상을 시작했다.
프런트 조직 역시 더 열정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다. K리그 현장에서는 최근 2~3년 간 인천 구단의 업무 능력
이 180도 바뀌었다는 호평이 이어진다. 구성원은 바뀌지 않았다. 전달수 대표 부임 후 그들의 생각과 열의가
바뀐 것이다. 2019년 말 인천 구단은 이탈리아 스포츠의류브랜드 마크론(Macron) 본사와 후원 계약을 체결
했다. 5년 이상 장기 계약인데다 당시에는 국내에 정식 진출하지 않은 기업인 탓에 불안감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국내 라이선스 업체들조차 후원에 소극적이라는 점, 마크론의 경우 새로운 시장 진입을 위해 품
질과 디자인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 볼만한 도전이었다. 전달수 대표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선택의 길에서 프런트의 판단을 적극 지지했다. 그 결과 인천과 마크론은 4년째 좋은 파트
너를 이어가고 있다.
“조직을 맡다 보면 효율적이지 않은 업무,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업무에도 대표이사가 사인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직원이 열정적으로 기획안을 준비해서 올릴 때입니다. 마크론과의 계약 건을 보면 누군가의 얘기
처럼 손해를 볼 수도 있고, 결과가 안 좋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배워야 그 구성원이 발
전하고 장기적으로 조직이 발전한다고 믿습니다. 결과가 안 좋아서 생긴 궂은 일을 정리해주는 게 대표이사
역할입니다. 그 믿음을 줬기 때문에 지금은 계약이 우리 구단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