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유기미(狐濡其尾)
[여우 호/젖을 유/그 기/꼬리 미]
[뜻]
여우의 꼬리가 물에 젖다.
처음에는 쉬워도 나중에는 곤경에 빠짐,
준비가 없으면 일을 추진할 수 없음
[내용]
여우는 머리가 가볍고 꼬리가 무겁기 때문에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꼬리를
얹고 건너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건너는 도중에 힘에 부쳐 꼬리가 젖게 되
면 몸 전체가 가라앉게 된다.
모양 좋게 일을 떠벌여 시작하기는 쉬워도 끝까지 마무리를 잘 하기는 어렵
다. 재주가 별로 없으면서 감당하지 못할 일을 맡아 끙끙거리다가 중도 포
기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 됐다.
사기(史記)의 춘신군(春申君) 열전에서 인용하는 말이 나온다.
전국사공자(戰國四公子)의 한 사람인 초(楚)나라의 춘신군은 본명이 황헐
(黃歇)로 유일하게 왕족 출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박학하고 담력이 있으며
변설에도 능해 초왕은 그를 중용했고 주변국에 위력을 떨치는 진(秦)나라에
사신으로 보냈다.
초나라를 침공할 계획을 알아챈 춘신군은 진왕(秦王)에게 글을 올렸다.
위력을 믿고 주변국을 차지하려는 마음을 억제한다면 인왕(仁王)이 되고
그렇지 않다면 후환이 두렵다며 이어진다.
시경에 "시작하는 자는 적지 않으나 끝이 좋은 자는 드물다"고 했고, 주역
에는 "여우가 물을 건너려면 그 꼬리를 적신다"고 했습니다. 시작하기는
쉽지만 끝맺음은 어렵다는 비유였다.
옳다고 여긴 진왕(秦王)은 출병을 중지시켰다.
여우가 물에 들어가기는 쉬워도 빠져나올 때는 큰 꼬리에 물이 많이 묻어
힘이 든다. 큰일을 시작하려면 자신의 능력을 먼저 알고, 주변에 미치는
영향까지 세밀히 분석한 다음 착수해야 실패하지 않는다. 인기만 믿고 그럴
듯한 명분으로 섣불리 달려들었다가 나중에는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는 경우
가 많다.
용의 무서운 머리가 뱀의 가느다란 꼬리로 변한다는 것이나, 태산이 울리더
니 쥐 한 마리 나온다는 말은 모두 시작을 잘못하여 생겨난 일이다.
첫댓글 매니있는 비유이고 교훈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