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요오드결핍으로 멸종" .. 국외 여러가설들
1999. 1. 5 과학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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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을 둘러싼 수수께끼는
고인류학계의 오랜 논쟁거리다.
현대인과 현저하게 다른 외모, 갑자기
사라진 원인, 그리고 현대인의
조상인지의 여부등에 대해 치열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한
지리학자가 네안데르탈인의 신체적
특징과 존재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열쇠로써 그들이 섭취했던 음식물
속의 요오드(비금속 원소의 하나,
원소기호 I)를 지목, 다시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 가설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의
해골은 신체적 기형과 손상된
정신건강의 징후를 띠고 있으며 이는
요오드가 부족한 식사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 가설은 왜 그들이 3만년전
유럽에서 그토록 빨리 그리고 완전히 |
현대인에 의해 대체됐는가를 설명해 줄지도 모른다. 이는 곧 네안데르탈인이
크레틴병(알프스산지의 풍토병으로 불구가 되는 백치증)과 같은 요오드 부족으로 인한 질병에
걸려 변질된 현대인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네안데르탈인이 만약 그들의 유전자를
이후의 유럽 주민에게 남겼다면 왜 그들의 신체적 특징들-튀어나온 이마, 두꺼운 뼈와
근육구조, 퇴행성 관절병의 성향 등-이 유전돼 내려오지 않았는가를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네안데르탈인을 연구해온 고생물학자들은 명백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돕슨의 결론이 정황적 증거에 지나치게 의존한 과장이며, 진화론 생물학에 배치된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일부 고인류학자들과 다른 지리학자들은 증거자료가 인상적이며 검토할
가치가 있는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현대인은 목의 갑상선이 커지는 갑상선종(甲狀腺腫)이 생기거나 신체변형과
정신지체를 야기하는 크레틴병에 걸린다. 크레틴병은 영양상 요오드 부족이나 장기의
기능부전, 요오드를 갑상선호르몬으로 바꿔주는 갑상선이 없을 경우 발병한다. 특히
바닷물고기나 어패류, 해조류 등 요오드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기 어려운 내륙지방
거주자들의 피해가 크다.
돕슨은 네안데르탈인들이 빙하기에 유럽내륙의 요오드가 부족한 지역에 주로 거주했다는 것에
착안했다. 그는 박물관에 있는 3백여개의 네안데르탈인의 유골과 크레틴병 환자의 의학기록 및
유골을 비교했다. 그 결과 대체적인 몸의 비율과 해골, 각 뼈의 모양이 명백히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크레틴병 환자들은 이마의 눈썹부위가 네안데르탈인처럼 튀어나와 있다. 또
환자들의 턱과 등골, 엉덩이의 뼈는 퇴행성 관절병에 시달린다.
돕슨은 “이같은 비교결과는 너무 일치했으며, 네안데르탈인의 형태를 규정한 열쇠는 요오드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네안데르탈인과 현대인의 결정적인 차이는, 현대인이 갑상선의
요오드 추출및 사용능력을 향상시킨 하나의 변형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같은 유전적 차이는 4만년전 유럽에 나타난 현대인(크로마뇽인)이 요오드가 부족한 환경의
네안데르탈인을 제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장점이었을 것이다.
네안데르탈인 논쟁의 핵심은 그들일 현생인류의 조상이냐, 아니면 오래전에 분화된
사촌이냐하는 것이다. 즉 네안데르탈인은 멸종돼 크로마뇽인으로 대체됐다는
주장(대체론·代替論)과 이종교배를 통해 유전적으로 현대인에게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연속론·連續論)으로 나뉜다.
현재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대체론은, 유럽과 서부 아시아를 20만년간 지배했던
네안데르탈인이 상대적으로 단 1년만에 크로마뇽인에 의해 대체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연속론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호모사피엔스 사이에 일부 이종교배가 이뤄졌다고 긍정적으로
단정하는데, 이는 곧 유럽인들에게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돕슨의 가설은 유전적인 요소와 관련해 연속론을 지지하게 된다. 네안데르탈인이
요오드부족으로 인해 병적으로 변형된 현대인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내륙의
네안데르탈인들은 해변에 살던 사람들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좀더 많은 요오드를 섭취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들의 현대인과의 외면적 차이는 몇 세대만에 폭넓게
사라졌으며, 화석에도 차이가 나타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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