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마타 이야기
청동 거인에서 로봇까지 움직임의 역사
박희정 지음
2016년 8월 15일 출간
판형 162×212 | 제본 무선 | 150쪽 | 12,000원
분야 아동>과학교양 | ISBN 978-89-6372-210-8 73500
언제부터 사람들은 생명이 없는 물건을 움직이게 했을까?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기계나 장난감, 로봇처럼 생명은 없지만 스스로 움직이는 물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그것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하기보다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는 주인의 명령에 두말없이 복종하는 존재를 동경해 왔습니다. 인류는 자연에 순응하고, 신들의 명령에 따르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무엇인가의 주인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있었고, 이런 욕망 때문에 움직임의 역사는 수천 년 전,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움직임을 만들어 내기 위해 오랜 세월, 땀과 노력을 바치며 끊임없이 개선시키고 발전시켜 왔습니다.
《오토마타 이야기》는 오토마타가 낯선 독자들에게 인류가 ‘움직임’을 언제부터 만들어 냈고, 움직임을 어떻게 오토마타 속에 적용시켰는지, 그리고 지금은 오토마타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 줍니다. 오토마타에 대해 끊임없이 인류가 던졌던 질문과,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동시에 기초적인 과학 공학 기술의 발전 과정 또한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토마타를 통해 과학, 역사, 철학, 예술을 아울러 읽을 수 있는 종합 인문교양서입니다.
박희정 선생님은 만들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교육인형 제작소를 운영하며 유아교육 기관, 상담심리 센터, 성폭력 센터 등에 인형을 지원했고, 지금은 초등학생을 위한 만들기 강의를 통해 오토마타를 만나고, 공부했습니다. ‘움직이는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개성 있는 오토마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 차 례
이야기를 시작하며
1 오토마타가 뭐야?
2 즐거운 상상
3 상상이 현실로
4 교회가 사랑한 자동인형들
5 질문하는 기계들
6 농담하는 오토마타
7 지중해의 파도를 넘어
8 예술의 품에 안긴 오토마타
9 오토마타의 대변신
10 행복한 기계
이야기를 마치며
▒ 본문 미리보기
오토마타를 통해 움직임과 기계의 역사를 읽다
《오토마타 이야기》는 절대 움직일 수 없는 재료를 움직이게 만들고, 보다 정확하고 세밀한 움직임을 만들어 나간 인류의 노력과 기술의 역사를 보여 주는 책이다. ‘오토마타’라는 말은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단어이지만, 알고 보면 오토마타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태엽 장난감, 발레리나 음악상자나 뻐꾸기시계도 모두 오토마타이니까. 최근 평창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는 리우올림픽에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홍보관을 설치하고, 이곳에 초대형 오토마타를 전시했다. 평창과 강릉을 배경으로 한 여러 소형 경기장에서 18개 동계 스포츠 종목 인형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광경에 언론과 브라질 사람들은 열광했다.
오토마타는 대체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오토마타’의 사전적 정의는 간단한 기계 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로,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 말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호메로스는 저절로 움직이는 출입구나 인간이나 동물처럼 움직이는 어떤 장치를 이르는 말로 처음 사용했다. 오토마타는 주인의 명령을 따르는 존재를 원했던 인류의 소망이 담겨 있는데, 이런 소망은 로봇이라는 존재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오토마타 이야기》는 인간이 생명이 없는 물체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 어떤 작동 원리들을 개발하고 어떻게 조합시켜 발전시켜 왔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존재를 갖고자 했던 인류의 소망을 담은 신화 속 청동 거인에서부터 실제로 만들어진 최초의 오토마타인 크테시비우스의 ‘클렙시드라’, 캠의 원리로 세밀하고 정교하게 움직이는 18세기 ‘글씨 쓰는 오토마타’를 거쳐 인간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재현해 내는 로봇, 그리고 예술과 결합된 재기발랄한 현대의 오토마타까지 살펴보면서 기초적인 작동 원리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만들어 내기까지 인류가 쏟은 노력을 만날 수 있다.
기계의 기초적인 작동 원리를 알다
이 책은 오랜 시간, 움직임에 대한 인류의 소망과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오토마타를 만들고 발전시켜 나갔는지를 들려준다. 단순히 항아리에 담긴 물의 양으로 오르락내리락하던 오토마타가 톱니바퀴와 크랭크, 캠 같은 작동 원리 덕분에 움직임이 얼마나 정교해졌는지, 그리고 어떻게 인간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움직이게 되었는지 보여 준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과학 공학의 기초적인 작동 원리들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요즘 같은 첨단 과학의 시대에 이런 기초적인 기계의 원리를 들여다보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현대 과학 기술을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화면에 손만 대면 온갖 정보를 불러올 수 있고, 단추를 누르기만 하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만 그것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도 없고, 내 손으로 만들어 쓸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앞으로 로봇이 더 발전해서 인간의 손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 더 줄어들면 인간은 더욱 과학 문명으로부터 소외될 것이다. 그러나 오토마타에 관심을 갖고 직접 제작을 해 보면서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한다면 주변에서 보는 자전거나 장난감 같은 간단한 기계의 작동 원리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더욱 정교하고 복잡한 과학 기술에 대한 호기심으로까지 나아갈 수도 있다. 이렇게 오토마타는 기계에 대한 이해력을 키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과학과 함께 역사와 철학, 예술까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
《오토마타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오토마타를 만드는 기술과 기초적인 작동 원리의 발전이 세계사 속에 녹아 있다. 덕분에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중세 유럽과 르네상스 시대, 계몽주의 시대까지 서양사, 그리고 대항해 시대의 아시아와 일본의 개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와 그 시대의 오토마타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세계사에 관한 기초적인 역사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오토마타에 던져진 철학적 질문들을 보면서 존재에 관해, 과학 기술의 발전에 관해 고민해 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이 오토마타는 무슨 내용의 글을 쓰는 걸까? 자기를 만든 사람의 이름을 쓰기도 하고, 데카르트가 말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고 쓰기도 해. 때로는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라고 쓰기도 해. 이 오토마타를 만든 사람은 오토마타가 왜 이런 문장을 쓰도록 만든 것일까? 그냥 장난인 걸까, 아니면 데카르트의 생각에 반기를 들고 싶은 걸까? (70쪽, 질문하는 기계들)
기계의 수준이 이렇게까지 온 것을 보니, 오래전 자케 드로가 만든 ‘글씨 쓰는 오토마타’가 보여 준 메시지가 다시 생각나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고 했던 데카르트의 말을 살짝 변형했던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 걸까?”라는 말. 이 문장을 로봇이 하는 말로 바꾸면 이렇게 되겠지? “로봇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 로봇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 하지만 언젠가는 완벽한 인공 지능 로봇이 나타나 생각할 것이고, 그럼 로봇은 존재하게 되는 걸까? 그렇다면 사람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131쪽, 오토마타의 대변신)
더불어 큰 힘을 쓰거나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로봇과, 인간을 돕거나 인간의 신체를 대신할 목적의 로봇을 함께 보면서 과연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 생각하게 한다.
또한 예술의 한 분야로 정착하게 된 현대의 개성 넘치는 얀센의 거대한 오토마타나 카바레 기계 극장의 아기자기하면서도 기발한 오토마타들을 감상하면서 예술적인 안목도 기를 수 있다.
요컨대 《오토마타 이야기》는 오토마타를 통해 과학, 역사, 철학, 예술을 아울러 읽을 수 있는 종합 인문교양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