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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만의 여행... 그대여 인생의 짐을 벗고 잠시 낯선 곳으로 떠나 보세요..>
7. 고레파니 → 간르룽 (11월 15일)
새벽 5시, 아직 어둠 속에 잠겨 있는 시각에 삼툭의 방문 두드리는 소리에 깹니다. 속엔 폴라텍스와 쉐타를 입고 겉엔 고어텍스 윈드자켓을 걸치고 머리엔 벙거지 털모자를 쓰고서는 추위에 완전무장으로 대비합니다. 머리에 밴드로 고정한 헤드랜턴을 켜서 어둠을 밝히며 숙소를 나섭니다.
한참을 올라간 후 뒤돌아 밑을 내려다보니 저 아래 올라오는 사람들의 행렬이 머리에 있는 헤드랜턴 불빛으로 마치 반딧불 무리가 줄지어 올라오는 듯 합니다. 마치 어느 영화에서인가 봤던 종교적 행렬 같군요. 숙소의 고도가 3,000 m 쯤 되고 푼힐 전망대가 있는 언덕은 3,200 m 쯤 되는데 올라가는 시간은 한시간 좀 더 걸리는군요. 가파른 곳이라서 자주 쉬며 올라갑니다. 새벽 어둠속으로 코에서 내뿜은 공기가 하얗게 펴져나갑니다.
6시 좀 넘어 정상인 푼힐 언덕에 도착합니다. 꼭대기엔 이미 먼저 올라 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군요. 히말라야 일출의 파노라마를 감상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추위에 발을 동동구르며 동쪽을 주시합니다. 저도 전망대에 올라가 새벽 일출을 기다립니다.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어둠속으로 짙은 안개가 계곡으로부터 올라오더니 순식간에 사위를 덮어 버립니다. 일출보기가 글럿다며 서양친구들 몇몇이 하산합니다. 이런.. 여기까지 와서 히말라야 일출을 못 보다니.. 삼툭에게 하산해야 할지 묻자, 씨익 웃으며
‘여긴 원래 그래요. 10분 정도만 있으면 금새 걷히니까 그냥 기다리세요’ 한다.
거짓말 같더군요. 조금 있으니 그 짙은 안개가 걷히며 일출이 시작됩니다. 모두들 숨죽이며 바라보는 가운데 동쪽 하늘이 희뿌옇게 밝아지며 해가 있을 자리부터 훤해집니다. 그 밝은 빛 주위로 하늘이 붉게 변합니다. 산 위로 낮게 드리운 구름도 붉게 물듭니다. 그러더니 동쪽 하늘 전체가 붉게 물듭니다. 드디어 서치라이트처럼 안나푸르나 정상으로 빛이 쏘아집니다. 정상의 흰눈이 햇빛을 받아 황금으로 빛납니
다.
오! 정말 멋집니다. 그러나 좋은 시간은 항상 짧고 아쉬운 법이지요. 그 환상적인 모습을 감상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는군요. 20~30초간 정상에 머물던 빛이 그 아래 산들로 옮겨가며 정상은 다시 흐린 여명 속에 잠깁니다. 이상하네요. 햇빛이 그 아래 산들을 비추면 당연히 산위 정상에는 햇빛이 그대로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게 이치일거 같은데 마치 서치라이트를 밑으로 돌려놓은 것처럼 밑의 산들만 햇볕이 가득 합니다.
일순간 히말라야 산맥의 거봉들이 구름위로 모습을 다 드러냅니다. 환상적입니다. 왼쪽부터 다울라기리, 닐기리, 안나푸르나 남봉과 뒤편의 정상, 마차푸레, 등 안나푸르나 산군들의 모습이 장관을 연출합니다. 8000 m 이상의 거봉들이 흰눈에 덮힌 모습으로 한눈에 다 보입니다. 가슴이 벅찹니다. 세계의 지붕들을 이곳에서 한눈에 다 감상 할 수 있다니.... 그래서 푼힐 전망대가 히말라야 산군을 일견에 감상하는 장소로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양입니다.
30여분간 히말라야의 파노라마를 감상합니다. 눈을 지긋이 감고 정상을 향해 서서 단전호흡도 해 봅니다. 그리고는 간이 찻집에서 조금은 비싸게 받는 밀크티를 주문해서 삼툭과 부라보 후 뜨거운 김을 불어 날리며 마십니다. 좋습니다.
