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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강원도 속초로의여행계획이 십센티미터가 넘게 쌓였다는 춘설소식에 방향을 틀었다. 꽃소식이 풍성한 3월중하순에 눈소식이라니... 달걀도 찌고 커피도 준비하고 과일몇알도 넣었다.
연세있으신분이 운전하시는 상황이라 일단 위험한길은 피해서 양평 두물머리나 운길산,이천개군면의 산수유마을로 정했다. 내부순환로를 막힘없이 쌩쌩달려 이른점심시간에 덕소의 솟대와 들꽃이야기라는 전통찻집과 죽집을 찾았다. 그냥 지나칠 수 있어 속도를 낮추며 눈을 크게뜨고 가다들른 솟대는 상상과 기대이상이었다.
간판도 산뜻했고 황토집으로 나즈막히 엎드려있는 다실앞으론 한강을 바라보는 야생화 뜰과 하우스공간이 있었다. 녹색으로 봄기운을 띄며 유유히 한강은 흐르고 있었고 이미 피어있는 꽃들과 할미꽃처럼 움트고 나오는 새싹들로 푯말이 빽빽히 꽂혀있는 동산은 분주함과 소란스러움이 왁자지껄했다.
같이간 일행은 아무소리도 안들린데 하면서 그저그런 시큰둥한 표정이더니 안으로 들어와선 표정이 싹 바뀌었다. 깜찍할 정도로 정갈하게 정돈된 다기,다구들과 차.그리고 야생화 화분들.
모두들 아~!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는데 팥죽이 나온뒤론 맛을 음미하랴,창밖에 화사하게 피어있는 연산홍구경하랴,질문에 답해주시는 솟대님 설명들으랴,실내를 둘러보랴 정신이 없어보였다. 옹심이 팥죽으로 간단히 간식처럼 먹자던 사람들이 그 맛에 반해 커다란 그릇에 나온 음식을 배부르다고 하면서도 싹싹 다 비웠고 전라도식 김치와 반찬에도 후한 점수를 주었다.
오면 차 한잔 주시겠다는 약속이 있었는데 향기도 예쁜 화차,귀한이에게만 대접했다는 모리화차를 대접받았다. 차 공부를 2년여 하셨다는 쥔장님께 여러종류의 차와 꽃차 만드는 방법도 들을 수 있었고 굽있는 대접에 호두,아몬드,땅콩,건포도가 정갈하게 담겨나와 꽃향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고 솟대님이 베풀어 주신 정에 취해서 일어날 줄을 모를정도였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하니 기꺼이 허락해 주셨고 꿈만 꾸고 희망만 품고사는 나보다 직접 실행하면서 행복을 누리고 사시는 쥔장님이 어찌 부럽다는 한마디로 다 표현될수 있으랴... 약도까지 그려주시며 양수리쪽에서 다닐만한곳을 추천해 주셨고 이날은 흡족한 시간들로 마음이 부자가 되었다.처음만나도 다정한 지인처럼 맞아주시고 마음의 벽을 헐며 솟대전시회를 두번이나 하셨다는 예술가답게 그림을 그리는 나 또한 마음환하게 통했다면 혼자만의 생각일까. 그렇다 치더라도 온통 하루가 행복으로 채워졌으니 짧은 인생여행길에 새알옹심이같은 날이 아닐수 없다. 다시한번 와서 차분하게 마음녹일 수 있기를 원해본다. 세심원과 운길산 수종사 이야기는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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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바깥에 나가보먼 참말로 오지개 사는 사람들이 늘비허더랑깨... 그런 사람들 사는 거라도 채리 보고 가심에 바람도 좀 옇코 오먼 상구 나시지꺼여... 쥔장이 오지개 꼼꼼헌 냥반인갑네... ^^
마음의 재벌 님들 뵈니 좋습니다~~
정갈하네요..마음은 벌써 저 곳으로 달려갑니다..
그 집 이름처럼 모든 것이 들꽃이야기같네요~~ 소박한 아름다움 귀경 잘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