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보시는 예수님>>
누군가 앞서서 길을 가다 갑자기 휙 뒤돌아보면 움찔하게 된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놀랄진대, 선생님이, 높은 분이 갑자기 그러시면 정말 놀라게 되리라. 예수님도 그러신 적이 있었다. 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뒤돌아보신 순간들이 기록되어 있다.
1. 어처구니 없는 행동 때문에 (στραφείς, strapheis - 돌아보다)
길을 가시다 예수님께서 뒤를 휙 돌아보신 적이 있다. 누가복음 9:52-55에서 제자들이 사마리아인들에게 하늘의 불을 내려 태워버리자 했을 때였다. 예수님은 돌아보시며(στραφείς) 그들을 꾸짖으셨다. "아니, 이 놈들이!" 하는 심정이었으리라. 어처구니 없는 제안에 어이가 없으셨을 것이다.
눅 9:54-55
ἰδόντες δὲ οἱ μαθηταὶ ⸆ Ἰάκωβος καὶ Ἰωάννης εἶπαν·* κύριε, θέλεις εἴπωμεν πῦρ καταβῆναι ἀπὸ τοῦ οὐρανοῦ καὶ ἀναλῶσαι αὐτούς⸇;* 55 στραφεὶς δὲ ἐπετίμησεν αὐτοῖς⸆.
그러자 그 제자들, 야고보와 요한이 말했다. “주님, 하늘에서 불이 떨어져 그놈들을 싹 쓸어버리라 할까요?” 그러니, (예수께서) 뒤돌아 보시고 그들을 야단치셨다. (내가번역)
이 뒤에 사본에 따라 다음 내용이 추가된 곳이 있다.
και ειπεν· ουκ οιδατε οιου πνευματος εστε· ο υιος του ανθρωπου ουκ ηλθεν ψυχας ανθρωπων απολεσαι αλλα σωσαι
또 말씀하셨다. “너희는 자신이 어떤 영에 속해 있는지 (무슨 정신으로 말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구나 인자는 사람들의 생명을 없애려 온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왔다.”(내가번역)
예수님은 이때, '돌아보시며(στραφείς)' 그들을 꾸짖으셨다. "아니, 이 놈들이!" 하는 심정이었으리라. 어처구니없는 제안에 어이가 없으셨을 것이다. 그러나 복음화율이 낮은 지역에 변고라도 뉴스에서 들리면, 예수님을 빙자해서 저들이 복음을 받지 않아 저런 환란을 천재지변을 겪고 있노라 헛소리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이러한 우리를 예수께서는 길을 가시다가도 휙 돌아보지 않으실까?
2. 그 믿음에 놀라서 (στραφείς, strapheis - 돌아보다)
반면 누가복음 7:9에서도 백부장의 믿음에 놀라 똑같이 돌아보셨다
(στραφείς).
ἀκούσας δὲ ταῦτα ὁ Ἰησοῦς ἐθαύμασεν αὐτὸν καὶ στραφεὶς τῷ ἀκολουθοῦντι αὐτῷ ὄχλῳ εἶπεν·* ⸆ λέγω ὑμῖν, ⸂οὐδὲ ἐν τῷ Ἰσραὴλ τοσαύτην πίστιν εὗρον⸃.
그러자 이 일을 들으시고 예수께서 그에 대해 놀라셔서, 자신을 따르고 있는 무리에게 뒤돌아 말씀하셨다. “여러분에게 말하건데, 이스라엘에서도 이런 믿음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는 긍정적인 놀라움의 순간이었다.
안타깝게도, 나의 믿음은 평범하고 너무 뻔하다.
예수님께서 돌아보신다면, 아마도 그것은 예수의 기대를 뛰어넘는 믿음이어서가 아니라, 나의 부족한 믿음 때문일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잘못되기를 바라고, 또 나 스스로에게 다른 이를 판단하고 욕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상한 믿음!
믿음이라고 할 만한 것이 혹 있다면, 백부장과 같은 놀라운 믿음을 보여주지 못하고, 대신 일상적이고 예측 가능한 믿음만을 가지고 있어 부끄럽다.
이러한 뻔한 믿음에서 얼른 나도 돌이켜야(στραφείς), 길을 더 올바로 걸어갈텐데···.
그림: The Centurion Kneeling at the Feet of Christ, by Joseph-Marie Vien (1716-1809), via Wikimedia Commons
글: 옛글을 다듬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