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 문 - 대모도(註1)
전직을 준비하기위해 작년에 직장을 그만두고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가..
새로이 직장을 들어갈까 어쩔까 고민 고민 중에..
머리 안굴리고 이생각 저생각이 필요없는 노가다 자리를 알아보았다.
"크크 ..퇴근해서까지 직장일 신경쓰지 말고 전직준비나 슬슬해야징"
"글구 재섭게 상사눈치보면서 야근할일도 없공"
그러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삼촌^^
10여년 하셨으니 ..안정적인 잡부(註2) 자리야 머 쉽겠지..ㅎㅎ
예전에 잡부일 할때..
17일 연속으로 새벽밥 먹고 일다니기도 했고 .. 현장에서 일 잘한다고 또 오라는 말도 듣기도 했고..
삼촌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 저..노가다 일자리 구할 수 있어여?"
"요사이 논다더만.. 노가다 하게?"
"넹.."
"할 수 있겠어?"
"그럼여! 저 해보았어여~~"
힘쎄다,17일 연속으로도 해보았다, 어쨋다 등등의 부연설명을 하기도 전에.. 전화기에는 들려오는 음성은 냉담했당--;;
"해보긴.. 틀려임마!"(삼촌이 일하는 분야는 목수였고 목수들은 잡부를 노가다로 취급하지 않은다는건 나중에 알았당)
"어쨋든..할꼬면 낼 광명사거리역에서 00아파트 현장으로 6시10분까지와"
"수유리에서 어케 경기도 광명으로 ..지하철 첫차가 5시30분인데여--;;"
"임마! 버스는 4시부터 다녀..할꼬면 광명와서 전화해!"
까짓거~~ 거리가 쫌 멀고 시간이 이르긴 하지만.. 좀 일찍 일나서 버스에서 자면되징..ㅎㅎ
내가 버스자석에서도 침대부럽지 않게 잘자지 않남^^
그리고 일찍 일 시작하면 일찍 끝나겠지^^
이참에 요사이 유행하는 "아침형인간"하면 되곳째..ㅋㅋ
다음날,
여차저차해서 06시30분 도착해서 삼촌을 만났다.
대뜸 식당으로 데려가더니..
"아줌마! 여기 식사하나 주세여"
한밥집이 아니라 일반식당이라서 반찬이 그런데로 좋당^^
밥먹는데 따로 체크도 안하고..출근체크도 안하공--+
"삼촌이 알아서 다 해주시는것째" 생각하면서..
식사를 마치고 총 8개의 탈의실 중에 한곳으로 삼촌을 쫄래쫄래 따라갔다.
근디..안에 있는 사람들이 작업복을 평상복으로 다시 갈아입는 것이 아닌가--;;
분위기를 보아하니..조금씩 내리는 비때문에 "대마"(註3)란다.
'쓰바! 첫날부터 대마라니'
돌아오는 편에 버스노선을 챙겨보니 집에서 두번만 타면 집앞에서 현장앞까지 오는버스가 있다는걸 알았고.. 다음날도 제시간에 와서 밥먹고 탈의실로 올라갔다.
작업복을 갈아 입은후..
삼촌이 따로 무언가를 챙겨주시는데..
군복용 요대에 걸려있는건 못주머니,망치,시누 --;;
허리에 채워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너 어리부리 보이면 둑을줄 알오!"
"네..."--;;
우리가 일하는 팀이 목수(註4)라는걸 그때서야 알았고..
삼촌은 우리팀의 팀장이었다.
예전에는 팀장이란 말이 없었고 오야지(註5) 불렀었는뎅..
암튼 잡부시설 말로만 듣던 "목수아저씨"가 되다니..
또 새로운 항해가 시작되는구나~~~
p.s : 새로이 만나는 중국노동자들 , 중국교포노동자들 , 현장분위기와 , 목수들만의 이야기등등은 계속이어짐니당
註釋
1) 대모도 - 일명 시다바리 비슷한 단어다. 첨 일을 시작하는 경우인데.. 목수 말고도 미쟁이(쌔면 바르는일) , 공그리(콩크리트 치는일),목수,전공 등등의 모든 기술공에는 대모도라는 조공이 있다.
2) 잡부 - 말그대로 잡부당..기술이 필요치 않거나 무지막지 힘든일빼고 단순한 일은 다 시킨당. 하는일의 50%로 이상이 청소로 보아도 무방하다.
3) 대마 - 대마찌라고도 하는데.. 우천이나 현장스케줄 상 쉬는날을 말한다. 대마와 관련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한꼭지로 다룰예정이다.
4) 목수 - 목수에는 여러종류가 있다. 내장목수(인테리어) , 토목목수 , 건축목수(형틀목수) 등등이 있는데.. 아파트현장의 목수는 형틀목수를 말한다. 형틀목수에 대해선 여러꼭지로 자세히 다룰예정이다.
5)오야지 - 여간해서는 노가다 용어는 바뀌질 않은데.. 어찌 이것만 팀장이란 단어로 바뀌었다. 오야지는 건설회사나 중간하청회사와 일종의 계약을 맺고(예: 평당단가) 자신의 소속 기술공들과 조공의 인건비 ,식사등등을 챙겨주고 일의 진척상황에 따라 수익금을 받아가는 사람이다. 기술공중에서도 보통 10~20년 경력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오야지를 맡는다.
첫댓글 우얄이 화이팅~ 욕 본다.대마찌 맞는날 파전에 막걸리 한잔 하고 싶다!!지부장님과 암벽한번 타고 싶은데...언제나 가능할지.
우열아~~ 너 정말 멋찐 녀석이얌^^....
밥잘챙겨묵어, 새참도 많이먹구..^^
웅아 야리끼리 하면 대림동 널러와 날구지나 하게...알찌..? 대마 나면 예지 뉘아가 널러오랬는뒤...ㅡㅡㅋ
그려...인생 뭐있어>? 그렇게 사는거지...체험 삶의 현장이구만...^^ 화이팅~~~
목요일 비온데 김포에서 한잔.....드디어 혼자 힘으로 켐수리 왈료...약한달동안......
김포라 하면 서쪽!!!!!!!! 지는 서쪽을 향해 잔을 들어볼께요
그렇담..나에게 적합한 일은 '잡부'로군.. 거기 일당 얼만가? 알바나 뛰어봐?ㅋㅋ 아치님~~ '살 무쟈게 빠졌다&설마설마하는 뱃살도 쏙~ 들어갓다'는 루머가 마구 돌아다니던데.. 사실인감여? 그렇담 나도 따라붙을겨~ 알바시켜주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