기분 좋은 일출 감상 후 콧노래 부르며 내려오는데 산허리쯤 되는 곳에 사람들이 내려가지 못하고 머물러 있습니다. 다가가서 보니까 젊은 사람 서넛이 사람들을 못 내려가게 세워 놓고 입산료를 받는군요. 올라 갈 때에는 없었는데..... 미쳐 준비 못한 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입장료 받는단 소리도 못 들은 터라 삼툭에게 물어보니 작은 목소리로 내야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1,000루피를 꺼내 주니까 영수증을 써 줍니다.(이 영수증은 부적처럼 지금도 소중히 지갑에 넣어 갖고 다닙니다.^^) 나중에 숙소에 도착하니 삼툭이 그러더군요. 그 친구들이 마오이스트라고.. 총도 없던디....? 이 영수증은 나중에 다시 다른 마오이스트들을 만났을 때 제시하기 위해서도 잘 간직해야 합니다. 그 들을 만날 때 마다 돈을 낼순 없잖아요.
이 지역은 마오이스트들이 장악을 하고 있고 곳곳에서 입산료를 활동자금으로 징수(그들 말로는 자진 기부금)하고 있어서 한번쯤은 내야 할거라고 합니다. 돈을 지참하지 못한 경우엔 숙소까지 쫓아가서 받아 낸다는군요.
오늘의 트레킹 코스가 길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서둘러 마치고는 다시 길을 나섭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목적지인 간드룽에 밤 늦게야 도착하게 될 거라고 하는군요. 롯지에서 조금 벗어나니 다시 가파른 길로 언덕 하나를 넘는데 그곳도 푼힐 못지 않게 전망이 좋아서 히말라야 산군을 모두 바라 볼 수 있습니다. 괜히 거금 들여서 푼힐을 올랐단 생각이 듭니다. 히말라야 산군을 뒤로하여 폼 잡고는 사진을 몇장 찍습니다. 반대쪽에서 혼자 트레킹하며 올라오는 서양친구가 고레파니까지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으며 자긴 오늘 중으로 따또바니까지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오이스트 만나면 죽을지도 모르니 숲 깊숙이 들어 가지 말고 조심하라고 슬쩍 겁을 줍니다. ㅋㅋㅋ
고레파니에서 간드룽 가는 길은 아열대 지역이라서 밀림이 우거져 있습니다. 숲이 하늘을 가리어서 밑은 어두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다른 열대지역과는 달리 밀림이 평지에 이루어진게 아니고 히말라야 산을 끼고 이루어진 것이라서 경치가 그만입니다.
계곡을 오르내리며 한참을 갑니다. 경치 좋은 곳의 그늘에서는 잠시 잠시 쉬며 단전호흡으로 심호흡을 해봅니다. 가슴 가득히 기가 충만해짐을 느끼니 정말 기분 좋군요. 계곡 옆의 절벽엔 늦가을인데도 이름 모를 작은 꽃들이 예쁘게 피어 매달려 있는데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봄에 오면 환상적인 꽃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점심은 자그마한 계곡 옆의 롯지에서 합니다. 내려오는 동안의 땀을 계곡 물에 씻고 시원한 맥주 한잔과 더불어 식사를 하니 꿀맛입니다.
<점심을 먹던 곳인데 주변의 바위 암벽 사이에 핀 작은 꽃들이 정말 예쁩니다>
많이 걸어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는 마침 앞서가던 포터 캡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걷습니다. 하늘 가득 밀림이 우거진 데다가 오가는 사람마저 없어서 적막하고 때론 무서운 생각까지 드네요. 조용하다가 가끔 방목하는 소나 양들이 숲에서 불쑥 나타나면 깜짝 놀랩니다.
아무도 없는 깊은 밀림 속을 노래 부르며 갑니다. 무서움을 달래기도 할겸(혹시 맹수라도 있으면 피해가라구요.. 히~)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아는 노래란 노래는 다 목청껏 부르며 갑니다. 한참을 그러면서 가는데 뒤에서 포터 여섯명이 네팔 민속 노래를 부르며 따라 붙는군요. 정말 듣기 좋은 노래입니다. 우리네 아리랑 같은 민요입니다. (심심매.../ 어쩌구 .. 저쩌구..// 하는거 같은데 가락이 흥겹습니다.)
쉴 때마다 초코렛과 오징어 그리고 보온물병에서 따른 따끈한 물로 차를 타 마십니다. 지나치는 포터들에게도 조금씩 나누어 줍니다.
