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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5(토) ~ 6(일) 일박이일 제주도 한라산을 가다.
마일리지로 한라산을 가자던 동생은 결국 마일리지는 자리가 없어 사용하지 못하고 전액 동생 부담으로 비행기티켓을 예매하고 떠난 한라산행. 조카까지 세명의 왕복경비를 흔쾌히 부담해 줘서 주말 제주도를 찾았다. 토요일 새벽 6시 20분 김포발 제주행 비행기.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제주발 서울행 비행기. 1박 2일의 제주도 여행.
토요일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관음사로 향했다. 가로수 벚꽃이 만발이다. 축제가 일요일까지란다. 동생이 얘기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벚꽃은 일본꽃이 아니라 원래 제주도가 원산지라고... 유전자 연구를 통해 제주의 벚꽃이 일본으로 넘어간 것이란다. 화사하게 피어있는 제주의 벚꽃이 가슴에 확~ 내꽃으로 다가온다.
관음사입구에서 8시부터 산행이 시작됐다. 정상 백록담까지는 8.7km 연일 따뜻하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기 시작한 주말이다. 겨울등산복을 입자니 덥지 않을까? 싶어 얇은 옷을 입으면서 혹시 하고 아래는 내의를 입었다. 동생과 딸내미는 힛텍을 안에 입었고... 하지만 위는 간절기옷을 입고 나선 길이다.
조릿대가 잡목자리를 점령한 길을 따라 걷는다. 조릿대때문에 이 계절에 피어날 야생화의 터전이 없어졌다며... 조릿대를 없앨 방법을 알아내면 노벨상감이라며... 조릿대차가 몸에 좋다는 대대적인 광고를 해야 한다며...
공기가 싸늘하지만 걷다보면 또 더워지겠지... 용암이 흘러내린 계곡을 따라 걷는다.
얼마나 올랐을까? 눈이다. 오잉? 전혀 생각지도 않던 눈... 내려오는 사람들이 말한다. 아이젠없이는 오를 수 없다며... 어떤이는 삼각봉대피소까지만 갔다 내려온다고... 이러면 안되는데... 배낭을 꾸리면서 부러 있던 아이젠은 고려의 여지없이 빼버렸는데...
무조건 가야한다. 그래도 빙판은 아니여서 갈 만은 하다. 겨울 칼바람은 아니여서 그렇게까지 춥지는 않다.
금요일 밤에 대전사는 동생이 왔다. 녀석 배낭은 18리터? 일박이일 한라산행을 하자는 짐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가방안엔, 화장품 몇 개 들은 쫴만한 파우치, 것도 기초화장품은 조카한테? 본인은 없단다. 치솔치약, 팬티 한장, 양말 한켤레, 더치커피 1리터 패트병 하나, 빵 몇 개, 지갑... 그리고, 입고 있는 옷...그것이 전부다. 옷도 인웨어로 위아래 스포츠 내의를 입었고, 간절기 바지에 상의는 봄 아웃도어셔츠에 여름 바람막이, 그리고 겉옷으로 고어텍스... '언니야~! 무겁게 뭐하러 많이 갖고 간데? 필요하면 사 입고 버리면 돼~~~' 오메...환장혀~~~ 그래도 그렇지~~~ 딸냄이랑 여벌옷과 잠자리 옷까지 챙겼었는데... 그래? 그럼 우리도 빼야하나? 한가지 한가지... 하긴, 렌트카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종일 배낭을 메고 산행을 해야 하는데...줄이자. 그렇더라고 당일 먹거리는 싸야지? 최소한도로 줄여서, 물 3리터, 주먹밥 3덩어리, 사과 두개, 작은 토마토 6개... 나눠 싸자니..동생녀석, 자기는 무거운것 질색이라며...자기몫만 싼단다. 주먹밥 1덩어리와 토마토만 더 넣었다. 딸내미가 사과를 넣었고... 난, 물과 카메라가 있잖은가~~혹여 몰라 우산도 넣었고, 비옷에, 여벌 옷과 부피와 무게작은 패딩옷도...
