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 갑자기 "시"가 내게로 왔어요 ◈
첫 눈이 엄청나게 많이 내렸어요
하늘에서 흰 눈이 내리면
마음은 포근하고 설레인다 하지요
우리도 하얀눈을 바라보며
고운 마음으로 노래하는 시인이 되었음 좋겠어요
누가 물었지요
대체“시”란 무엇인가? 라고 ...
그래서 답하기를
눈이 오는것을 하늘의 은총이 축복처럼 내리는 것이라 표현하는것이 "시" 이고
낙엽이 포도위를 딩구는것을 보고 인생길 정처없이 떠난다고 말하는것이 "시"라 했지요
그리고 누구나 예뿐 장미꽃은 많이 보아 오지만
장미꽃을 보는것이 아니라 장미꽃과 대화하는것이 “시”라고 했어요
주변에 있는 흔한 사물 일지라도 새롭고 뜻깊게 곱구 예쁜눈으로 바라보면
그것이 아름다운“시”가 된다 했지요
몇년전 일본에 99세 할머니(시바타 도요)가
“약해지지 마”란 시집을 냈는데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158만부 판매를 기록했다 하지요
시바타 할머니의 시에는 추상적이거나 어려운 단어는 하나도 없으며
그냥 우리가 일상처럼 쓰는말로 자연스럽게 표현했는데
시의 내용도 특별한것은 하나도 없고 그냥 보통사람들의 생활 감정을
일기 형식으로 썼다 하네요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약해지지 마)
그런데
이 시를 읽으면 왠지 모르게 편안함을 느끼고
어딘가 모르게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하는데
일본에서는 시바타 할머니의 시를 읽고
자살하려 하던 사람이 마음을 바꾸어 새롭게 시작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 하는군요
아마도 연륜에 쌓인 신비가 여기에 있나봐요
시바타 할머니는 92살에 처음으로 시를 썼는데
노경(老境)의 깨달음과 지혜를 쉬운말로 전하면서 융숭깊은 감동을 빛어냈다 하지요
그는 사람들이 베푼친절을 저금해두면 연금보다 더 좋다고 속삭였다 하네요
시바타 할머니의 “추억”이란 시를보면
“아이와 손을잡고
당신의 귀가를 기다리던 역
그 역의 그 골목길은
지금도
잘 있을까?“
또 “비밀” 이라는 시는
“아흔 여덟에도
사랑은 하는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걸“ 이라 했어요
그러면서
“인생이란 언제라도 지금부터야
누구에게나 아침은 찾아오거든“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경북 칠곡군 약목면에 사는 ‘칠곡 할매’들은
지난 2013년 군이 개설한 ‘성인 문해 교육’ 과정을 통해
한글을 깨쳤고, 시를 썼어요
2015년 89명의 시를 엮은 첫 시집 ‘시가 뭐고’를 낸 후 세 권을 더 냈지요
‘80이 너머도/
어무이가 조타/
나이가 드러도 어무이가 보고시따/
어무이 카고 부르마/
아이고 오이야 오이야/
이래 방가따.’
내년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1937년생 이원순 시인의
‘어무이’가 실린다고 하지요
교과서를 내는 천재출판사가 ‘칠곡 할매’ 4인의 시를
‘성장’의 의미를 다룬 편에 넣었다고 했어요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남에 손 빌려다가/ 내 이름 적는’
까막눈의 설움을 딛고 시인으로 거듭났지요
이런 ‘성장’이 어디 있을까요?
‘배우께 조은데/
생가키거를 안는다/
글이 안 새가킨다/
그래서 어렵고/
힘든다/
그래도 배아야지
’(박후금 할머니 ‘배아야지’)
할머니들은 2000장 넘게 손글씨를 연습해 ‘칠곡할매 서체’도 만들었어요
지난해 대통령실 연하장에 이 글씨가 쓰였지요
”호랑이는 가죽을, 칠곡 할매는 시를 남긴다.”
할매들은 못 배워 서러웠던 인생, 시집살이,
남편과의 불화와 추억을 죄다 글로 쓰고 있어요
전국에서 문화 강연을 하는 김별아 강원문화재단이사장은
“박물관 대학, 문학 강좌 같은 지식 강연에는 할아버지 수강생이 많지만,
자백과 고백이 필요한 시 창작에는 압도적으로 할머니가 많다”고 설명했어요
고백 문학자, 할머니들도 세월에 꺾이지요
교과서에 수록되는 두 할머니가 이미 세상을 떠났어요
‘심장이 쿵덕기린다/
도둑질핸는 거보다 더 쿵덕거린다’며
‘처음 손잡던 날’을 회상한 강금연 할머니,
‘도래꽃 마당에 달이 뜨마/
영감 생각이 더 마이 난다’던 김두선 할머니,
이제 그리운 분 만나 함께 시를 읊고 계실지도 몰라요
미국시인 “휘트먼”은
"젊음은 듬직하고 강건하고 사랑을 담고 또한 우아하고 힘차고 매혹이 있다"
그러나
"노년에도 거기에 못지않은 우아함과 힘과 매력을 지닌채
찾아온다는 것을 아는가? "라고 했어요
“시” 또한 누구에게나 아침처럼 찾아 올지도 몰라요
누군가 말했지요
“ 어느날 갑자기 시가 내게로 왔다 ”고
그래요
노년의 정열 또한 붉게 물든 단풍잎처럼
그 누구도 흉내 낼수없는
온갖 풍파를 겪고난 연륜에서 울어나는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자아 낼수 있나봐요
이제 12월 마지막 달이네요
거리에는 벌써 징글벨이 울리고
머잖아 세모의 종소리도 울릴꺼에요
우리도 이 겨울
칠곡 할매들 처럼 일상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곱구 예쁜 마음으로 주옥(珠玉)같은 시 한편 지어보면 어떨까요?
시를 쓰면 아흔아홉 할머니도 소녀가 된다 하는데 ......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一松)*-
첫댓글 멋집니다
곰사곰사 나래님
행복한 주말 만드세요^^
우와~
정말 멋진 분들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