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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7월, 소설가 공지영과 전 천주교 마산교구 소속 신부 김씨 간 고소 사건이 불거졌다. 공 작가는 신부가 면직이 됐음에도 버젓이 신부 직함을 단 채 횡령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김 신부는 명예훼손으로 공 작가를 고소했다. 공 작가는 소송 2년 만에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에 김신부는 8월16일 항고를 했다.
김 신부는 공작가 뿐만 아니라 면직이 부당하다며 교구를 고소했고, 교구는 이례적으로 김씨의 면직 사유를 공개했다. 공개된 사유는 천주교 사제가 반드시 지켜야 할 십계명 중 제6계명인 '간음하지 말라' 위반이었다. 이에 김 신부는 면직 사유를 공개했다며 천주교 마산교구청 책임신부를 고소했다.
특이하게 김 신부는 면직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전주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 센터장을 맡았다. 이 복지센터를 운영하는 이 목사는 언론에 수차례 ‘한국의 테레사 마더’로 소개될 만큼 미혼모로서 5명의 입양아를 키우고 장애인을 돌보는 주인공으로 SNS상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2011년 겨울, 이씨가 지역봉사단체 총재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SNS상에서 접한 김 신부가 전주로 가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또한 김 신부의 면직 사유로 등장한 ‘간음’의 대상이기도 했다.
천주교 신자였던 이 목사와 김 전 신부와의 만남은 당시만 해도 신부와 교인의 아름다운 인연으로 보였다. 그런데 김 전 신부가 면직 당하기 2달 전 이 목사는 막내아들을 출산했다. 정자를 기증 받아 아이를 낳았다고 말했으나 동네 사람들얼굴이 판박이인 점에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이 목사는 그동안 5명의 아이를 입양했으나 입양 2개월 만에 한 아이를 파양했고, 나머지 아이들도 어린이 집에 24시간 맡겨놓는 등 방치하다시피 했다. 셋째 아이의 경우 3년간 집에 데려가지조차 않았다. 입양한 아이들은 행사가 있거나 사진 찍을 있을 때만 데려갔다. 아빠 역할을 하며 아이들을 키웠던 어린이집 부원장은 "지금도 보고 싶어서 잠을 깬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아이들이 자기 돈벌이수단이다. SNS상으로 그냥 앵벌이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가 운영하는 센터에서 근무했던 사람증언에 따르면 2011년 문을 연 복지시설은 10명 남짓한 장애인들이 낮 시간에만 머물어 직원이 3명 정도 밖에 없었고, 후원금 강요와 댓글달기 등 이 목사의 비정상적인 요구 때문에 얼마 버티질 못했다.
입버릇처럼 25년간 장애인 봉사활동을 해왔다던 이 목사의 과거도 의문투성이었다. 2000년 이 목사를 만났다는 지인에 따르면, 충남의 한 복지시설에서 근무했다는 주장과 달리 당시 전주에서 호프집을 운영했다. 과거 4년간 이 목사와 사귀었다는 구모씨는 그녀에게 혼인빙자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당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려 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지역유지나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중요 부위에 봉침시술을 하며 나체사진이나 CCTV를 촬영해 협박, 금품을 뜯어왔다는 것이다. 사제였던 김 전 신부가 넓은 인맥으로 사람들을 데려오면 이 목사가 외설스런 봉침을 시술한 후 후원금 명목으로 거액을 요구하는 공조체제를 구축했던 것이다. 특히 침대에 누워있는 국회의원 A씨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이 목사와 김 전신부는 모든 의혹을 철저히 부인했다. 자신들을 음해하기 위한 루머라고 단정 지었다. 이 목사는 재활센터 주변 5채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재산총액은 12억~15억원 안팎에 이른다. 재산 형성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후원이다. 김 전 신부는 2013년 이 목사가 대표인 장애인 단체 앞으로 후원자를 모집했다. 당시 후원했던 이들은 대부분 김 전 신부를 믿고 후원금을 보냈다.
경찰은 공무집행 방해, 의료법 위반, 사기 등의 행위로 두 사람을 기소했다. 재판이 시작됐지만 이들은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출처] http://www.slist.kr/news/articleView.html?idxno=20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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