삼각봉대피소를 지나면서 풍경은 대장관이다. 알프스를 보는 듯한... 여행을 많이 한, 안나푸르나에서 킬리만자로 남미까지 전 대륙을 다 섭렵한 동생이야 저정도 대자연의 모습은 흔하디 흔할 지 모르지만... 하긴, 녀석이 '자연을 보려면 뉴질랜드에 가라고...' 여튼, 나로선 봄날에 겨울 한라산을 느끼게 하는 자연경관에 탄성이 절로 난다.
잠시 잠깐씩 쉬면서 군것질을 한다. 동생 배낭에서 토마토를 꺼내 한개씩 먹었다. 아주..작은 토마토 세개를 줄였을 뿐인데.. 아주 가벼워졌단다. '베버의 법칙'을 운운하며... 더 무건 딸내미는 사과를 꺼내 먹어도 중량의 변화를 못느끼는데...
눈보라도 친다. 겨울산행이 되버렸다. 눈에 덮힌 데크길... 때아닌 눈꽃이다. 두녀석 다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챙기지 않으려다가 국내석은 기내 갖고 탈 수 있다 하여 다행히 차안에 있던 스틱을 늦게 챙겼었다. 동생은 사용하지 않고, 딸에게 한개를 내밀었다. 요긴하게 사용~~! 안그러면 시종일관 미끄러지느라 정신이 없었을 듯...
백록담~! 정상의 바람에 사람이 떠밀려간다. 구름에 덮혀 백록담을 볼 수 있으려나.. 언제까지나 보여주지 않을 것 같던 분화구에 구름이 걷힌다. 잠시 잠깐... 카메라를 정상적으로 들이댈 수가 없다. 바람이 어찌나 세차게 불어대던지... 딸내미 카메라는 바람결에 센서에 문제가 생겼는지 그 뒤로 작동정지. 줄서서 인증샷을 남기고서 서둘러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멈춰있으니 추워서... 옷을 꺼내입는다. 내가 챙긴 패딩을 동생에게 건낸다. '것 봐라..얼마나 다행이냐?' 연신 생색을 내면서..
성판악으로 내려오는 길은 완만하다. 그러나 중간중간 여전히 눈길... 지루하다 싶은 길이지만... 나름 즐기면서 내려온다. 한라산이 곧 제주도인 제주도를 논하면서... 난 특별히 추운줄을 모르는데...녀석들은 춥단다. '베르그만법칙'이란다. 자기들보다 부피가 커서 내가 덜 추울것이라고... 참내..놀고들 있다. 그래...너희들..그렇다고 날씬하냐???
진달래 대피소에서 컵라면을 한개 사서 주먹밥에 늦은 점심을 먹었다. 꿀맛이다. 진달래가 만발하면 얼마나 그곳 풍경이 멋드러질지 짐작이 간다. 다시, 얼마를 걸었을까?
사라오름... 들러가자 부추긴다. 우리가 언제 이 길을 다시 걸을 것인가? 다리 아프다는 녀석들 별수없이 따른다. 숨어있는 비경이다. 한겨울엔 썰매장이 된다는 호수...
관음사에서 시작하여 정상까지 4시간여, 정상에서 성판악까지 4시간여.... 쉬엄쉬엄...놀맹놀맹..걸은 길이다.
아무런 대책없이 나선 제주도 일박이일... 숙소는 여행일정과 상관없이 예약했었다. 서귀포 법환포구에... 버스로 내려와 택시타고 숙소에 도착...6시. 저녁을 예약했었다. 바베큐... 샤워를 하고.. 7시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오우~~!!이런...립바베큐...그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맛 또한 일품이다. 500cc 생맥주에 하루의 피로를 씻어낸다. 조카가 이모에게 조언한다. 연애의 한수... 어쩌면 일반론을 벗어난 연애의 진수이다. 이모왈 ' 존거 갈친다.'ㅎㅎㅎ~~ 둘은 선생이다. 고등학교 생물샘, 초등학교 교사. '이모, 애들 보면 알잖아 궂이 짝 찾을 필요있겠어?....' 그래..니들 잘났다. 요즘 애들은 항상 그랬었다...변함없이 요즘애들이다.
