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시대 범중엄(范仲淹)이 지은 화장민종사투차가(和章岷從事鬪茶歌)의 전문(全文) 번역입니다.
이 시는 봄철 찻잎을 따고 제다(製茶)하는 과정부터, 문인들이 모여 차의 맛과 향을 겨루는 투차(鬥茶)의 절정, 그리고 차가 주는 정신적 깨달음까지 총 30구에 걸쳐 생생하게 담아낸 걸작입니다.
한시 원문 번역입니다.
[1부: 봄의 시작과 무이산의 차 채엽]
年年春自東南來,建溪先暖冰微開。
해마다 봄은 동남쪽에서 오니, 건계(建溪)가 먼저 따뜻해져 얼음이 살짝 풀리네.
溪邊奇茗冠天下,武夷仙人從古裁。
계곡 가의 기이한 차는 천하에 으뜸인데, 무이산의 신선들은 옛날부터 심은 것이라네.
新雷昨夜發何處,家家嬉笑穿雲去。
간밤에 첫 천둥은 어디서 울렸을까, 집집마다 기쁘게 웃으며 구름(안개) 뚫고 찻잎을 따네.
露牙錯落一番榮,綴玉含珠散嘉樹。
이슬 새싹들이 들쭉날쭉 무성하게 자라, 옥 매달고 구슬 머금은 좋은 나무들 흩어져 있구나.
終朝採掇未盈襜,唯求精粹不敢貪。
아침 내내 정성스레 따도 앞치마에 채우지 못하고, 오직 순수함만 구하고 엄히 탐욕이 없네.
[2부: 차의 제조(제다)와 투차의 시작]
研膏焙乳有雅製,方中圭兮圓中蟾。
즙을 짜내어 갈고 말리는 우아한 제조가 있으니, 네모 가운데 홀(圭)이고 둥근 가운데 달(蟾)이구나.
北苑將期獻天子,林下雄豪先鬥美。
북원(최고 차밭) 바야흐로 천자께 진상하기에, 재야 영웅호걸들 먼저 아름다움을 겨루네.
鼎磨雲外首山銅,瓶攜江上中泠水。
솥 연마는 구름 밖 수산의 명품 구리이고, 물병에는 장강의 으뜸 명수인 '중령의 물'이다네.
黃金碾畔綠塵飛,紫玉甌心雪濤起。
황금 맷돌 주변에는 푸른 먼지 날고, 자색 옥 찻잔 중심에는 흰눈 파도가 일어나네.
[3부: 치열한 승부와 품평]
鬥餘味兮輕醍醐,鬥餘香兮薄蘭芷。
겨루고 남은 맛은 제이(醍醐, 최고의 맛)도 가볍고, 겨루고 남은 향기는 난초와 지초 향도 엷구나.
其間品第胡能欺,十目視而十手指。
그 사이에서 등급을 어찌 속일 수 있으랴, 열 개의 눈이 보고 열 개의 손이 가리키고 있거늘.
勝若登仙不可攀,輸同降將無窮恥。
이기어 신선에 오른다면 오를 수 없고, 진다면 같이 항복한 장수로 부끄러움 다 없네.
[4부: 차의 효능과 정신적 초월]
4부에서는 바위 위의 영롱한 차가 탁한 마음을 맑게 하고 취기를 깨우며, 굴원이나 유령 같은 역사적 인물의 혼백과 정신까지 깨어나게 할 만큼 뛰어난 효능과 정신적 초월의 경지를 읊고 있습니다. 노동과 육우가 노래하고 천체에 '차의 별'이 있을 것이라 찬미하는 구절들입니다.
于嗟天産石上英, 論功不愧階前蓂
아아 하늘은 돌에서도 꽃을 피워 내니, 공을 말하자면 궁궐 뜰의 서초에 부끄럽지 않다
衆人之濁我可淸, 千日之醉我可醒
뭇 사람의 더러움 나는 깨끗할 수 있고, 허구한 날 취한대도 나는 깨어 있으리
屈原試與招魂魄, 劉伶却得聞雷霆
굴원은 맛 보고 또 혼백을 부르고, 유령도 도리어 얻어 천둥소리 들으리라
[5부: 세상의 부귀영화보다 나은 차 한 잔]
5부에서는 은둔 현자들이 지초나 고사리를 캐던 일이나 장안의 술값, 성도의 약재 시장보다 선산에서 마시는 차 한 잔이 훨씬 낫다고 노래하며, 여인사내들 풀싸움 부귀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음을 전합니다.
盧仝敢不歌, 陸羽須作經
노동은 감히 차 노래가 없는데, 육우는 모름지기 다경을 지었다네
森然萬象中, 焉知無茶星
삼림은 온갖 형상 가운데인데, 어찌 아는것 다성(육우)이 없는가
商山丈人休茹芝, 首陽先生休採薇.
상산 장인들 여지 먹기 쉬고, 수양산 선생들(백이 숙제) 고사리 캐기 쉬네
長安酒價減千萬, 成都藥市無光輝.
장안 술값은 천만금이 줄고, 성도 약 시장은 별로 재미가 없다네
不如仙人一啜好, 泠然便欲乘風飛
신선처럼 한번 마시는 좋음 없어도, 맑음 따라 곧 바람 타고 나르고 싶네
君莫羨! 花間女郞只鬪草, 贏得珠璣滿頭歸.
그대 부러워 말라! 꽃사이 젊은여인 오직 투초하고, 이겨내 주옥보석 머리에 가득 돌아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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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맙습니다