5시면 밀림 속이라서 곧 어두워지기 때문에 서둘러 산을 내려 오는데 마을 가까이 오면서 지형이 평탄해지고 곳곳에 캠핑을 위해 닦아놓은 평지가 보입니다. 좁은 오솔길에서 마침 나뭇짐을 내려놓고 쉬고 있는 네팔인 들을 만납니다. 반갑습니다. 저도 담배 한 대 피울 겸 그 옆에 같이 퍼질러 앉습니다. 그들이 환하게 웃으며 외지인을 무언으로 환영합니다. 그 사람들은 짐을 꾸려서 머리에 띠로 묶어 등에 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짐을 나르기 위해 지게가 통용되는데 그 사람들은 그런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군요. 때론 커다란 대나무 바구니 같은데다 짐을 넣고 통째로 머리에 띠로 둘러서 집니다. 내려놓은 짐을 보니 벗긴 나무껍질과 푸른 나뭇잎들로 가득합니다.
‘이거 무슨 나무껍질입니까?’
‘...............’
‘어디다 사용하는 건데요?’
‘................’
서로 얼굴만 쳐다 본 채 말똥말똥... 말이 안 통하니 이젠 바디 랭귀지 입니다. 담배 한 대씩을 주면서 손짓 발짓으로 물어보니 종이 만드는 나무껍질인데 종이 만드는 곳으로 운반 중 이라네요... 아 그래서 ‘빠삐’ 뭐라고 해 댄거로구나... 나름대로 영어의 ‘paper'를 발음 한다는 게 그거 였습니다. 랭귀지가 꼭 입으로만 하는 건 아니 잖습니까. 온 몸을 동원하면 대충 서로 의도하는 바를 알아듣게 되더군요.. 하하하.
어두어 지기 전에 겨우 간드룽에 도착하여 숙소인 파라다이스에 들어서니, 마을 아래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정말 경치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명당입니다. 정원엔 잔디가 깔리고 단층으로 된 방 마다엔 뜨거운 물이 나오고 침대도 훌륭합니다. 여기는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로 가는 길목이라서 등산객들이 많이 들르기 때문에 시설이 좋은 것 같습니다. 숙소 운영자는 영국군 대령출신이라고 하는데 한 팀이 머물면 다른 팀은 결코 받지 않는다는군요.
오늘이 마지막 밤이기 때문에 저녁 식사후에 흥겨운 뒷 풀이를 하기로 합니다. 히말라야의 마지막 밤을 멋있게 장식하고 싶더군요. 쿡과 키친보이 그리고 포터들을 다 모으고 가운데다 장작불을 지펴 놓고는 둘러앉아서 양주(거기서 사는건 대부분 가짜임을 이해해야 함)를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따라 줍니다. 평상시 같으면 인도 카스트제도의 영향으로 신분상 차이가 있는 그들 끼리 혹은 고객인 손님과 한자리에 앉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데, 오늘은 미리 말하고 예외로 합니다.
술이 몇 순 배 거나하게 돌고 나자 노래가 시작됩니다. 물론 저는 제 18번인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 을 부릅니다. 장작불을 더 지피고는 아까 산에서 들었던 노래를 청합니다. 네팔 인들이 다 따라 합니다. 손바닥을 마주쳐 박자를 맞추며 우리도 따라 합니다. 정말 듣기 좋습니다.
양주를 몇 병 더 시켜서 술기운이 오르자 이젠 포터들도 어려움을 풀고 같이 어울립니다. 장작불을 가운데 두고 춤을 춥니다. 마주 바라보며 손을 잡고 어깨를 흔들며 춤을 춥니다. 네팔 민속춤인데 따라 하려니 쉽지 않습니다. 나중엔 어깨동무하며 (하도 안 닦아서 냄새가 지독했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돌아갑니다. 정말 기분 좋게 취하고 기분 좋게 놉니다. 이 밤, 이 깊은 산속에서 체면이 무슨 필요가 있고, 가진 것 있고 없고가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저 흥겨움에 모두가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벽에는 장작불빛에 비추이는 그림자들이 덩실덩실 춤추며 어른거립니다. 몹시 취합니다. 그렇게 히말라야의 밤은 깊어갑니다.