둘째날... 잠자리는 최고였지만, 장소는 대책없는 곳이다. 하필이면 거문오름을 아침 9시에 예약했다. 30여분이면 가겠지..생각했는데..알아보니 1시간 넘게 걸린단다. 이런~~~ 전날밤에 콜택시를 7시반에 예약했다. 택시비 31,000원...베스트드라이버? 30분만에 도착해버렸다.
날은 그런대로 쾌청한 편이다. 바람은 여전하다. 둘은 다리가 쪼매 아프다고...난 왼쪽 무릎만 약간 시큰... 해설사를 따라다니는 길... 9개의 룡을 만나서 좋은 기를 받기로 하고... 3시간여의 시간을 보냈다.
몇 개의 오름을 가보고자 했으나... 차편도 그렇고...다리도 아프고...서두를 것도, 조급할 것도 없는 시간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 아침이 션찮아서인지 정말 맛있었다. 해설사가 추천한 다랑쉬오름을 가기로 했다. 용눈이 오름도 좋지만 바람이 많아 다랑쉬를 추천한다고...
다랑쉬에서의 시간... 1주일전이였다면, 벚꽃이 휘날리는 다랑쉬오름길이였을 것이다. 그 정상둘레가 3km가 넘는단다. 올라서 보니, 서쪽으로 가보고자 했던, 용눈이, 지미봉 등이 한눈에 조망된다. 저 끝에 성산일출봉이 근엄하게 자리하고... 내려와서 버스시간에 맞추려면 용눈이 입구까지 걸어가야한다는데 귀여운 아끈다랑쉬를 지나칠 수 없어 억새길에 취해본다. 결국, 택시를 불러 구좌까지 나가서 공항가는 버스를 탔다. 조금만 더 맑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길이였지만, 셋이서 보낸 이틀은 꿈같이 긴 시간을 보낸 듯 넘치지도 남지도 않는 알찬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 옛날...35년여 전에 한라산에 올랐었던 기억이 있는데...가물가물...
김포공항에 9시에 도착해서 동생은 용산역으로 가서 대전가는 열차를 탔으며, 표가 없어 1시간반 늦게 출발한 딸내미를 기다렸다 태우고 집에 오니 11시 반이 넘었다. 딸내미는 비행기도 늦게 출발했단다. 공항 주차비가 하루에 1만원이라더마는.. 주말엔 1만5천원이였다. 흐미...그것이 아깝구만.
이번 기회에 동생한테 배웠다. 여행은 어떻게 다녀야 하는 지를... 방학이면 해외여행을 다녔던 녀석은 5대주 6대륙을 다 다녀봤다. 지난 방학에 남미를 한 달여 다녀온 후.. 언제나 그렇듯이 녀석은 패키지가 아닌 배낭여행을 택한다. 나도 킬리만자로는 녀석덕에 다녀왔었다. 나와의 동행이후 아프리카를 동생은 한번 더 다녀왔었다. 옷을 챙겨입지도 않는다. 입었던 아웃도어도, 배낭도 언니가 준 것이란다. 촌스럽다며 새옷 사입으라 구박아닌 구박을 했지만.. '머시 으짠다냐?'로 일관하는 동생이다. 코드가 잘 맞는 우리는, 여행 중 투덜거림은 없다. 아쉬움에도, 불편함에도... '아따~~괜찮네~~으짠당가?~~ 충분햐~~~좋네~~~'
궂이 차를 렌트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대중교통을 이용한 길 차가 없으니 훨씬 놀맹놀맹할 수 잇었던 길 비행이삯 빼고 이틀동안 다닌 교통비를 계산해 보니.. 총 91,100원이 들었다. 공항에서 관음사 택시, 성판악에서 버스타고 서귀포, 택시타고 숙소 숙소에서 택시타고 거문오름(미터요금적용 31,000원/숙소선택의 오류는 맛난 저녁과 잠자리 굿~! 아침의 바닷가 풍경으로 만족), 거문오름에서 택시타고 다랑쉬오름(미터요금 적용 안됨) 다랑쉬오름에서 콜택시로 구좌, 구좌에서 버스타고 공항인근, 택시로 공항... 복잡한 듯 보이나, 훨씬 조급하지 않게 다닐 수 있었던 길... * * *
관음사 대피소. 바람이 차다.
