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한평생 이다♡
요 앞, 시궁창에서 부화한 하루살이는 점심때 사춘기를 지나고 오후에 짝을 만나 저녁에 결혼했으며, 자정에 새끼를 쳤고 새벽이 오자 천천히 해진 날개를 접으며 외쳤다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가노라."
미루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 칠일을 산 늙은 매미가 말했다. "득음도 있었고 지음도 있었다." 꼬박 이레 동안 노래를 불렀으나 한 번도 나뭇잎들이 박수를 아낀 적은 없었다.
칠십을 산 노인이 중얼거렸다. "춤출 일 있으면 내일로 미뤄두고 노래할 일 있으면 모레로 미뤄 두고 모든 좋은 일은 좋은 날 오면 하마고 미뤘더니 가쁜 숨만 남았구나."
그즈음 어느 바닷가에선 천년을 산 거북이가 느릿느릿 천 년째 걸어가고 있었다.
"모두 한평생이다."
- 반칠환 詩/ 한평생 -
♡♡♡ 재미있고 해학적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큰 詩다. 하루를 살았건 천 년을 살았건 한평생이다.
하루살이는 시궁창에서 태어나 하루를 살았지만 제 몫을 다하고 갔다.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간다고 외쳤다니, 그 삶은 즐겁고 행복한 삶이었을 것이다.
매미는 7년을 넘게 땅 속에서 굼벵이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7일을 살고 가지만 득음도 있었고 지음도 있었다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인간은 음을 알고 이해하는데 10년은 걸리고 소리를 얻어 자유자재로 노래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자면 한평생도 부족하다는데, 매미는 짧은 生에서 다 이루었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사람은 기쁘거나 즐거운 일이 있어도 즐기지 못하고 모두 다음으로 미룬다. 모든 좋은 일은 좋은 날이 오면 하고 미뤘더니 가뿐 숨만 남았다니 이 얼마나 허망하고 황당한 일인가.
무엇이 그리 바쁜지 맹목적으로 허둥대며 살다가 후회만 남기고 가는 게 우리네 인생인가보다.
천 년을 산 거북이는 모든 걸 달관한 듯 세상에 바쁜 일이 없어 보인다. 느릿느릿 걸어도 제 갈 길 다 가고 제 할 일 다 하며 건강까지 지키니 천 년을 사나 보다.
그러니까 하루를 살던 천 년을 살던 허긴 모두가 일평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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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도 한번
나도 한번
누구나 한번 왔다 가는인생
ㅎㅎㅎ그러니까요
아까운 시간이 자꾸 빨리 도망가네요~~~~~~
오늘을 즐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