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랩이 강남 입성 후 일주일이 되었고 아비가 구리 입성한 지 27일째 되는 날입니다. 강남 진출-계약- 숙대 이삿짐센터-잔금 돌려받기-잔금 완납 강남 역삼 동 정착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으니 번갯불에 콩 볶아 먹었습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에스더를 응원합니다. 에예공이 미동도 없는 것이 정착을 위해 '정신일도 하사불성'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책장은 어떻게 배치 시켜 놓았을까? 수랩 학원에 꽂혀 있던 검은색 책가위 '코스모스'(칼 세이건)가 분실되지 않고 잘 정착했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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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에스더 '대'가 그냥 생긴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힘이 지식이다(미셀 푸코)“ "아는 것이 힘이다(베이컨)" 아비는 60세 돼서 '코스모스'를 읽었어요. 나는 '먹방과 섹스'를 인생 레벨의 척도로 봅니다. 현재로서는 결핍을 견뎌내는 시기이고 오롯이 맨몸 투혼 하는 자신에게 먹방과 명품으로 응원하는 차원이니 너무 욕하지 마시라. 라캉의 욕망을 분석하다가 인생은 '권태와 결핍'의 반복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도 현재의 '결핍'이 '권태'보다야 낫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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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결여(결핍)가 상징 계의 질서를 다이내믹 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좀 더 발전시키면 나뿐 아니라 타자도 결여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리 기를 쓰고 애써도 '채움'이 불가하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지성소 앞에선 제사장이 둘째 장막 앞에서 휘장을 건너갈 수 없다는 당혹감(히 9:7-9) 같은 것입니다. 에예공! 이것이 남자에게 또는 어떤 대상에게 숟가락을 얹지 말아야 할 진짜 이유야. 놈도 부족한데 누가 누구를 채워줄 수 있다는 말인가? 에예공! 가즈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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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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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칼 세이건)라는 책을 아시나요? 시커먼 껍데기에 베개로 쓰기 딱 좋은 두께의 사이언스 북인데 80년대 나왔더라고요. 대충 훑어보다 종교학 책인가 착각할 뻔했어요, 필자가 이해한 코스모스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옛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우주가 오래됐음을 알고 있습니다. 인류는 지구 바깥으로 나가서 우주를 관찰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 결과 우리는 한 점 티끌 위에 살고 있고 그 티끌은 그저 그렇고, 그런 별의 주변을 돌며 또 그 별은 보잘것없는 어느 은하의 외진 한 귀퉁이에 틀어박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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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존재가 무한한 우주의 공간 속 한 점이라면,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찰나의 순간 밖에 차지하지 못합니다. 또한 우리는 우주의 나이가 약 150억 년-200억 년 되었다는 사실을 압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Cosmos)》는 우주에 대한 경이로움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걸작입니다. 이 책은 과학과 철학, 역사, 인문학을 넘나들며 우주의 신비를 탐구하고, 인간이 이 우주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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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건은 복잡한 과학적 개념들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며, 독자에게 과학적 사고와 우주에 대한 경외 심을 심어줍니다. 세이건은 빅뱅 이론을 통해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은하, 별, 행성이 형성되었는지 이야기합니다. 그는 우주의 광활함과 복잡성을 강조하며, 우리 은하계와 그 안에 위치한 태양계, 그리고 지구의 위치를 설명해요, 이를 통해 독자는 우주 속에서 지구와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인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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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기원과 진화에 대해서도 세이건은 단세포 생명체에서 시작된 생명이 어떻게 복잡한 형태로 진화했는지를 설명하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공유하는 진화적 뿌리를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생명은 우주의 자연적인 산물이며, 지구의 환경적 조건에서 진화한 결과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세이건은 외계 생명체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우주의 광대함을 고려할 때, 다른 별과 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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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우리가 이들과 교신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들과의 만남이 인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지를 탐구합니다. 일론 머스크가 코스모스를 보고 화성 프로젝트를 꿈꾸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세이건은 지구와 인간의 위치를 우주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인간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는 지구가 우주 속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매우 드문 행성임을 강조하며, 우리가 이 행성을 보호하고 유지할 책임이 있음을 역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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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는 단순히 우주에 관한 책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는 작품 같았어요. 칼 세이건은 과학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를 설득 시키려고 애를 씁니다. 인류는 빅뱅의 후손이에요. 우리는 코스모스에서 나왔어요. 그리고 코스모스를 알고자, 그리고 코스모스를 변화 시키고자 태어난 존재 들입니다. 도올 선생이 인류 문제의 상당 부분을 기독교 신학이 만들었다고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영원불변'은 없고 원자와 분자라는 측면에서 인간은 우주의 한 조각이 아닙니까?
2025.1.8.wed.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