7. 간드룽 → 비레탄티 (11월 16일)
즐거운 유희로 밤을 보내고 기분 좋게 숙면을 한 후 새벽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눈을 떠서 밖으로 나오니.... 우와~ 눈앞에 펼쳐진 경치가 환상 그 자체입니다. 바로 코앞에 안나푸르나 남봉과 물고기 꼬리 모양의 마차푸레가 높다랗게 솟아 있습니다. 마침 떠오르는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군요. 장엄하기도 한 고봉의 모습에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숙취해소를 위해 마련된 김칫국으로 아침을 먹고 다시 출발합니다. 이제부터는 하산길이고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마지막 길이라서 조금은 아쉬운 가운데 간드룽을 떠납니다. 제법 규모가 큰 마을의 한복판을 지나 내려가는데 마을 끝 어귀에 입산 환영 입간판이 서 있고 밑에 조그만 글씨로 마오이스트들이 거기서부터 자기네 관할구역이며 함부로 출입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써 있습니다.
우리네 산골 마을을 지나는 것처럼 돌이 섞인 꼬불꼬불한 길을 내려가는데 사람들도 많이 만납니다. 주민들도 많고 단체로 베이스 캠프 트레킹을 위해 올라오는 외국인들도 많아서 더 이상의 조용하고 호젓한 맛은 없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계곡과 만나는 곳이 몇 군데 있어 피곤한 다리를 재촉해 내려가 탐석해 보았지만 쓸만한 돌은 눈에 띄지 않더군요.
날이 무더워서 물을 좀 많이 마시면서 걷습니다. 어느 롯지를 지날 때 눈에 익은 짐이 보여서 음식점 안을 보니 우리 포터 한명이 달밧을 시켜 놓고 있군요. 마지막 날이라 그들도 음식을 중간에 해먹지 않고 사먹는 모양입니다. 들어가서 계란과 몇가지 음식을 더 시켜주고 계산해 주니 고마워 어쩔 줄을 모릅니다.
음식점 주인이 내게 혹시 먹을 마음이 있는지 물어 보기 위해 내 보이는 냄비 속을 들여다보니, 바로 옆 강에서 잡은 작은 물고기 매운탕인데 우리네 매운탕처럼 고춧가루 넣고 얼큰하게 끓인 게 아니고 이상한 향료 냄새가 나고 노란색과 푸른빛이 감도는 진한 국물 속엔 눈을 뜬 작은 물고기가 그득합니다. 우엑! 구토가 나는걸 간신히 참고 손사래를 치며 가게를 나옵니다.
점심을 포카라에서 먹기로 했기 때문에 걸음을 재촉하여 비레탄티로 나오니 열두시가 좀 넘습니다. 다른 날 같으면 하루 동안에 걸었을 거리를 일정 때문에 한나절에 마치었으니 빨리 걸은 셈이지요. (물론 하산 코스이고 길이 평탄했기 때문)
비레탄티는 제법 규모가 크고 번화합니다(그들 수준에서). 큰 가게도 많아서 산속의 롯지에서 사는 주민들이 필요한 물건을 여기서 구입하여 나귀로 실어 나릅니다.
날도 덥고 목도 말라서 길가의 가게 집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서 병 맥주를 사서 마시니 시원하게 갈증이 해소됩니다. 조금 있으니 여인네 둘이 와서 물건을 사라고 하며 보여줍니다. 맘에 드는 것이 없어서 안 산다고 하니 놋쇠로 만든 촛대를 꺼내며 티베트에서 핸드 메이드한 제품이라고 자랑합니다. 밑의 몸체를 돌리면 빛살같은 조각들이 둥그렇게 벌어지는 게 기념품으로 괜찮을 거 같아서 가격흥정을 합니다. 개시도 못 했으니 싸게 준다고 하면서 1,500루피를 부르는군요. 그래서 큰 맘 먹고 깍아서 900루피면 어떠냐고 했더니.. 별로 망설임 없이 주려 합니다. 아차 더 깍아야 하는 건데 하면서 먼 산만 바라봅니다. 그리곤 700루피에 하자고 다시 말하니까 손해라고 하면서 못 판다는 군요. 그럼 안산다고 하면서 대기중인 버스로 가려 하니 쫓아 와서는 인심쓴다며 건네줍니다. 근데 에구.... 한참 뒤에 보니까 같은 물건을 500루피에도 팔더라구요...
버스로 포카라에 도착하여 점심으로는 좀 늦은 시간에 한국식당 천지에서 오랜만에 솥에서 한 밥을 먹어 봅니다.
