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달 계발활동시간이다.
무엇을 할것인가?
1년 계획을 대략 세워두지만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새로운 계획으로 진행한다.
올해는 학생들의 활동에 흥미를 더하고
학교구성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 학교숲은 매력적이다.
보면 볼수록 흥미를 끄는 요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학교숲은
학생들에게 자연생태적인 환경속에서 뛰며 놀고 공부하게 하기 위함이다.
물론
도시속의 녹지면적을 확대하고, 녹시율을 높여서 스트레스도 줄이고
대기오염도 감소시키고 지역주민들의 산책공간도 마련하는 등등....
학교숲에 가까이 다가가면
커다란 연못이 있다.
가장 생태적인 활동이 왕성하고 변화가 풍부한 곳이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흥미로운 곳이기도 하다.
얼마전에
동네 개구장이들이겠지만
연못에 사는 예쁜 금붕어를 20여마리(거의 다) 잡아간 사건이 발생했다.
마음이 쓰렸지만 어찌하랴
그래도 새끼 금붕어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어서 위안으로 삼고 있다.
연못에는
키 큰 부들이 자라고 있다.
둘러보는 중에 쭉 뻗은 부들잎 사이로 무언가 보였다.
청개구리였다.
내가 지금까지 본 청개구리중에 가장 큰 놈이었다.
무엇을 깊이 생각하고 있을까?
나는
이곳을 개구리 연못으로 만들고 싶다.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리는 학교숲으로 만들어 보고자하여
봄에 어렵게 구한 개구리알을 가져다 놓았다.
많은 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사라졌지만 올챙이가 되어 돌아다니더니
어느새 앞다리가 쑥, 뒷다리가 쑥 개구리가 되었다.
이제 개구리들이
이곳에서 자리잡고 겨울도 나고 알도 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개구장이들의 무정한 손길을 피해야하겠지만...
연못에는
연이 몇 종류 있다.
노랑어리연은 너무 번성하여 걷어내어야할 정도이지만
그외 다른 연종류는 잘 적응하지 못하여 사라진 것도 있다.
그런데
컬럼비아연이라고 하였나
이연은 늠름하게 연꽃을 피워올렸다.
연못속에서 군계일학이다.
물이 있는 공간에는
곤충을 비롯하여 날짐승들이 자주 찾아온다.
그 중에 가장 자주 찾는 친구중의 하나가 바로 직박구리이다.
전에는 사진을 찍으려면 기회를 주지않고 날아가버렸는데
이제는 제법 친숙해졌는지
카메라를 들고 가까이 다가가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래봐야 거무퇴퇴한 녀석이지만....
아마 우리가 모르는 때에 또 다른 새들도 찾아왔을것이다.
오늘은
특별한 활동을 위해서
두분의 환경활동가를 초청하였다.
우리 학교는
학교숲 돌봄이가 있다.
학부모님들의 조직이다.
학교를 가꾸고 키워서 발전시키는데는 학교구성원(학생, 학부모, 교사)이 모두 힘을 합해야한다.
학교숲에 대한 관리활동은
교사나 학생들의 관심과 활동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기 위하여 학부모님이 자원하여 활동하는 모임이다.
오늘은 좀 고생하시겠어요.
이곳은
누운듯이 자란 소나무가 있는 바로 옆 공간이다.
또 수도 꼭지가 있는곳이다.
오늘의 활동은 이곳에 비오톱(습지)을 만드는 것이다.
연못과 달리 물이 많이 차지 않으면서도 늘 물에 젖어있는 그러한 환경을 만들려고한다.
그래서
다양한 습지 식물과 생물의 관찰이 보다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생태공간으로 변화시켜보려고한다.
왜 이런 공간이 필요한가?
학교숲은 나무만 심었다고 숲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연상태와 같은 환경조성과 더불어
학생들이 보다 더 많이 자연의 여러환경을 누리고 관찰하고 경험할 수 있는 장이 되는
생태적학습공간의 기능도 갖추어야하기 때문이다.
학교숲 공간은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야 하며 생태적 관찰이 수월하게 이루어져야한다.
습지는 연못과 달리 더 근접하여 살펴 볼 수 있는 생태관찰공간이 된다.
먼저 방수막을 펼쳐서 크기를 재어보았다.
두 그루의 작은 나무는 옮겨 심어야 할 것 같다.
흙을 파는 일인데 오늘 따라 햇볕이 쨍쨍이다.
엇그제 비온다고 했는데 비는 안오고.....
도와주신다던 기사님도 다른 일로 못 오고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먼저 잔디를 떼어내었다.
너무 마른땅이라 힘들었다.
잠깐 휴식시간에 물을 뿌리고 나니 조금 수월해졌다.
1학년 남학생들은 엄마 같은 학부모님과 함께 열심히 일을 하였다.