삼각봉 대피소...
상고대가 벚꽃 만발한 듯...
엄청난 바람때문에 카메라 촛점을 제대로 맞출 수가 없다. 바람에 날려갈 뻔....ㅎ~~
진달래 대피소..
사라오름에서...
둘째날 이른아침.. 서귀포 법환포구 풍경이다. 저 멀리에 한라산이 구름에 덮혀있다. '제주도는 한라산이다' 어디에서나 한라산은 보인다.
숙소앞에서 바라다 보이는 범섬..
거문오름을 향해 가는 5.16도로에 명품숲길...
사려니숲길도 지나고...
거문오름에서... 9룡을 만나다.
저멀리 보이는 한라산...
다랑쉬오름에서...
저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한라산...
바람불어 좋은날에...
한라산, 제주도... 다녀온 이에겐 가슴앓이로 남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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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여행이었네요.
저도 몇 년 전부터 제주는 가급적 대중교통으로 여행하는데 재미도 있고 더 좋더라구요.
짐은.....
공항서 숙소까지 짐만 배달해주는 서비스(유료)가 있어요.
새벽 뱅기 타고 가서 짐은 보내고 가볍게 돌다가 가면 좋지요.
가고싶다.....제주.
아...그런 배달서비스가 있다니~~~
자주 다니시나보군요.
가만히 들여다 봐야 느낄 수 있는 그런 풍경들이 아주 많은 곳이 제주도더만요.
반갑습니다~!
앗따메 겁나 좋아부럿구마이.
백록담도 환히 보여주는구마.
졈프 샷도 멋지고.
한반도 꽁뎅이에 제주도가 붙은건 참말로 축복이당게~~
그러게나...
그대는 내 보기엔 원없이 다녔으면서도...
먹어본 넘이 맛을 알기에 더더...
차귀도를 가보라는데.....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잘 살지라우?
느낌맞는 친구같은 가족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어진다우~
언제든지, 내가 원하면 내 뜻에 따라줄 수 있는 능력(있는 만큼만 원하지만...)있는 가족이 좋구만요...ㅋ~~~
4월에 눈꽃이라~~~
마지막 바람불어 좋은날~~~작품입니당~~^^
아이젠이 없어 쪼매 고생했지만...것도 요령이 생기니 왠만큼 걷겠더라구요.
푸르름대신 하얀눈꽃으로 삭막함을 덜어낼 수 있어서 것도 고마웠답니다.
감사합니다~!
멋져부러~~ㅎㅎ
부럽다고는 안할라우~ㅎ
나두 가본 곳이라서ᆢㅎ
그렇지요?
눈에 선하지요?
여전히 세상구경 열심인 레오가 항상 난 부럽다우~~!
후기 올리느라 수고했읍니다, 스스로는 불가능한 구경! 고맙습니다
후기 읽으시느라 고생하셨나봐요??ㅋㅋㅋ~~
왜 불가능하다 하시는지...충분하지 싶은데요?
함께 느껴주셔서 감사합니다~!
뜬구름~
3월에 2박3일 가족들과 제주도가서는 그냥 휘~~하니 사람들 많이 가는 곳만 돌아 보고만 왔는데...
여유로운 시간이 주워진다면 한라산, 사려니 숲길 등등 다 돌아보고 싶은 풍경이라오
잘 지내시죠?
이제는 여유있게 길을 걸을 필요가 있더라구요.
렌트카없이 다니는 길이 편하고 좋았답니다.
쫓기지 않아서~~~
담에 뵈요~!!감사합니다~!
짧다면 아주 짧은 제주도 일박이일을 알차게 잘 보내고 오셨네요.
힘들어도 함께 하면 즐거운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 저도 즐겁게 잘 보았어요. *^^*
감사해요~!!갑장~!!
예상하지 않은 일이 벌어져야 재밌는 여행이제^^ 잘 했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