식사 후 공항으로 가기 전에 트레킹을 함께 했던 쿡과 키친보이 그리고 포터들과 헤어지는 악수를 합니다. 팁을 좀 주고 싶었는데 버릇되면 다음에 오는 손님이 손해를 보게 되고 그들의 기대심리만 높여준다고 못 주게 하는군요. 엊저녁에 좀 줄걸~ 할 수 없이 입던 반바지를 벗고 배낭에서 티셔츠를 꺼내어 내 카고백을 메었던 포터에게 주니 환하게 웃습니다. 헤어지는 아쉬움으로 손을 흔들어 주며 그들의 배웅 속에 포카라 공항으로 갑니다.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비행기에서는 역시 왼쪽에 앉아야 히말라야 산군을 잘 감상 할 수 있습니다. 흰눈 덮힌 고봉들을 내려다보면서 다시 한번 저 멀리 지나온 계곡을 확인해 봅니다.
카투만두에 도착하여 비행기가 활주로에 멎는 순간 마주 보이는 둥그런 돔형 건물에 몸체를 반쯤 집어넣은 대형 항공기가 보입니다. 내일 아침에 타고 갈 비행기인데 정비중인가 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호텔에 오니 네팔에 단 두 대뿐인 국제선 항공기가 모두 고장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네요. 공항에서 본 비행기 한 대가 바로 수리를 위해 입고 중이었던 겁니다. 나머지 한 대는 홍콩에서 수리중이라고 하구요. 어쩐지 올 때부터 7시간이나 기다리게 하더니 결국엔 이렇게 고장을 내는군요.
저녁엔 시내로 나가 한국식당 아리랑에서 오랜만에 삼겹살을 구어 상추에 싸서 맛있게 먹습니다. 삼겹살에 소주로 트레킹중의 피곤함을 풉니다. 비행기가 내일 오후에는 뜰 수 있을 거 같다고 하더니 그도 취소되고 내일 중엔 이륙이 불가능 할거 같다고 합니다. 불안한 가운데 밤을 호텔에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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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점점 내가 걷고있는 착각을 들게하는군요 촛대를 흥정해서 사는대목에 미소가득띄며 나또한 물건을 사기위해 흥정햇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돌다리님은 얼마나 좋을까 저렇게 휘휘다닐수있어서,,,, 난 평지라도 산책해야겠습니다^^
돈내고 봐야지요...//ㅎㅎㅎ
산다는거 자체가 여행이잖우... 걍~ 맞아 죽을 각오 하고 혼자 떠나는거지 뭐..ㅋㅋㅋ
환상적인 자연의 풍경과 산사람과 모든 사람들에 정이 묻어나고 글을 읽고 있으니 그곳을 빠져 들어가 심취가 되는군요..감사합니다...........///
오지 사람들의 해맑은 모습이 좋아서 늘 오지 여행을 많이 하는 편 입니다. 정말 정겹지요.. 좋은 느낌을 드린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와 대단하시네요... 우째, 혼자서 저런곳을 .... 행복하셨나요/... 그런데 물고기 매운탕.... 우엑 말만들어도 우엑이네요...
둘이 있음 더 행복하지여.. 한 침낭안에 들어 가면 보온도 되구... ㅋㅋㅋ
오지 여행을 많이 하신다니 여러가지 체험을 많이 하시고 추억이 많으시겠군요.여행을 많이 하는분이 부럽답니다.갑자기 오지여행가 한비야 생각이 나는군요너무 좋은여행 체험의 글에 뻑 빠졌습니다.다음편을 또 기대 해도 될까요
한비야.. 대단한 여인이지요. 삶의 철학이 확고해서 좋아해요.. 졸필인데도 즐겁게 읽어 주셔서 감사~~
저그위엔 꼭 뱀나올꺼 가토요 ~~무서워 요 ~~ㅎㅎㅎ잘구경 하고 갑니다
요즘 뱀이 제철인디.. 약성이 최고여...ㅋㅋ
요즘은 돌다리님의 여행담에 푹 빠저봅니다. 조목조목 지루하지않고 자세한글, 전문가적인 작법으로 제미나게 올려 주셨내요. 뒷 이야기가 기다려 집니다.
그날 그날 써야 하는데 당시에는 조그만 수첩에다 간단히 메모만 하고 나중에 구성한 것이라서 좀 현장감이 떨어질 겁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