그래도 땅파는 일이라 힘드셨는지
한 학부모님이 전화해서 건장한 남성도우미를 불러준 덕분에
생각보다 일의 진척이 빨랐다.
두 녀석에게는 울타리로 쓸 나무를 자르는 일을 시켰다.
열심히 잘라서 가져온 덕분에 일을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진행할 수 있었다.
아마
저 멀리 공차는 아이들처럼
이 아이들도 그러고 싶었을 수도 있다.
인원의 제한으로 어쩔 수 없이 들사모 활동을 하는 녀석들도 있을것이다.
그래도
들사모 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 녀석들이 좋다.
나도 공차는 것을 좋아하는데...
낮은쪽에는 나무 울타리를 치고 높은 쪽은 깊게 팠다.
두 녀석은 힘들었는지 땅바닥에 아주 주저 않아 있다.
귀여운 녀석들이다.
어느정도 깊게 파고난 후 바닥을 고르고 방수막을 둘러쳤다.
이제 제법 습지의 만들수 있는 형태를 갖추었다.
욕심 같아서는 더 깊고 넓게 파고 싶었지만 욕심은 무리를 낳기 쉽다.
"이제 마무리합시다.
학생들은 도구를 정리하고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일을 끝내자고하자
어느 학부모님 "만세"다.
완성한 기쁨의 표시일까?
힘들었는데 끝나서 기쁜것일까?
도시에서 살면서 흙일을 해보고 싶어도 해볼 기회가 없지만
안하던 일을 하면 힘은 더 든다.
선생님이라 힘들다 말은 못하고 그저 빨리 끝나기를 바랐을텐데...
그래도 한편으로는 쉽게 할 수 없는 일
학교숲을 만들어 가는 용기있는 일을 했다는 기쁨도 있었을것이라고 믿는다.
나도 기쁘다.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학부모님과 함께 해서.....
그렇지만
떼어놓은 잔디를 그냥 둘 수는 없다.
비가오면 패여나갈 수 있는 아랫쪽 부분에 심었다.
일의 진척에 따라
주변에 예쁜 들꽃과 키 작은 나무
그리고 물을 댈 수 있다면 습지식물까지 심으려고 준비하였으나
날씨가 너무 더워 심어놓으면 오히려 타 죽을 것 같다.
나중에 들사모하고 함께 심어야겠다.
일은 협력하여 할수록 수월하고 흥이 난다.
혼자하는것보다 둘이 할때 더 효율적이다.
학부모, 학생 그리고 교사가 어우러져 일을 하니 더 보람있다.
오늘 두번째 활동이
바로 이벽을 그림 녹화하는 것이다.
먼저 활동가들이 설명을 듣는다.
어떻게 구상하여 그릴것인가?
일의 분담은 어떻게 할것인가?
바로 옆의 백운동산도 둘러보며 구상에 들어갔다.
학부모회장님은
느티나무 아래에서 구상한 것을 스케치하고....
진지하게 구도를 잡아가며....
맘에 안들면 지우고...
그림을 오려나가는데 잘 되나?
작품이 나올것 같은 분위기이다.
그리자
가장 중심되는 부분의 그림은 전지를 이용해서....
이곳 저곳에서 구상하네
여기도 무엇을 그리나
이제
아크릴물감을 스펀지에 묻혀서
종이에 그려서 오린것으로 작품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부들을 중심으로
주변에 여러 식물과 동물을 배치하여........
시원한 그늘에서 잘되가나 구경하며...
거의 완성되어 나간다.
가장 힘든 시간
소감문 쓰는 시간이다.
오늘의 활동을 대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중요한 시간임에도 죽겠다는 표정들...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기다리는 덕분에 견딘다는 표정이다.
완성된 벽이다.
너무 잘 그렸다.
우리 학교의 새로운 명물이 될것이다.
오늘의 활동을 이렇게 마치었다.
매우 힘들었지만 보람있는 하루였다.
학교숲돌봄이, 들사모 모두모두 수고한 하루였다.
첫댓글 멋진 습지가 만들어졌군요. 앞으로의 변화무쌍함이 기대됩니다. 한쪽이라도 배수가 되어있는지 모르겠네요. 일정한 물높이를 있는..... 혹시라도 장마철에 사방으로 물이 넘치면 곤란한데..... 한쪽을 조금 낮게해서 돌들로 물길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면서 땅으로 스며들수도 있을것 같아요.
연못이 있어서 더욱 멋진 학교숲입니다. 제대로 된.... 어제도 근처의 모 학교에 학교숲이 개장하였는데, 거의 화단에 조경수 싶듯이... 새집이라도 매달아 주어야 겠습니다. 그래도 내 모교인데...
오홋.. 경선씨랑 영미언니 오랜만에 사진으로 보네요.. 역쉬.. 활동가는 영원하다~~~ ㅋㅋ
우와~~ 샘.. 정말 너무 멋져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저도 노력 많이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